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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45 … 겨울바다(대명항)매혹적인 회색빛으로 겨울과 헤어질 결심 중인 바로 그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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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2.14  17: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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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곳이다. 특히 겨울의 바다는 더욱 그러하다. 겨울 바다하면 연상되는 장면들이 있는데, 코끝을 시리게 하는 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을 멍~하게 보거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벗 삼아 철 지난 백사장에 발자국을 남기거나. 혹은 자유비행 중인 기리기와 함께 찡한 하늘에 허연 입김을 쏘아보는 장면 등이다.

왠지 멋져 보이고, 왠지 낭만적이어 보이고, 왠지 분위기 있어 보여도 이는 모두 영화나 드라마 등이 설정해 놓은 극히 천편일률적인, 흔하디흔한 겨울 바다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이런 장면들에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 멋짐, 낭만,  그리고 분위기 모두 겸비함은 물론 색감, 질감을 더해 겨울과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으면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서해 겨울 바다 말이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마흔다섯번째 이야기는 회색빛 매혹과 함께 겨울과 헤어질 결심 중인 우리의 샛바다 염하와 함께하는 대명항에서의 겨울 바다다.

   
▲ 대명항.

❙ 한국관광공사도 인정한 곳 '대명항의 겨울 바다'

대명항은 우리 김포의 유일한 지방 어항이다. 대명항이 있는 대명리는 마을이 이무기처럼 바다를 향해 굽어져 있는 형세를 담아 이곳 주민들은 대망고지, 대명꾸지, 대명곶이라 부루기도 한다.

항구 안쪽으로 들어오면 곳곳에 손질해 둔 그물과 정박해 있는 배들이 마치 유명 사진작가의 대표 작품처럼 눈에 찍힌다. 어쩜 물 때를 맞아 만선의 꿈을 꾸는 어부의 마음을 품고 있는 듯하다. 이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갈매기 떼는 허공을 맴돌다가도 정박해 있는 배 선두에 앉아 수다 떨기에 여념 없다.

대명포구는 소래포구나 연안부두처럼 낯선 이들로 붐비지 않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특히, 우리처럼 겨울과 헤어질 결심이 선 이들에게는 이보다도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이다.

자랑 같지만, 2001년에는 아름다운 바다 경치와 재래식 포구의 정취로 한국광관공사가 추천하는 ‘겨울바다 7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대명곶은 강화도 연안에 마주한 유일한 항구로 아름다운 바다와 어촌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곳이다.

   
▲ 손질해 놓은 어망들과 정박한 배들이 물때를 기다리며 만선을 꿈 꾸고 있다.

❙ 어부가 직접 잡아 온 어물만을 대접합니다

대명항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어시장이다. 물 때면 60여 척 어선이 서해 덕적도 앞바다까지 나가서 다양한 어종을 잡아 오는데, 북방한계선과 가까워 포구 주변에 철조망이 둘러싸인 곳은 군에 등록된 어선만이 조업할 수 있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그러면 어떠할까. 대명항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수산물 직판장에는 젓갈, 건어물, 조개 직판장인 종합시장이 있는데, 이곳에는 어부가 직접 잡아 온 어물과 직접 담은 젓갈만을 판매하는 원칙을 고수하는 막강한 클래스를 자랑하기 때문에 조업의 한계는 능히 극복할 수 있다.

겨울을 보내고 봄을 준비하는 요즘은 삼식이가 제철인데, 주변 식당을 둘러보면 ‘삼식이 회’, ‘삼식이 탕’ 등 허기진 식객의 발길을 머뭇거리게 하는가 하면, 다시 날이 차가워져야 찾게 될 굴찜, ‘수철이네 새우튀김’ 덕에 엮인 각종 새우튀김 집들은 메뉴만으로도 호객행위를 하는 듯하다. 전어구이도 한몫 거둔다.

   
▲ 대명항 수산시장. 평일 낮에도 이곳을 찾은 이들로 북쩍이고 있다.

❙ ‘국가 어항’ 지정되는 그날을 꿈 꾸며

대명항은 현재 ‘어촌뉴딜사업’으로 통행에 다소 불편함은 있다. 그러나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김포지사가 “빠른 시일 내 공사를 완료토록 하겠습니다”라고 했으니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이에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수산물 독점상가인 ‘김포수산물타운’이 완성돼 이곳을 찾는 이들에 질 좋은 수산물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가 하면, 2021년에는 자주식 주차장이 마련돼 이곳을 찾는 이들의 주차 부담을 덜게 했다.

이 여세를 몰아 김포시는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국가 어장이 되면 물양장이 확장되고, 어항 기능 시설을 보강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일각에서는 외래 어선이 110회 이상 입항했고, 어선 이용 빈도도 국가 어항 수준인 5천 회가 넘어 국가 어항 지정에 적합하다는 분석에 기대감이 앞선다.

어찌 됐든, 대명항을 두고 이곳저곳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건 현실적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명항 주변 상황이 이리 변하니 요즘 대세인 인생-샷을 남기기 위한 발길이 끊이질 않는데, 지난해 ‘고래’ 신드롬으로 TV 드라마의 새 장을 펼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도 이곳과 이웃하고 있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인 베이커리 카페 '수산시장'

인생을 계절과 비교할 때 겨울을 들먹이면 흔히 노년을 연상케 한다. 유년, 청년, 중년 시절 동안 겪고 이겨내야 했던 삶의 무게감을 이겨낸 그런 노년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겨울도 이러할까? 화려했던 봄을 지나고 오는 열정적인 여름, 그리고 열정을 거두는 가을을 보내온 계절은 흰머리 가득한 우리네 노년과도 같으니 말이다.

그러나 계절은 돌고 돌지만, 우리의 인생은 돌고 돌지 않기 때문에 회색빛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을 보며 멍~ 때리고 있다 보면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성별, 나이 모두 상관없다. 자신을 옴짝달싹할 수 없게 했던 삶의 닻을 끊고, 지정한 나만의 돛을 달아보자.

진정한 나의 돛을 달았을 때야 비로소 삶을 힘들게 했던 모든 것과의 헤어질 결심이 섰을 때다. 봄 준비에 짧기만 한 2월, 우리는 이제 겨울과 헤어져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쩜, 자신만의 돛을 단 그대들에게 파라다이스로의 항해가 시작될 지도 모른다. 대명항의 겨울바다와 함께라면 능히 가능하다.

ps. 대명항에서 겨울과 헤어진 후 이곳과 이웃하고 있는 '김포함상공원', '평화누리길 1코스', '덕포진' 등을 둘러보자. 겨울을 보낸 후의 허전함을 충분히 달랠 수 있는 곳들이다.

   
▲ 김포 대명항은 뉴딜사업 중.
   
▲ 정박해 놓은 배들이 한가로운 오후 한 때를 보내고 있다. 멀리 초지대교에 오가는 차들도 구경하기 여념 없다.
   
 
   
▲ 자주식 주차장(왼쪽)과 김포수산물타운(오른쪽).
   

▲ 수산시장의 너른 주차장. 저 넘어 강화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 역사를 품고 있는 운봉호. 
   
▲평화누리길 1코스 입구에 오면 포수와 포미의 반김을 받을 수 있다.
   
▲ 대명항 입구.
   
▲ 종합시장도 분주하다.
   
▲ 강화의 마니산도 삼킬 듯 위풍당당한 어선
   
▲ 저렴해도 너무도 저렴한 꽃게. 오늘 저녁은 꽃게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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