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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41 … 동성산내 발걸음으로 어지러운 내 마음의 길을 선명히 할 수 있는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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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15  17: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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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한창이다. 우기가 껴 다소 꿉꿉하고, 눅눅하고, 끈적이는 일상이다. 허나 조만간 엄습할 불볕더위‧가마솥더위‧찜통더위, 그리고 열대야 등을 생각하면 벌써 아찔하기만 한데, 이럴 때 우리가 쉽게 찾는 건 냉방기기. 그러나 이도 한계가 있으니 신체 내외적으로 달궈진 열을 식힐 그 무엇인가를 찾는 게 더욱 바람직하다.

과연 그 무엇이 뭐냐라 반문이 쏟아질 터. 그 건 바로 우리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숲'이다. 

숲은 단순 숲의 기능만을 하는 게 아니다. 숲은 우리에게 '숨'을 쉬게 하고 '쉼'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숲길'을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외적으로는 달궈진 신체에 청량감을, 내적으로는 어지러웠던 마음의 길을 선명하게 만들어 주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마흔한번째 이야기에서는 내 발걸음으로 내 마음의 길을 선명히 할 수 있는 우리동네 숲길 하성면에 있는 ‘동성산(童城山)’을 소개한다.

   
 

■ 동성산 숲길Ⅰ … 태산의 원적을 찾아

동성산(童城山). 다소 낯선 지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동성산을 동성산이라 하지 않고 ‘태산(台山)’이라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여지도서』, 『통진부읍지』 등 기록서에는 동성산이라는 흔적이 남아있다. 그럼 왜 동성산이 태산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이를 바로 잡아야 동성산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 숲을 찾기 전 다각도로 추적해 보았다.

때는 바야흐로 고려. 고려 때 이곳에 토성을 쌓고 ‘동성산’이라 불렸다. 이때 읍터는 지금의 하성면행정복지센터로 전해지며, 동쪽 길가에 현감 신공호청덕선정비가 있던 것을 행정복지센터 앞으로 옮겨 세웠다고 한다. 이에 앞서 신라 경덕왕 때는 ‘동성’으로, 더 앞선 고구려 때는 ‘동자홀’로 불리었다.

이처럼 옛 기록서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태산’이라는 이름은 찾을 수가 없다. 그럼, 태산의 태생은 어디인가?

본디 이곳 정상부는 똬리를 얹은 모양의 성이 있었나 보다. 그런 의미에서 주민들은 ‘테뫼’라 불렀다. 이후 ‘테’자를 ‘태’로 해석해 음을 붙인 후 덧붙어 있는 ‘뫼’를 순우리말 ‘산’으로 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야 탄생한 게 우리가 알고 있는 ‘태산’이다.

또한, 『조선지지자료』는 질전면 산 이름에서 원통리에 소재한 동성산을 고유명칭으로 ‘터뫼산’이라 표기한 것이 ‘태산’의 시초로 보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지금 부르는 ‘태산’의 원적은 ‘동성산’이다. 제 이름 빼앗긴 것도 억울하지 않은지, 동성산은 오늘도 같은 길 다른 느낌으로 다섯 개의 숲과 다섯 개의 길을 이방인에게 내어주고 있으니, 참으로 ‘김포’스럽다.

   
 

■ 동성산 숲길Ⅱ … 같은 숲, 다른 느낌

원적도 찾았으니 이제 제대로 숲길을 걸을 때다. 동성산은 135m 나지막한 능선이다. 이곳은 3개의 산책로와 1개 둘레길, 그리고 1개 등산로 등 총 다섯 개의 숲과 다섯 개의 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먼저, 하성초를 시작으로 하는 산책로 1코스를 소개한다. 이 코스는 산 중턱에 있는 군부대를 전환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왕복 920m다. 성인 보폭을 기준으로 약 1시간만 할애하면 끝. 산행의 자신감을 불사를 수 있는 코스로 체력 저하자에게도 거뜬한 코스다.

2코스는 원수골약수터 코스다. 약수터 밑 태산종합공구 오른쪽 길을 출발점으로 약 290m 위 약수터가 전환점이다.예로부터 이곳에 솟는 물은 약효가 신비한 약수로 이름을 떨친 곳이다. 꼬맹이 걸음으로도 30분이면 충분한데, 오르는 중간에 민씨 가문의 ‘열녀비’ 관람은 보너스.

다음으로 요즘 물놀이 시설로 핫한 태산패밀리파크에서 출발하는 3코스다. 태산패밀리파크 물놀이장의 유혹을 잠시 접어두고 왼편으로 조금 오르다 보면 소박한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우리 어르신들의 건강한 취미생활의 동반자 하성면게이트볼장이다.

우리 어르신들의 건강한 모습을 뒤로하고 길 따라 오르다 보면 철문이 보이는데, 이 문을 통과해야 동성산 산책로 3코스를 접수할 수 있다. 이곳이 3코스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철문을 지나면 잘 닦아진 길이 이방인을 반긴다. 반기는 숲길을 허덕이며 오르다 체력의 한계가 느껴질 때쯤, 그때가 바로 3코스의 끝점인데 이곳은 산 중턱으로 다섯 개의 갈림길과 맞닥트리게 된다. 다섯 개의 숲, 다섯 개의 길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 동성산 숲길Ⅲ … 다섯 개의 숲, 다섯 개의 길

3코스 끝점을 등지고 10시 방향. 군부대 입구가 보이는데, 타지에서 온 객들에는 거부감으로 느낄 수 있을 터. 그러나 전혀 거부감을 느낄 필요 없다. 얼마 전 군의 전폭적인 협조로 이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했기 때문이다.

군 철문은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항시 열려있는데, 철문 안으로 들어가면 얼마 전 들어선 팔각정이 객을 맞이한다. 팔각정에서는 동쪽으로 파주 심학산이 보이고, 동북쪽으로는 한강 건너 오두산성이, 그리고 정면으로는 김포한강신도시의 세련된 자태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세상을 다 느낌은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꽉찬 느낌을 받기 충분하다.

다시 원점. 11시 방향으로 내리막길이 보이는데, 내리막길 따르다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적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느낌적 느낌은 괜한 것이 아니라는 걸 눈치챌 수 있는데, 하성초를 출발점으로 삼은 산책로 1코스이기에 그러하다.

다시 원점. 5갈래 길에 서서 1시 방향의 길. 약간 꼬불거리는 길이라 난코스가 아닌가 싶은데, 이곳 동성산 숲길 중 가장 어려운 코스다. 그래봤자 135m 산이라는 걸 명심하자. 이 숲길은 원수골약수터 가는 길로 가는 중간중간에 이 길이 맞을까? 라는 의심이 생길 때쯤 먼발치서 흐릿하게 보이는 게 바로 약수터에 설치된 운동기구다.

다시 원점. 다섯 갈래 길 마지막. 3시 방향으로 산불감시초소로 가는 길이 뻗어있다. 숲이 우거지긴 했지만, 뜨거운 여름날 그늘이 되어주니 이처럼 어찌 고맙던지. 여기에 장난치듯 부는 산바람은 이방인의 벗이 된다.

장난치는 바람과 함께 도착한 곳은 또 다른 철책 문. 여기가 끝인가 싶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문 오른쪽 옆길로 빠져 오르는 길이 바로 산불 감시초소로 가는 그 길이기 때문이다. 길 같이 보이지는 않으니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로 하다.

숲 따라 5분 정도 발길을 옮기다 보면 산불감시초소가 등장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보이는데, 간간이 오가는 나그네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고, 개구쟁이 아이들의 군대놀이 시설로도 쓰이는 모양이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2년 2개월간 월든 호수가 생활을 엮어 책 「월든」을 집필했다. 그는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월든 호수가 숲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남겼다.

“우리가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쉽게 어떤 특정한 길을 밟게 되고 스스로 위하여 다져진 길을 만들게 되는지는 놀라운 일이다. 숲에서 산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내 집 문에서 호숫가까지 내 발걸음으로 길이 나게 되었다. (중략) 마음의 길도 마찬가지다”

소로의 말처럼 길이란 원래 있던 게 아니라 누군가가 꾸준히 밟고 지나가 길이 만들어 진 것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 길을 밟음으로 해 선명하게 남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길’이다.

오늘 우리가 걸은 동성산의 다섯 개의 숲길 또한 누군가가 밟아 만들어낸 특정한 길임을 부인 할 수 없다. 

올 여름, 동성산을 비롯한 김포 구석구석에 있는 숲길이 더위와 일상의 스트레스로 어지러웠던 그대들을 반길 준비를 하고 있단다. 이 길들을 걸으며 어지러웠던 내 마음의 길을 선명하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가 싶다. 19세기 사상가 소로가 21세기 우리에게 속삭이려하는 것을 듣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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