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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8 … 하루새로움이 또 다른 역사가 되는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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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5  09: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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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는 수도권의 다른 도시와 다르게  모던(modem)과 앤티크(antique)가 어우러진 도시다. 세련됨과 고풍스러움, 현대양식과 전통양식이 어색하지 않은 곳이 바로 우리 김포다.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9월. 엷게 물든 들녘의 황금빛이 너나 할 것 없이 야무진 가을바람에 몸을 맡긴다. 쪽빛 하늘은 희디흰 구름을 품고, 그 아래 하루하루 김포의 구석구석이 푹 물들고 있으니 이때가 아니면 언제 야무진 가을을 만끽하겠는가.

이번 김포 구석구석은 이런 김포 하루에 발자국을 과감히 남겨 봤다.

■ 500여년 역사 속의 장릉

첫 번째 발자국은 김포 장릉에서 남겨보자. 너무도 알려졌지만 그래도 옛 왕조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게 우리네 정서. 김포 장릉은 조선 16대 인조(1623~1649)의 생부인 원종과 그의 비 인헌왕후 구 씨의 능이다.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장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연지다. 다른 왕릉에서는 흔히 찾을 수 없는 이곳의 연지는 봄에는 벚꽃으로, 여름에는 연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겨울에는 눈꽃으로 물든다. 장릉은 1시간가량 걷노라면 어느 순간 역사와 함께 물들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언제 찾아도 늘 감동인 이곳의 경치는 아침안개가 낀 날 절정을 이룬다. 수도권 가까이, 우리 가까이 있어 더욱 고마운 곳. 옅은 안개 속 오백여년의 조상의 얼과 21세기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김포 장릉은 한창 가을에 물들고 있다.
   
 

■ 활기 가득 김포함상공원, 대명항

김포 장릉에서 한강신도시, 양촌읍, 대곶면을 지나 만난 김포함상공원. 자가 운전으로 약 42분 정도 소요된다. 운전으로 피로감을 느낄 때 쯤, 쪽빛 하늘을 그대로 비치고 있는 바닷물과 만나니 피로는 오간데 없다. 거기에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상륙함이며 비행기, 탱크 등과 맞닥뜨리면 피로감은 어느새 긴장감으로 승격한다.

함상공원은 60여년 바다를 지키다 퇴역한 상륙함(LST)을 활용해 조성한 공원이다. 수도권에서 유일하다니 다른데서 볼 수 없는 귀하고 값지고 신기한 곳이다. 이곳은 대지면적 11,821㎡로 조금 서둘러 움직이면 1시간이면 족하다.

대곶면 대명항1로 110-36에 있는 함상공원은 대명항과 이웃하고 있다. 해는 중천에 결려있고,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게 좋을 듯하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와 가을 꽃게가 눈을 껌벅거리고, 흥정에 바쁜 선주의 손놀림에 덤이 오간다. 포장마차에서 어엿한 가게를 차린 ‘수철이네 새우튀김’을 지나친다면 아쉬움에 밤잠을 설칠 게 분명함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바란다.
   
사진 : 신상천 작가

■ 덕포진과 김기송 해설사. 그리고 손돌목

함상공원에서 대명항 삼거리로 다시 나와 좌회전 해 십여분만 움직이면 사적 292호인 덕포진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 도착하면 김기송 해설사를 꼭 찾아뵙자. 올해 87세인 김 해설사는 노익장이라는 단어가 너무도 잘 어울린다.

그에게서 지금의 덕포진 가‧나‧다포대 발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자. 덕포진 발굴에 사비를 털어 앞장선 그는 진정한 애국자요. 진정한 김포인이 틀림없다. 또한, 손돌목에 얽힌 전설을 듣노라면 지리공부는 물론 역사공부도 한꺼번에 꿀꺽.

시간이 조금 더 허락한다면 덕포진을 빠져나와 바로 밑에 있는 ‘덕포진교육박물관’과 ‘외할머니의 부엌’을 기웃거려도 재미있을 것이다. 박동선 선생님과 이인숙 선생님의 오랜 사랑이야기와 어려서 보고 만지던 외할머니의 추억들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 오후의 긴 그림자도 작품이 되는 김포국제조각공원

덕포진으로 들어가던 길을 다시나와 또 다시 좌회전을 해 30분을 냅다 달려보자.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이 예사롭지 않다. 엷은 황금물결을 만나고, 세월을 잊은 강태공의 모습도 보인다. 과학으로 익어가는 석정천문대도 바람타고 스친다. 길 따라 기웃거리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김포국제조각공원에 다다른다.

월곶면 용강로13번길 38에 있는 이곳은 말 그대로 국제적이다. 민족분단을 안고 사는 우리 그리고 월곶면. 숨은 그림 찾듯 아담한 야산에 30여점의 조각품들이 숨을 쉬고 있다. 통일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곳이다.

조각공원이 국제적이라면 함께하는 청소년수련관과 사계절 썰매장 그리고 레포츠 공원은 참으로 국내적이다. 시시때때로 청소년의 인격수양이 이뤄지며, 사계절이 무색함을 느낄 정도의 썰매장은 가족, 친구, 연인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작품명 : 깃발 Flag 2001  장 피에르 레이노 작품 (사진 : 신상천 작가)

■ 하성면 양택리와 함께 하는 카페 '진정성'

출발지인 장릉에서부터 조각공원까지 다소 숨차도록 달렸다면 이곳에서 여유를 즐기자. 카페 마니아들에겐 이미 낯설지 않은 ‘진정성’. 이곳은 차와 분위기에 물들기 위해 수도권 각지 관관객이 찾는 곳인데 김포시민들 복도 참 많다.

진정성에서 여행의 피로를 진정시켰다면 2분 거리에 있는 ‘옛날박물관’도 방문해 보자. 시간상으로 2분의 거리지만 모던과 엔티크의 교차가 범상스럽다. 범상스러움을 맛봤다면 마음을 추스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태산을 오른쪽으로 끼고 날씬하게 달리면 하성 로터리 두 번째 출구로 핸들을 돌려야 다음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왕복 2차선인 길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오면 한강하구에 남겨진 마지막 포구 ‘전류리포구’를 만난다. 조금 지나 만난 봉성리가 길 따라 핀 코스모스와 함께 아는 체 한다.
   
 카페 '진정성' 실내

■ 수려한 야경과 함께 듣는 아라마리나의 아리아

여행의 아쉬움이야 뒤로하겠지만, 출출함이야 어찌 뒤로 할 수 있을까. 잘빠진 한강로의 유혹을 뿌리치고 제방도로를 이용해보자. 봉성리에서 약 10여분만 출출함을 참는다면 뜻밖의 즐거움과 행복감에 맞닥뜨린다.

‘뚝방국수’ 집에서 만나는 국수 한 사발. 그로 입과 배가 즐거우니 어찌 행복하지 아니하겠는가. 든든히 허기를 달랬으니 아라마리나로 이동함에 불편함이 없다. 여기서 약 10분을 달리면 마지막 발자국을 남길 아라마리나가 반긴다.

어느덧 해는 서산으로 곤두박질치고 남겨진 건 붉은노을과 아라마리나에 하나 둘 켜지는 불빛들. 그 빛을 고스란히 반사하는 물결과 선상에서 들리는 듯한 아리아. 야경이 수련한 곳은 너무도 많겠지만 g선상의 아리아가 너무도 어울리는 이곳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올 초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 ‘도깨비’ 3회 엔딩 축약분에 절묘하게 나오는 그 곡. 공유와 이동욱의 등장이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 음악. 이곳에서 듣는다면 드라마 이상의 감동이 될 것이다. 이뿐인가.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전하는 모던의 모던들. 그 위로 터지는 불꽃. 그들이 김포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불꽃과 함께하는 아라마리나의 야경

김포의 하루는 이제 저문다. 면적 276.59㎢ 3개 읍과 3개 면 그리고 7개 동으로 아담하지만 당찬 도시. 역사와 문화 그리고 평화를 품은 곳.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옛것을 유지하며 새로움을 받아들인 도시. 이 도시를 어찌 즐기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시인 고은은 가을을 시(詩) 그 자체라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가을이 시작되는 9월. 김포 구석구석의 새로움은 시가 되고 또 하나의 역사가 된다.

※ 이번 김포 구석구석 여덟 번째 이야기는 사진을 제공해 준 신상천 작가님, 동선을 그래픽 해 준 황지현님의 도움으로 꾸렸습니다.

   
▲ 그래픽 : 황지현 님
   
 안개 걷힌 김포 장릉
   
 김포 함상공원 전경
   
 덕포진 손돌의 묘
   
작품명 :  천사와 나무 / 박헌열 작품  (사진 : 신상천 작가)
   
 하성면 양택리 카페 '진정성' 전경
   
 아라마리나의 오후 표정(사진 : 신상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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