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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3 … 5일장사연과 사연이 시대를 넘나드는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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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0  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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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은 삼국시대에도 그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 들어와 매일 열리는 상설시장과 농촌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열리는 향시가 있었다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5일장이 본격적으로 발달한 시기는 조선 후기로 이때는 '장시'로 불렸다. 농민들은 장시에 내다 팔기 위한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수공업이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공산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화폐의 보급으로 물건을 사고팔기 쉬워진 사회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시기가 조선 후기다.

사회적 변화를 거듭하면서 19세 초에는 전국적으로 1,000여 곳이 넘는 장시가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 농경문화의 선두주자인 김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김포장, 통진장, 양곡장, 하성장 등은 21세기인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

시골 촌부가 전혀 촌스럽지 않은 곳. 덤에 덤을 더하는 곳. 이번 김포 구석구석에서는 김포에 열리는 개성만점 5일장으로 빠져본다. 특히 기자가 각 장터를 구석구석 이 잡듯 뒤져 득‧템한 곳을 찾아보길 바란다. 후회란 없을 것이다.

■ 없는 건 없다. 하지만 있을 건 다 있다 …김포 5일장

북변동 277번지 구북변터미널 주차장은 매월 2일 7일이 가장 좋단다. 전국에서도 명성을 얻은 이곳은 있을 건 다 있는 곳이라 이야깃거리를 찾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350여개가 넘는 점포 하나하나가 사연을 가지고 있으니 어찌 이야깃거리가 바닥이 나겠는가.

김포 5일장을 찾으면 가수 이미자도 태진아도 모두 동무가 된다. 낡은 손수레에서 가판 위에 누워있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쉬지 않고 노래 부르며 흥을 돋우는 곳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할 카세트 테이프가 전달하는 아련한 향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전성기를 되돌릴 수 있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금강산도 식후경. 먹거리는 장시의 영원한 동반자다. 길게 늘어선 허름한 천막 안으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친목을 위해, 소문을 듣고 찾은 이들의 미각이 바삐 움직인다. 여기서 잠깐! 초성 ‘ㅂㅇㅈ’의 파전 맛은 끝내준다. 김포 5일장에서 이 집의 파전을 맛보지 않는다면 이곳의 방문기는 접어두는 편이 현명하다. 같이 먹는 국수 맛도 일품이다.

실수로 식사하고 왔더라도 전혀 부담 느낄 필요는 없다. 얼마 전부터 이곳에 명물이 된 매운 어묵, 닭 강정, 호떡 등이 오가는 이의 침샘을 자극한다. 같이 오지 못한 가족을 위한 센스를 발휘하기 참 쉬운 곳이 바로 이곳이다.

철이 철인만큼 모종을 사려는 사람들이 분비고, 장 한편에 노파가 밭에서 직접 뜯어 온 봄나물이 소복이 얹혀 있다. 군하리에서 아침 7시 차를 타고 왔다는 노파. 그의 앞주머니가 소복이 얹혀 있는 봄나물만큼 두둑하게 채우고 돌아가길 바란다.

   
 

■ 다문화가 다~ 문화다 … 마송 5일장

통진읍 서암리 756-1 공용 주차장 부지에 3일과 8일에 장이 열리는 곳이다. 이웃에 상설시장인 통진시장이 함께 있어 더욱 즐거운 마송 5일장.

마송 5일장의 이른 오후는 베트남에서 온 새색시를 닮았다. 근처 현대아파트에 신접살림을 꾸리고 한국 주부로 생활한 지 3년. 이번 주말 남편 형제들이 온다고 해 베트남의 대표음식 쌀국수 재료를 사기 위해 이곳을 찾은 그녀는 영락없는 대한민국 마송댁이다. 마송댁은 이른 오후의 미소로 신나게 5일장을 즐기고 있다.

김포에서 여러 나라의 문화와 교류하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해 베트남 새댁처럼 결혼해 정착한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면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과 이야기하며 저마다의 문화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뿐이겠는가. 볼거리는 어찌나 많은지 하루해가 짧은 게 서운할 뿐이다. 영문도 모르고 주인 따라서 온 강아지 주위로 동심 어린 눈길들이 가득하고 오지랖도 넓은 구관조의 앙증맞은 추임새로 오가는 이의 입 꼬리를 움직이게 한다.

이곳을 찾았다면 꼭! 옛 맛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육류의 함량이 다소 적게 들어간 분홍 소시지에 질게 반죽이 된 밀가루로 옷을 두둑이 입힌 것도 모자라 빵가루까지 풍성히 뿌려 튀겨 낸 것. 나무젓가락이 손잡이로 쓰이는 바로 그 맛. 어린시절 엄마 치맛자락 잡고 찾은 장날의 참맛을 찾을 수 있다.

블랙커런트베리와 같은 묘목의 흥정이 시작되는 곳. 상추며 치커리 모종이 옹기종기 간택을 기다리는 곳. 한국의 정서와 외국의 정서가 공존해 다문화가 다~ 문화가 되는 곳. 바로 마송 5일장의 오늘의 모습이다.

   
 

■ 신분상승도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 양곡 5일장

양곡 5일장에서는 다채로운 모습을 한 곳에 볼 수 있다. 양곡리 421-4번지에 열리는 이곳은 매월 1일과 6일이 대목이다. 양촌읍사무소 건너 공영주차장을 끼고 늘어선 점포들의 바쁜 손놀림이 흥겨운 곳. 바로 양곡 5일장이다.

신도시와 가까이 있어 세련미를 기대하고 왔다면 다시 발길을 돌리는 게 좋다. 구수한 인심과 넉넉한 덤이 옛 장터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추리도 볼 수 있고 몸에 좋다는 약재들이 가득가득할 뿐만 아니라 여심을 사로잡을 알록달록 몸빼바지도 바람 따라 춤을 춘다.

이곳이 가장 좋은 점은 신분상승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읍사무소 쪽에서 농협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있는 생선가게를 주목하자. 바로 이곳 주인장이 신분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묵은지와 졸여 먹으면 일품인 생고등어 5천원으로 아줌마에서 아가씨로 환골탈태 가능하니 어떤 주부가 이를 마다할까. 묵은지가 상큼한 겉절이가 된 느낌을 팍팍 받기 충분한 곳이다.

강추 할 곳이 유독 많은 이곳은 방문한 이들의 식견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도 이곳의 두부만은 꼭! 빼놓지 말자. 맷돌을 이용해 만들어서인가. 이곳의 두부 맛은 여느 두부보다 구수하다. 콩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모두 취급하는 이곳의 콩 국물도 일품이다.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 콩국수 한 사발에 서린 맛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저 주인장에게 감사할 뿐이다.

포근한 날씨와 더불어 내리는 햇살로 노상을 꾸린 아주머니의 고개가 꾸벅이고, 그 앞으로 봄나물이 싱그럽기 그지없다. 주머니에 몇 푼 되지 않는 돈을 다 내어주어도 아까움이 없는 곳이 바로 양곡 5일장의 풍성함이다.

   
 

■ 제 자리에서 제 몫을 다 한다 … 하성 5일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하성 5일장이다. 마곡리 635-9일대에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어 초행길에 들어선 이방인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니 오가는 아주머니며 아저씨께 물어보길 바란다. 그들은 스스럼없이 이방인을 안내한다. 바로 당신이 서있는 이곳이라고….

예전에는 많은 행상의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쳤을 것 같은 이곳의 지금 점포 수는 10여개로 말 그대로 소박하다. 소박하지만 제 자리에서 제 몫을 다 하고 있는 알짜배기 장이 하성 5일장이다.

하성 5일장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작은 시장’이 나오는데 왜 이곳을 지목하는지 무척 궁금했다. 이곳에 도착하니 이해되는 부분이라 궁금증을 금방 해결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에 ‘작은 시장’을 입력하고 와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이곳을 보고 생겼나 보다. 좌판을 벌인 상인들은 물론 장을 보러 나온 행인도 정에 인색함이란 전혀 없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가족처럼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화답하는 사이 자식 이야기, 손주 이야기에 노파의 주름도 덩달아 웃음 짓는다.

해가 중천일 때 하성 5일장을 찾았다면 초성 ‘ㅅㅌㅎㄱ’이라는 중화요리 집에서 허기를 달래보자. 누가 주인장인지 누가 종업원인지 알 수 없는 곳으로 단무지와 양파는 주인 눈치 볼 것 없이 맘껏 흡입할 수 있다. 아마도 테이블마다 부담 없이 차려져 있는 넉넉한 주인장의 인심이리라.

파장 후 달빛 아래 무엇인가 허전 하다면 오늘의 피로를 달랠 곳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막창과 국수가 끝내주는 ‘oo랑 oo이랑’이 딱! 이다. 막창과 함께 들이켜는 탁주 한 사발은 오늘의 피로는 물론 내일의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부족함이 없다. 이뿐이겠는가. 마법의 육수로 제 맛을 낸 국수는 별미 중의 별미다.

하성 5일장에는 화려함도 세련미도 필요 없다. 너스레를 떨어도 전혀 부담가지 않고 누구라도 금방 친분을 돈독히 할 수 있는 곳 바로 하성 5일장의 오늘이다.

   
 

 이효석의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허생원과 동이와 마주칠 것 같은 5일장. 김포 구석구석에서 열리는 5일장은 삶이 숨 쉬고, 애절한 사연과 어여쁜 사연이 시대를 넘나들어 오는 이를 설레게 하기 충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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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까마중
김포 5일장 이야기 재미있어요. 파전에 국수 먹고 싶어지는데
기자님 책임지세요^^
역사속 장터 이야기 까지 많이 배우고 갑니다

(2017-04-21 17: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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