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김포 구석구석 10 … 한남정맥가을이 그리워지는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0.31  17:15:1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은 산줄기를 대간(大幹)과 정간(正幹)으로 나누고, 이로부터 가지를 친 13개의 정맥(正脈)으로 그 체계를 구축했다.

좀 생소하다 느껴지는 건 학창시절 지리 시간에 잠깐 졸았던 과오로 인정하고 이번 기회에 정확히 집고 가자. 조선시대 문헌 『산경표(山經表)』에 의하면 우리나라 산줄기는 강을 기준 한 분수산맥으로 이름 또한 강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13개 정맥 중 ‘한남정맥’이다. 한남정맥은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갈라진 한남금북정맥의 끝인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한다. 이 줄기는 서북쪽으로 이어져 천안, 평택, 오산, 수원, 안산, 시흥, 인천을 거처 우리 김포의 산 문수산에서 여장을 푼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열 번째 이야기는 가을 색이 제대로인 ‘한남정맥’이다. 우리는 한남정맥의 시작을 안성 칠장선이 아닌 문수산으로부터 시작한다. 왜냐면 우리 김포시니까.

■ 한남정맥의 시작 … 문수산

한남정맥의 시작은 월곶면 보구곶리다. 민간인 통제선 바로 밑에 있는 마을로 한남정맥을 시작하는 문수산 진입로에 해당한다. 문수산 정상에 오르는 진입로야 여럿이지만, 그래도 한남정맥이 이번 주인공이니 이곳에서부터 출발한다. 보구곶리에서 출발하기 전 꼭 자신이 왔다갔음을 리본으로 알려보자. 남들도 다 그러했으니 말이다.

문수산이야 워낙 알려진 산이라 더 설명하면 잔소리일터. 그래도 몇 가지 핵심은 족집게 강사처럼 집어봤다. 우선, 문수산성이다. 이 산성은 숙종 20년(1694년) 강화 입구를 지키기 위해 쌓았다. 조선말 병인양요 땐 프랑스군과의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조강. 문수산의 수려함은 이 조강과 함께해서가 아닐까 싶다. 조강은 한강하구의 원이름으로 ‘할아버지 강’이라는 의미다. 조강은 임진강과 염하 그리고 한강이 이곳에서 엉켜 너른 바다로 때론 남쪽으로 흘러 우리나라의 중심이 된다.

산의 높이는 376m라지만,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시민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증상을 몇 번 반복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그래도 견뎌내자. 문수산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강화가 만질 듯 말 듯하다. 특히 가시거리가 좋은 날은 동으로 한강 포구와 서울의 삼각산까지 접수하며, 북한 개풍리의 실상도 빤히 볼 수 있다.

문수산 하면 무엇보다도 천년 사찰 문수사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김포 구석구석 4, 사찰’ 편에 소개한 그 사찰이다. 지난봄, 두꺼비가 스님의 고무신에 염치없게 살림을 차리더니 지금은 떨어진 나뭇잎이 염치를 무릅쓰고 스님의 흰 고무신을 차지한다. 지나 번 보다 살짝 여윈 스님을 뵈니 스님도 가을을 타시는 모양이다.

   
 

■ 나그네의 발길이 닿는 곳이 바로 그 곳 … 약산

한남정맥 두 번째 산으로 대곶면 약암리에 있는 약산을 소개한다. 소월의 시 ‘진달래꽃’에 나오는 약산과 동명이산(同名異山). 약산이라는 산은 각 지역마다 있어 너무도 친근한 이름의 산이다. 그러나 김포의 약산과에 버금가는 곳은 없으니 그 이유를 밝혀보자.

한남정맥은 말 그대로 산맥. 약산을 꼭 집어 찾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수소문 끝에 약암2리 마을회관 뒷쪽 에 있는 산이 약산임을 알 수 있었다. 능선 타고 찬찬히 산행하다보면 옛 수안현의 이름을 따라 붙여진 수안산과도 만난다. 이곳에는 옛 산성이 있었고, 그 남쪽으로 가지를 뻗은 게 바로 두 번째 주역 약산이다.

약산은 예전에 약초가 많아 약산(藥山)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가을을 가득 담고 오가는 이들의 눈을 요기시켜주니 어찌 명산이 아닐 수 있겠는가. 마침 마을 어귀에서 감을 따는 아낙에게 길을 물으니 참으로 친절히 설명해 준다. 나그네 발길 닿는 곳이 바로 그 길이라고.

약산을 이웃하고 있는 승마산도 끝내주는 명소다. 수줍게 있어 들추기도 미안한 승마산은 재밌는 게 있다. 바로 정상에 있는 OP. 몇 해 전만해도 군 작전지구로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군부대의 협력으로 등산객의 출입은 물론 예쁜 전망대도 있어 바삐 가려는 가을을 잡아두기 딱! 인 곳이다.

   
 

■ 철부지 진달래로 즐거운 … 가현산

가현산은 욕심이 참 많은 산이다. 김포시 양촌읍과 인천광역시 서구를 거느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우리는 김포 사람이기에 가현산의 소속을 정확히 양촌읍 구래리로 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가현산 정상에서 서쪽 바다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서해를 바라보는 경치가 뛰어나 노래를 부르게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겠는가. 그래서 가현산 이겠는가. 한자 세대가 아닌 분이 여럿이므로 간단히 한자 풀이를 하자면, 노래 가(假)에 악기 줄 현(絃)자다.

가현산의 봄은 분홍 진달래 물결로 가득하다. 수도권에 베스트 몇에 뽑힐 정도인 가현산 진달래 군락지는 가을을 맞아 스산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철부지 진달래가 상춘객의 즐거움보다 더 격한 즐거움을 주니 말이다.

작고 아담한 산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소소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삼형제 바위, 옛날 가재가 살았다는 가재 약수터, 등산객의 땀을 식힐 정자, 고을마다 액을 막아주었다는 장승. 그리고 고즈넉한 사찰.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가현산 능선을 따라 허산도 들려보자. 도시개발로 옛날의 그모습을 아쉬워 하는 시민도 많다지만, 그래도 그 수려한 자태는 남아있다. 또한, 가현산과 살짝 먼 거리에서 마주 보고 있는 운유산도 추천한다.

   
 

■ 장릉산의 옛 이름 … 북성산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장릉’을 품고 있는 산. 바로 장릉산이다. 우리에게는 장릉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서(신증동국여지승람)에 북성산(北城山)이라 했다. 이곳은 봉수가 있어 3‧1만세운동이 있던 1919년에도 요긴하게 쓰인 곳이다.

그럼, 장릉산으로 불리게 된 건 언제 부터일까. 자료를 뒤져보니 조선 16대 왕 인조가 열쇠를 쥐고 있었다. 다름 아닌 인조의 부모를 양주 군장리에서 이곳으로 이장하고 묘호를 장릉으로 정함에 따라 북성산의 이름이 장릉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인조의 뜻이야 알겠지만 그래도 이번만큼은 ‘북성산’으로 통일한다.

그럼 본격적으로 북성산을 접수해 보자. 김포 행정의 메카 김포시청을 오른쪽으로 끼고 장릉길 따라 올라보자. 이 길은 지난 봄 벚꽃 엔딩으로 많은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 봄의 화사함과 여름의 청량이 있었던 이 길의 가을은 곱기도 곱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 따라 쭉 오르면 장릉이 나온다. 오늘은 장릉의 수려함이 유혹하더라도 이번 주제가 한남정맥인 만큼 두 눈 질끈 감고 뿌리쳐보자. 주제를 잘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기에.

장릉을 왼편으로 끼고 오솔길 다운 오솔길을 걷다보면 두갈래 길과 맞닥뜨린다. 이때 고민하지 말고 오른 쪽 길을 선택하자. 왼쪽은 민간인이 범접할 수 없는 출입통제구역이기에 탐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전국 어딜 가나 둘레길은 있는 법. 장릉산 일대도 걷기 좋도록 둘레길을 조성했다. 높지 않은 산에 둘레길 까지 조성돼 있으니 어찌 이곳을 찾은 가을을 그냥 보낼 수 있겠는가. 다가오는 북풍에 나뭇잎은 낙엽 비가 돼 이방인을 맞이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다람쥐며, 청설모의 움직임이 바쁘다.

   
 

김포의 산을 조사해 보니 월곶면에는 한 곳, 통진읍과 하성면, 대곶면, 양촌면에 각각 세 곳, 고촌읍에 네 곳이 김포 구석구석에서 늘 우리와 함께 있었다. 물론 조사되지 않은 작은 산들도 김포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있음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한남정맥은 김포 문수산을 거처 약산으로 흐른다. 그리고 가현산을 만나 북성산에서 김포를 마무리한다. 가을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이즘 비단 한남정맥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김포의 산을 찾아 가을을 제대로 만끽해보자. 떠나는 가을이 그리워지기 전에 말이다.

   
 

   
 
   
 
   
 
   
 
   
 
   
 
   
 
   
 

[관련기사]

양미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 인기기사
1
김포도시철도 개통식 취소…아프리카돼지열병 탓
2
[김포시 인사] 6급 이상
3
한강총연, “김포,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 것”
4
김포시 조직개편으로 경제국 4개부서 이전
5
농지전용허가 이중잣대 행정하는 김포시
6
월곶 저잣거리 역사문화축제 개최
7
이기형 도의원, 김포 4개 학교 체육관 건립 추진
8
홍철호 “한강신도시 마산도서관 건립 특교세 8억 확보”
9
‘김포민속5일장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정책토론회’ 25일 개최
10
김포시북부노인복지관, 개관5주년 마을잔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게시판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경기 아 50303 등록일: 2011.11.15 발행인·편집인: 전광희 청소년보호책임자: 전광희
주소: 경기도 김포시 사우중로 48 드림월드프라자 704호 Tel: 031)998-6161 Fax: 031)984-7117  |  이메일 : jkh@city21.co.kr
Copyright © 2004 씨티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