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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23 … 봉성산하루도 쉼 없이 흐르는 한강, 그도 잠시 멈추는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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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5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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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사전적 의미는 ‘태백산맥에서 발원하여 강원도·충청북도·경기도·서울특별시를 동서로 흘러 황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이다. 한강을 흔히 우리나라의 젖줄이라고도 하는 데 요즘은 평화의 물결을 타고 ‘평화의 강’이라고도 한다.

하루도 쉼 없이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그 피로감은 어찌할까. 잠시 멈추게 할 수도 없는 인간의 한계를 탄식하며, 그래도 잠시 멈춤 할 수 있는 ‘봉성산’에서 이번 김포 구석구석 스물세 번째 이야기를 풀어본다.

   
 

■ 농번기의 분주함도 잠시 멈추는 곳

김포의 어느 산이든 객의 발길이 닿는 곳이 바로 시작점. 봉성산은 봉성리에서, 전류리 포구 쪽에서, 혹은, 전류리에서 올라도 좋다. 그 외 다른 곳을 찾는다면 그곳이 바로 그대들만의 시작점이다.

첫 발을 디딜 때부터 울창한 숲이 이방인을 반긴다. 봉성산은 혼자 걸어도 좋고, 둘이 걸어도 좋다. 혼자 걷는다면 자연과 벗하면 될 것이고, 둘이 걷는다면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만개하니 어찌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뉘 낸 길인지도 모르지만, 산따라 길따라 오르다 잠시 멈춤을 갖자. 시골마을의 구수함이 한 멈춰있고, 마을을 에둘러 흐르는 한강도 잠시 멈추는 듯하다. 강 건너 손에 잡힐 듯 말 듯 이웃 도시의 분주함도, 농번기를 맞은 농촌의 분주함도 잠시 멈추는 곳. 바로 우리네 봉성산이다.

   
5월 농번기라 농촌의 분주함은 여간 바지런하다.

■ 옛 사람의 수고로움도 잠시 멈추는 곳

192m의 아담한 능선을 가진 봉성산의 옛 이름은 ‘전류산’, 또는 ‘진류산’이라 했다. 진류산의 표기가 전류산으로 변경된 것이라는데, 학계에서는 얼마 전 이곳에서 전류정의 터를 발견해 봉성산의 옛 이름이 ‘전류산’이 아니었을까 가늠해 본다.

‘전류((顚流)’라는 지명은 본래 물이 뒤집혀 흐른다는 뜻을 가진다. 바닷물과 강물이 하루에 두 번씩 교차하며 뒤섞이는 이곳의 지형적인 특성을 어찌 이리도 잘 설명했을지, 뉘인지 모르지만 작명을 한 분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

봉성산 중턱쯤에 오르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왕래가 잦지 않은 탓에 그 흔적만 남아있다. 옛 사람들은 이곳 사거리에서 가리밋고개와 봉성고개를 지나 읍내를 오갔다. 이들의 하루의 피로는 지금 배수펌프장 자리에 있던 봉성리주막에서 거나하게 들이키는 막걸리 한사발로 달랬을 것이다.

사거리를 훌쩍 지나 봉성리 쪽으로 살짝 내려가면 이방인을 닮은 넓적바위가 객에게 멈춤을 청한다. 서해바다를 거슬러 조강과 염하강을 지나온 물줄기의 수고로움은 옛사람들의 수고로움과 함께 이곳 봉성산에서 잠시 쉬어가지나 않았을는지.

   
넓적바위에 오르니 우리 가현산이며, 인천 계양산이며, 서울 남산이 한 형제를 이루는 듯 하다.

■ 한강의 웅장함, 그리고 호박벌의 날갯짓도 멈추는 곳

얼마 전까지 봉성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었으나 지금은 산 중턱으로 자리를 옮겨 그 터만 남아있다. 주인 떠난 군부대는 썰렁하지만, 왕년에 한가락 했을 위용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일반인 왕래가 잦지 않아서인지 무심하게 자란 풀들이 봉성산의 멋을 더한다.

옛 군부대와 현 군부대를 뒤로하고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이 산에서 가장 조용한 곳을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은 바람도 쉬어가는 곳이다. 언제부터 따라왔는지 박새는 객의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날갯짓 하며 음을 높인다. 마치 반갑다는 인사를 나누듯 말이다.

또 얼마쯤 걸었을까. 한강줄기를 오른쪽으로 끼고 산뜻한 오솔길 걷다보면 자칫 놓치고 지나치는 곳이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자. 이곳의 비경 끝내주기 때문인데, 바로 군부대의 단짝인 헬기장 터가 그 주인공이다.

바로 지금 멈춤을 할 때다. 체면 차릴 것 없이 바닥에 털퍼덕 앉아 웅장한 한강의 흐름에 동요돼 보자.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고민할 때쯤 분위기 파악 못하는 호박벌의 바쁜 날개 짓에 절로 속삭이게 된다. 이곳에서 잠시 멈춰가라고….

   
저 멀리 제방도로가 북을 향해 달릴 그날을 꿈꾸고 있다.

■ 수런거리던 옛 이야기들도 잠시 멈춘 곳

고려말 문신 민유가 신돈의 난을 피해 봉성산을 찾아 정자를 짓과 시를 즐겼는데, 그 정자가 ‘전류정’이다. 전류정은 헌종 8년(1842)에 간행된 「통진부읍지」에 기사로 나와 있고, 얼마 전, 그 터가 발견됐다는 희소식도 들리는 곳이다.

특히 예부터 전류정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수려했다. 실제로 영조 때 권집경은 그의 시를 통해 ‘전류정에서 바라보는 해질녘 한강의 물안개’를 ‘통진 석탄정사(石灘精舍)’의 8경 가운데 하나로 들었을 정도였으니 두말하면 잔소리.

전류정터 바로 아래 길섶에 용바위에 대한 전설을 남긴 곳이 있다. 예로부터 마을사람들은 이 바위를 ‘용바위라 했는데, 지금은 그 형상을 찾을 수 없고 전설만 서린다. 용바위에 대한 전설이 궁금하다면 http://www.gimpo.go.kr/culture/content.do?menu_cd=102521에서 확인 바란다.

이 밖에도 서낭고개의 전설이라든지 황구렁이(큰골)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쇠털봉에 대한 옛 이야기들이 수런거리던 곳이 바로 봉성산이다. 이들은 그대로 봄성산에 멈춰, 강과 바다가 만나 이루는 이곳의 빼어난 경치를 간직하며 언젠가 멈춤을 멈출 그 날을 기약하고 있는 건 아닌지.

   
 

■ 하루도 쉼 없이 흐르는 한강, 그도 잠시 멈추는 곳

이제 하산할 때, 두어 시간 여유를 두고 오른 봉성산은 어느새 벗이 됐다. 고즈넉한 산길에 만난 박새에게 견과류 하나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감출 길 없지만, 훗날을 약속하며 이제 멈춤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전류리에서 시작해 몇 개의 능선을 넘어 다시 전류리로 도착했지만 피곤함이란 없다. 각종 나무가 그대들을 위해 피톤치드라는 선물을 아낌없이 했으니 말이다. 하산하기 전, 김포오토캠핑장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서 마지막 멈춤을 갖는다.

콧등에 살짝 고인 땀을 식히자 저 멀리 유명세를 따고 있는 오두산의 통일전망대가 눈에 들어오고 한강줄기 따라 남으로 펼쳐진 심학산도 눈에 들어온다. 그들(파주)과 우리(김포)가 다른 점은 무엇인가 고민할 때 쯤. 마지막 멈춤을 알리는 바람이 코끝을 간질인다.

일분일초를 다투며 살아가는 그대들. 잠시 멈췄다간 뒤처지지 않을까 싶어 전력질주하고 있지나 않은지. 그러다 인생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나 않은지, 잠시 멈춤을 갖고 심호흡 해 보자. 하루도 쉼 없이 흐르는 한강도 우리네 산 봉성산에서 멈춤을 갖듯이 말이다.

   
전류리에 있는 오토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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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1...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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