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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17 … 옛 김포8경앞선 것에 대한 아련함을 즐기기 충분한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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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31  12: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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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알려진 비경들은 그 독특함을 자랑하며 동양의 신비를 가득 담고 있다. 특히 지역별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덟 군데의 경치를 ‘8경’으로 정해 알리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샤오샹(瀟湘) 팔경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는 관동팔경ㆍ단양팔경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우리 김포시는 팔경이 있는 걸까 없는 걸까? 답은 ‘있었다!’다. 과거형을 쓴 이유는 오래전 팔경이 있었으나, 도시 재탄생과 군사보소시설 지역으로 지정된 탓에 여러 곳이 우리 곁에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옛 김포8경을 앞세우며 새로운 김포8경을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김포 구석구석은 사라진 옛 김포8경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앞선 것에 대한 아련함을 즐기면서 말이다. 사진은 김포시가 아낌없이 제공했다.

■ 1경, 걸포송림(傑浦松林) - 걸포의 소나무밭

한강따라 제방이 없던 시절 걸포동에는 소나무밭이 장관이었다. 지금은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그러했다, 나지막한 능선에는 거송이 빽빽했고 김포8경 중 마지막에 등장하는 홍도평야의 갈대꽃과 나문재가 무성하여 절경을 이뤘다고 한다.

   
▲ 걸포송림(傑浦松林) - 걸포의 소나무밭

■ 2경, 감암귀범(甘岩歸帆) - 감암포의 돛단배

운양동 한강 하류에 위치한 나루터인 ‘감바위’. 옛 어른들은 이곳을 ‘감암’이라 불렀다. 이곳은 예로부터 김포지역의 관문으로 왕이 내왕하던 신성한 포구라는 의미로 ‘검포’라고도 했고, 여기서 김포의 지명이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우리 김포시의 자랑스런 인물 중봉 조헌선생은 이 바위에서 낚시를 즐겼다는 데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대감바위’라는 설도 재밌다. 그러다가 감바위 또는 감암으로 전해졌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위치는 운양동 조류생태공원에서 한강로 방향에 있으며, 아쉽게도 군사보호지역으로 민간인 통제 구역이다. 돛단배 또한 볼 수 없지만 그러면 어떨까. 전설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 감암귀범(甘岩歸帆) - 감암포의 돛단배

■ 3경, 가현산낙조(歌絃山落照) - 가현산 지는 해

4월, 가현산의 진달래 밭은 상춘객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이러한 가현산의 또 다른 매력은 낙조다. 저 멀리 김포와 강화를 갈라놓은 염하의 하류 물결과 영종대교 밑으로 흐르는 물결에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이 지상인지 천상인지 모를 정도다. 특히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학운리 일대는 오래 전 섬이었을 것 같은 능선 뒤로 지는 저녁 해는 부끄러운 듯 벌겋게 물들고 있다. 가현산의 지는 해는 우리가 흔히 보는 낙조 그 이상이다.

   
▲ 가현산낙조(歌絃山落照) - 가현산 지는 해

■ 4경, 독도노화(獨島蘆花) - 독도의 갈대 꽃

독도(獨島)는 필경 혼자 있는 섬이라는 의미인데 우리는 흔히 경상북도 울릉군에만 있다는 오류를 범한다. 이참에 우리 김포에도 독도가 있음을 꼭 알아두자. 김포 독도는 조강에서 시작하는 한강은 남으로 남으로 흐르다 다시 조강으로 향한다. 
그러다 걸포동 근처 독도의 갈대밭에서 잠시 쉼을 청하니 이는 갈대꽃의 유혹 때문이다. 갈대는 사계절 흔들림없이 이곳을 지나는 물결을 잡아두기도 하고, 이곳을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김포8경 중 하나로 꼽혔나 보다.

   
▲ 독도노화(獨島蘆花) - 독도의 갈대 꽃

■ 5경, 봉릉사 효종(奉陵寺曉鐘) - 봉릉사의 새벽 종소리

장엄한 장릉산의 끝자락에 자리한 봉릉사. 지금은 이곳을 ‘금정사’라 부른다. 세계문화유산인 장릉을 보호했던 사찰이다. 장릉은 조선 16대 왕인 인조의 부모인 원종 정원군과 인헌왕후를 모신 곳이다. 금정사는 천년사찰로 지난 ‘김포 구석구석4 … 사찰’ 편에 소개되기도 했다.
‘한 번의 타종 소리에 나를 깨우고, 두 번의 타종 소리에 나를 숙이며, 세 번의 타종 소리에 만물에 감사하게 되는 금정사의 종소리는 지금도 우리 귓가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봉릉사 효종을 조사하다 낭만적인 글귀를 찾았는데, 어느 문헌에서 나온 것인지 파악 못해 아쉽기만하다. 그런들 어떠할까. 여명과 함께 퍼지는 효종의 소리는 속세의 번뇌를 깨닫기 충분하다.

   
▲ 봉릉사 효종(奉陵寺曉鐘) - 봉릉사의 새벽 종소리

■ 6경, 영사정 망월(永思亭望月) - 영사정의 보름달

보름달은 음력으로 15일(보름) 밤에 뜨는 둥근 달을 의미한다. 이중 가장 밝은 달은 정월대보름과 한가위에 뜨는 달이다. 보름달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김포 신곡리에 있는 영사정의 보름달은 클래스가 다르다.
간단히 영사정을 설명하자면 조선 22대 정조 임금이 장릉으로 참배하러 가던 중 개화리에 당도해 남원의 묘를 보고 “주위의 경관과 경치가 아름다워 영원히 생각나겠다”하여 영사정이라 사호(하사)하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추석 무렵, 삼각산 가운데 봉우리에서 올라오는 달은 한강을 굽이 돌아 영사정의 넓은 가슴에 안긴다. 이번 한가위에 영사정을 찾아 가슴 속 깊이 묻어 두었던 소원을 빌어보자. 필경 이뤄질 것이다.

   
▲ 영사정 망월(永思亭望月) - 영사정의 보름달

■ 7경, 운양포 추파(雲陽浦秋波) - 운양(검암)나루의 가을 물결

김포는 고양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있다. 앞서 2경에 나온 감암나루와 감바위는 강 건너 고양에 있는 송포를 향해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고 있은 듯하다.
오래전 송포에서 떠난 돛단배는 바람을 등에 지고 돌아오는 길에 검암나루의 가을 물결을 만났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잔잔하면서도 무섭게 치밀어 오르던 한강 물결은 오늘도 어김없이 감암나루를 잊지 못해 찾는다.

   
▲ 운양포 추파(雲陽浦秋波) - 운양(검암)나루의 가을 물결

■ 마지막 8경, 홍도평 낙안(鴻島坪落雁) - 홍도평의 기러기 떼

군무(群舞)는 역시 아이돌 그룹의 군무가 최고다. 하지만 홍도평에서 펼처지는 군무를 보면 생각이 살짝 달라질 수도 있다. 홍도평에서 떨어질 듯 말듯하며 군무를 펼치는 기러기 떼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탄성이 나온다. 
예전, 지금의 제방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한강물이 걸포리까지 드나들었는데, 이곳에 붉은 갯벌 식물이 많아 ‘붉을 홍(紅)’자를 써 홍도평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러기 떼의 장엄한 군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 명소가 되자 지명을 ‘기러기 홍(鴻)’자로 바꿨다고 한다.

   
▲ 홍도평 낙안(鴻島坪落雁) -홍도평의 기러기 떼

이상, 김포 구석구석에 있는 옛 김포8경을 소개했다. 김포시의 성장은 실로 대단하다. 아쉽게도 도시의 새로운 성장으로 몇 곳은 발길을 디딜 수 없지만, 김포시는 현재 ‘신(新) 김포8경’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하니 독자 여러분은 그저 기대만 하면 된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에세이를 통해 '소확행(소소한 것에서 찾는 확실한 행복)'을 이야기 했다. 늘 우리 곁에 있어 소소해 보이지만 그곳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면 그 이상의 것이 없을 것이다. 김포 구석구석의 비경들은 소소한 것 같지만 시민들에게 분명 행복감을 줄 충분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김포8경으로 등극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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