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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11 … 옛거리김포, 거리와 사랑에 빠지다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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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1  17: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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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알리는 눈 소식에 설레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기라도 하면 영화 ‘러브 스토리(Love Story, 1970)’의 주인공 올리버와 제니처럼 마구 뒹굴고 싶은 심정 한 번쯤을 품었으리라.

영화의 줄거리는 각자 찾아보는 걸로 하자. 자칫 잘못했다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영화에 나오는 OST ‘Snow Floric'는 집고 넘어가자. 이 곡에 가사를 붙인 ’Where do I begin' 또한 기가 막힌다.

이렇듯 어쩌면 우리는 낭만과 추억의 힘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거기에 희미한 사랑까지. 비단 영화의 한 장면으로 등극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네 삶에 영화 버금가는 사연과 이야기가 숨어 있으니 말이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은 이런 사연과 이야기가 수런거리는 옛거리다.

■ 백년의 숨결과 사랑에 빠지는 곳 …북변거리

경기도 대표 5일장 중 하나인 김포장을 품고 있는 바로 그 거리다. 요즘이야 대형할인점이며 편의점에서 물건을 손쉽고 빠르게 살 수 있지만 예전이야 어디 그러했으랴. 김포장이 열리는 날이면 각 지역에서 모인 장사치가 짐을 풀고, 김포 각 지역에 있는 아낙들은 서방님이 장에서 사올 작은 경대를 기대했을 터.

이곳에 모인 장돌뱅이들의 숙박을 제공했던 ‘송미여인숙’. 너무도 낡고 허름해 자칫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분명 영업은 하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던 전당포며, 요즘 보기 드물다는 문방구도 버젓이 제자리에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김포향교, 김포제일교회, 김포초등학교, 김포성당 등 북변거리 곳곳에서 100년 이상을 함께해온 거물들이다. 김포향교는 400년 이상을, 120년 전 언더우드 선교사로부터 시작한 김포제일교회, 내년 105회 졸업생을 배출시킬 김포초등학교, 107년이 된 김포성당 등 근현대문화 유산이 있어 자랑스러운 곳이다.

시간적 여유로 이곳을 찾는다면 분식점 탐방도 권한다. 백종원도 인정한 오달통분식과 짱구와 친구 먹을 것 같은 짱이네분식, 김포를 대표하겠다는 김포분식은 저마다의 독특한 맛으로 이방인의 침샘을 자극한다. 여기에 무지게분식이 빠지면 서운할 터. 북변분식의 4대 천왕임이 틀림없다.

자가용 대신 발품 팔아 걷다 보면 득‧템 하는 것이 꽤 쏠쏠한 곳이다. 백년의 숨결과 사랑에 빠지다 예상치 못한 함박눈이 내리면 모락모락 김 내뿜는 만두와 찐빵에 유혹당해도 전혀 죄책감이 들지 않는 곳. 바로 북변거리의 겨울 모습이다.

   
 

■ 낡은 곳에서 찾는 익숙함이 너무도 사랑스러운 곳 … 양곡거리

우리는 새로움이 주는 설렘에 익숙해 있다. 급변하는 일상에 어쩌면 당연한 일. 하지만 양곡거리에서는 낡은 곳에서 찾는 익숙함에 설레는 곳이다.

양곡거리를 가만히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사랑스럽다. 양곡거리 곳곳을 돌다보니 대문이 열려 있는 집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이웃과 이웃 간의 믿음과 정이 남아있다는 증거. 예전의 모습과 다른듯하지만 같은, 변하지 않는 모습이 양곡거리에선 쉽게 만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북변거리도 그렇고, 양곡거리도, 나중에 소개될 마송거리도 5일장이 있어 재미를 더하는 곳이다. 대형할인점보다 가격이 저렴할뿐더러 싱싱한 생선이며, 채소들이 우리네 겨울 밥상을 책임진다. 이곳이 더욱더 좋은 건 오가는 덤에 겨울 추위도 녹인다는 것.

양곡거리 또한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다. 양곡초등학교 학생들의 재잘대는 하교시간은 오래전과 다름없다. 옛 읍내의 전성시대를 보여주는 다방과 참새가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방앗간이 곡식을 빻느라 여념 없다.

이곳에 하나둘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세련된 경양식 집이 생기고, 독특한 카페 등 익숙함에 도전장을 냈다. 또한, 타향살이에 향수병이라도 걸릴까 싶어 하나둘 생긴 외국 식료품 가게들은 이곳의 또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양곡거리는 매일매일이 즐겁다. 예스러움과 현대다움, 그리고 외국다움이 동무되어 낡은 곳에서 찾는 익숙함이 있는 양곡거리. 이런 모습이 궁금해 서둘러 찾은 초저녁 겨울달이 더욱 사랑스런 곳이다.

   
 

■ 잊고 지내던 아련한 추억이 사랑스러운 곳 … 마송거리

어린시절, 의사와 이발사의 차이를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하얀색 가운에 손에는 늘 메스나 가위를 들고 있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들 앞에 누워야 하는 상황. 과연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

이발소의 하양, 파랑, 빨강 줄무늬는 붕대, 정맥, 동맥을 상징해 2천년전 모두 같은 직업으로 통했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수술과 머리칼을 자르는 일이 가능했다니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뿐이다.

그러면 어떠하리. 마송거리에서 본 이발관은 아직도 성업 중이다. 간판은 언제 했는지 옛 디자인이 오히려 신뢰감을 주는 곳이다. 일명 빠리깡으로 불리는 기구는 지양하는 이발사의 거침없는 손놀림이 오늘도 바쁘다. 바쁜 이발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난로 위 주전자는 연신 거품을 품어내고 있다.

하교시간 통진초등학교 앞이 무척이나 분주하다. 초등학생들의 필수 아이템 군것질. 쫄쫄이며, 아폴로며 주머니 사정 넉넉하지 않은 아이들을 혹하게 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요즘은 안전 먹거리를 강조하는 터라 제조원이나 위생상태가 매우 훌륭하다.

한적한 겨울 오후 만난 통진성당은 고즈넉함이 가득하다. 굽은 허리로 성당에 오르는 노파의 소원을 듣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다.

통진성당을 지나 만난 통진도서관의 오후는 바지런하다. 넓은 출입구도 있지만 이번엔 굳이 통진각을 통해 들어가 봤다. 이곳을 지나자 마치 옛 선비가 된 듯한 느낌으로 서책 몇 권이라도 후딱 해치울 기세다.

잊고 지내던 아련함. 그 아련함마저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마송거리의 겨울을 오늘도 깊어만 간다.
 

   
 

이어폰에서 흐르는 ‘러브 스토리’의 OST와 주머니 깊숙이 넣은 핫팩이 식어갈 무렵 함박눈과 마주친다면 옛거리 곳곳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찾자. 이럴 땐 주저함이란 허락하지 않는다. 너른 운동장을 찾아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이 돼 보는 거다.

소복하게 쌓인 눈밭에 드러누워 팔다리를 마구 휘저어 보고 그도 모자라다 싶으면 엎어지고 뒹굴며 까불어보자. 유치하다는 이유로 성인 된 후 자제했던 동심이 불끈불끈 표출도 해도 유치함이란 없다. 이유는 바로 김포 구석구석에 있는 옛거리에서 그대들은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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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길목
걸어 다니다 보면 그리움까지 덤으로 오는 옛거리를 잘 써주셨네요^^
어쩌면 김포의 자산이기도 한 옛거리이지요

(2017-11-29 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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