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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13 … 조강(祖江)겨울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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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9  10: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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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한창이다. 겨울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단지 계절의 끝을 알리는 것만은 아니다. 겨울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명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도 유명한 클래식 비발디의 사계(四季) 중 겨울(L'Inverno)처럼 겨울은 긴장과 평화의 두 개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특히 3악장의 선율은 차가운 바람뿐 아니라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남풍이 스친다. 결국, 겨울은 계절의 끝이 아니라 그다음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또 하나의 순환과 긍정을 의미하는 것.

또 다른 시작, 긴장과 평화, 순환과 긍정. 이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곳이 김포 구석구석에는 참 다양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열세 번째 이야기는 또 다른 시작, 긴장과 평화, 순환과 긍정을 모두 품고 유유히 자리하고 있는 ‘조강(祖江)’이다.

■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하나 되는 ‘시원의 강’

백두대간에서 시작하여 한반도 허리를 감싸며 서해로 흐르는 강을 한강이라 한다. 한강의 이름은 예로부터 강물이 지나가는 지역명과 연관성 많았으며 영월의 동강, 여주의 여강, 마포의 서강 등이 이에 속한다.

지리적으로 보았을 때 김포에 있는 조강은 한강 줄기가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조강은 클래스가 다르다. 조강의 한자어는 조상 조(祖)자에 강 강(江)자를 사용한다. 즉, 한강을 넘어 서해까지 아우르는 시원(始元)의 강이라는 의미에서가 아닐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조강이 위치해 있는 곳은 북한강과 남한강을 합친 한강과 그 한강 물을 이끌고 온 임진강, 그리고 북한 개성을 지나온 예성강까지 받아들인 곳이다. 그래서 조강을 조상님의 강, 할아버지 강이라 불리기도 하나 보다.

남과 북이 철책 하나로 연을 긋고 있으나 물줄기만큼은 그를 인정하지 않고 연을 이어간다. 북한 개성을 지나온 예성강과 임진강, 그리고 한강이 서로 만나 화합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런 소란 없이 서로 엉키고 섞여 하나 되니 자연은 필경 인간의 우위에 있음이 분명하다.

   
 

■ 잊힐까 두려운, 잊혀서는 안 될 ‘조강포구’

요즘 사람들의 이동수단은? 단연 땅 위를 달리는 기계다. 자동차가 됐건, 기차가 됐건, 버스가 됐건 말이다. 까마득한 옛 이야기 같지만 불과 20세기 중반만 하더라도 서울을 오가는 최대의 교통수단은 바로 물길. 즉, 수로교통이었다. 물길을 이용해 물건이며 사람이 모두모두 이동했다.

그 중심에 조강과 조강포구가 있었다면 믿거나 말거나에 나올 이야기라 치부하겠지만 사실이다. 한강하구의 최대 물류단지이며 어업기지였던 이곳. 이 이야기는 옛날옛날 삼국시대 한강하류 쟁탈전 시기로 돌아간다.

예로부터 한강은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 평야가 기름져서 농사가 잘 되는 지역이었다. 또한 중국과의 교류에도 손색없었기에 삼국이 탐을 내는 건 당연했을 터. 그들의 치열한 전투에 한강은 처음 백제의 품에 안긴다. 그다음 고구려의 품에 마지막으로 신라의 품에 안겼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중심에 조강이 있었다는 것이고, 더욱 중요한 건 조강나루에 ‘조강포구’가 있었다는 거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삼국도 탐을 냈던 이곳이 사람들 기억 속에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뭘까? 그 출발점은 바로 분단에서 시작된다.

역사적으로 정확히 따지자면 1953년 7월 체결된 정전협정 당시 조강 일대를 ‘한강하구’라 통일한다. 너무도 애석한 건 정전협정 합의 당시 남측은 배제되었다는 것. 유엔과 북한 그리고 중국이 서로 이해하기 쉬운 ‘한강하구(Han River Estuary)’로 표기했고, 우리의 조강과 조강포구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점차 잊힌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역사적 사실이다. 지금 이곳 일대는 철책 넘어 차가운 긴장감이 맴돌고 있으며, 옛 명성을 기억이나 하는지 조강포구를 알리는 표식만이 차가운 겨울바람을 오롯이 받고 있다. 조강포구. 잊혀서는 안 될, 잊어서는 안 될 우리 김포의 역사다.

   
 

■ 차가운 철책과 성엣장의 야릇한 만남

조강과 조강포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함양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조강과 일체 돼 보자.

조강을 찾은 날은 겨울비 소식이 있던 날이었다. 낮게 깔린 구름과 스산한 바람, 그리고 조강리를 찾은 철새만이 물길을 읽고 있던 그런 날이다. 조강저수지를 지나고 평화누리길 3코스를 지나 얼마쯤 갔을까. 물 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철책 넘어 움직임이 감지됐다. 드디어 조강을 만났다.

1.2km의 긴 철책 사이로 분단 전 조강포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겹친다. 삶의 터전인 이곳은 그들의 생명의 땅이요, 행복의 땅이었을 것이다. 우연히 들린 조강2리 마을회관 작은 액자가 그 사실을 고스란히 말해 해주는 듯하다.

분단 이전 번성했던 조강포 마을을 그린 그림으로 조강포에 태어나 어린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던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고 한다. 그림 속 조강포 배들은 서울을 향하고 중앙대로인 ‘통진조강포’가 정갈하게 눈에 들어온다. 학교도 보인다. 평화롭기 그지없다.

철책이 조강과 우리를 막고 있지만 여기서 굴한다면 김포시민이 절대 아닐 터. 조강을 끼고 있는 야산을 올라보자. 겨울철 운동량 부족으로 저질 체력이 된 여러 시민에게는 다소 벅찰 수 있겠으나 조금만 참고 올라 보자. 숨이 차고 다리 근육도 원만하지 않지만, 중턱쯤 오른 후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무어라 표현할까.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감동은 어디까지인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강의 모습은 가슴 속 응어리졌던 그 무언가가 훅 나가게 한다. 누군가 이야기 한 것처럼 아무리 좋은 화소의 카메라도 사람의 눈으로 담는 것만은 못하다는…. 이곳에서도 그 말은 한치의 어긋남이 없다.

혹여, 겨울이 가기 전 이곳을 찾게 된다면 겨울비가 내릴락 말락한 흐린 날 찾기를 적극적으로 권한다. 맑고 화창한 날이 주는 감동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만, 흐린 날이 주는 야릇한 그 무언가를 느끼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포 구석구석에 가슴 짠한 사연이 어찌 조강만 가지고 있겠는가. 그러나 아픔조차도 우리의 기록일터.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을 찾아 이름을 불러주며 잊지 않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성엣장들의 움직임은 북을 향하고, 연신 쏟아내는 북한 방송이 그리 나쁘게만 들리지 않는 건 또 다른 시작, 긴장과 평화, 순환과 긍정을 모두 품고 있는 ‘조강(祖江)’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찾음으로써 우리는 겨울 속에서 봄을 기다리고, 긴장 속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긍정의 힘을 갖게 되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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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이 바라보이는 산중턱에서
흐린날이라면.. 조강의 속 마음이 보일까..
끊어진듯 이어진듯 이쪽과 저쪽의 안따까움을 품고
조강은 슬퍼도 흘러간다

(2018-01-19 16:46:26)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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