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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18 … 김포평야(金浦平野)익어가는 가을, 익어가는 우리네 삶을 만끽하기 충분한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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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1  11: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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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다수 평야는 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강의 대표 평야인 김포평야는 물론, 낙동강을 끼고 있는 김해평야, 금강과 닿아 있는 논산평야, 그리고 영산강과 함께하는 나주평야가 그러하다. 인터넷 포털에 우리나라 대표 평야를 검색하면 이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김포평야를 인터넷 포털에 다시 검색해 보면 김포평야는 김포에 없다. 생뚱맞게 김포평야는 부천시 대장동에 있다고 나온다. 어찌 된 일일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기록에 의하면 김포평야는 굴포천 유역과 한강 하류 남인인 김포, 인천, 부천, 서울에 걸쳐 발달한 퇴적평야를 일컫는다. 해방 후 신곡리와 사우동에 양수장이 들어서면서 김포평야는 수리안전답으로 개간되었던 것. 그 후 도시개발이 이어지고, 김포평야는 우리 기억 속에 사라진다.

그러면 어떠할까. 우리에겐 아직 한강을 끼고 있는 여러 평야가 가을을 만끽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이쁜 가을. 가을이 가기 전, 김포 구석구석에 있는 평야를 찾아 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해 보자.

   
 

■ 구석구석 둘러보면 더욱 이쁜 … 월곶평야

조미료 하나 첨가하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처럼 월곶평야가 그러하다. 특히, 평야를 끼고 도는 성동리에서 보구곶리로 가는 길은 가을이 익어가는 이즘 이곳이 지상인지 천상인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월곶평야은 조선시대 당시 통진현으로 불렸다. 이곳에서 나온 쌀은 진상미로 올리기에 손색없어 임금님 수라상에 올려졌다. 그 이름하야 ‘지광미’. 이 쌀은 밀다리 밑에서 심은 것으로부터 유래 돼 ‘밀따리 쌀’이라고도 불렸다.

가는 길은 오른쪽, 오는 길은 왼쪽. 구석구석 둘러보면 더욱 예쁜 월곶평야. 서쪽으로 지는 해는 왜가리의 시선에 부끄러운 듯 주위를 붉은 빛으로 물들게 한다. 평화로움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곳. 바로 월곶평야의 가을 모습이다.

   
월곶평야의 겨울 준비

■ 토지가 평평하고 기름진 … 통진평야

김포에 있는 평야는 한강을 끼고 있어 땅이 기름지고 토양이 부드럽다. 그래서인지 우리 평야에서 생산되는 쌀로 밥을 지으면 그 맛이 끝내 줘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이른바 ‘통진미(通津米)’로 불리는 김포 쌀은 진상미였다는 것.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통진면 가현리에서는 5천년 전에 탄화(炭火)된 쌀이 발견돼 오래전부터 벼가 재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국여지승람」에서도 ‘북쪽으로 한강 하류에 임하여 토지가 평평하고 기름져 백성이 살기 좋은 곳’이라며 극찬이 이어지니 역시 우리는 복 받은 시민임이 틀림없다.

통진평야를 둘러본 후 강.추할 곳이 있다. 마송리 525 공원관리사업소 2층에 있는 '토탄 농경유물전시관'인데, 이곳은 5천년 전통 농경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우리 김포 쌀의 역사적 현장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건강하고 기름진 통진평야의 익어가는 벼.

■ 옛 명성이 아련한 … 홍도평야

‘홍도평 마을’을 알리는 푯말이 옛 명성을 알리기라도 하듯 이방인을 맞이한다. 벼는 겸손을 떨며 고개를 숙였는데, 남의 담장을 타고 핀 꽃에게 염치란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용서되는 건 너무도 예쁘기 때문.

지금은 제방이 들어서 홍도평야의 너른 들을 찾아볼 수 없지만, 옛날, 한강물은 걸포리(걸포동)까지 드나들었다 한다. 한강물이 드나드니 자연스럽게 붉은 갯벌이 형성되었는데 그 식물들 또한 많아 붉을 홍(紅)자를 써 홍도평야라 했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기러기 떼의 군무가 말할 수 없는 장관을 이루니 붉을 홍자를 기러기 홍(鴻)자로 바꿔 지금의 홍도평이 되었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이곳 홍도평야의 낙안은 옛 김포8경에 오를 정도로 명성이 대단하다. 지금은 여러 개발로 옛날의 너른 평야는 어르신들의 구전으로 들을 수밖에 없어 아쉽지만 기러기 떼의 군무를 감상하기에는 무리 없다.

   
옛 터만 남은 '홍도평마을' 입구.

■ 벼가 익어가고 가을이 익어가는 … 후평리 평야

역시나 한강을 끼고 있는 후평리의 평야의 농익음도 놓치기 아까운 비경이다. 높고 파란 하늘 아래 벼가 익어가고 가을이 익어간다.

평야의 사전적 의미는 해발 200m 이하의 비교적 낮고 평탄하며 넓은 지대라지만 그 자격에 못 미치면 어떠할까. 지금은 김포를 대표하는 평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유인즉슨 이곳에서 자연마을 그대로를 볼 수 있기 때문인데, 주민들 또한 자연자연하다.

가을 걷이가 한창인 후평리는 한자 ‘後坪里’를 쓴다. 아마도 월곶평야, 통진평야, 홍도평야를 모두 앞세우고 나중에 그 진가를 발휘해서가 아닐까 싶다. 또한, 잡힐 듯 말듯 북녘 송악산 능선이 후평리 평야를 만나 한 폭의 유화가 된다.

   
저~ 멀리 보이는 능선이 북녘의 '송악산'이다

비록 정식으로 붙여진 ‘평야’의 모습이나 사전적 의미의 그것은 아니지만, 그러면 어떠할까. 우리가 ‘평야’라 하면 ‘평야’인 게지……. 우리에게는 아직 한강을 끼고 있는 월곶‧통진‧홍도‧후평리 김포평야에서 익어가는 가을을 제대로 반길 수 있으니 말이다.

방심하고 있다가 놓칠 것 같은 이번 가을, 김포 구석구석에 있는 자신만의 평야를 찾아 익어가는 가을에 익어가는 우리네 인생을 만끽해 보자.

   
홍도평마을에 염치없게 핀 가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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