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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19 … 습지람사르협회도 아끼고 싶을 만큼 가을가을하는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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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5  1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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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북부에 위치한 마잔다란주 카스피해 람사르(Ramsar)는 아담한 휴양지다. 우리에게 람사르가 친숙한 이유는 희귀한 동식물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협약을 이곳에서 체결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상식 하나 더! 람사르협약의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라는 거)

현재 람사르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습지는 총 22곳으로 이중 강원도 인제에 있는 대암산 용늪이 1997년에 람사르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최초 습지다. 용늪을 품은 인제군은 제13차 람사르협약 총회에서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정받으며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부럽기는 하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그들만의 잔치를 우리만의 잔치로 만들 수 있는 곳이 김포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열아홉 번째 이야기 ‘습지’를 풀어내기 위해 람사르협회도 아끼고 싶을 만큼 가을가을하는 전호습지를 찾았다.

   
 

■ 다양한 생명체가 살림 차리기 딱 좋은 곳

습지(?) 우리 시에도 습지라는 게 있었나 싶겠지만 구석구석 둘러보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발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전호습지다.

전호습지는 오래전 철책으로 막혀있어 드나들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2년 4월 철책이 제거돼 일반인의 통행이 가능해졌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인 전호습지는 다양한 사주와 습지, 그리고 습지에 적응해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로 생태계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철책제거 당시 실제로 이곳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고라니와 하안가에 너구리발자국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계절상 지금은 볼 수 없지만 봄이면 수줍은 노란빛을 띤 구슬갓냉이가, 여름이면 황백색의 낙지다리가 마을을 형성해 배추흰나비들을 군무로 절로 자아내게 한다.

늦가을인 이즘은 갈대와 억새의 군락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들 군락을 끼고 물가를 가만 들여다보면 물골 사면 주변에 말똥게 가족들이 살림을 차린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이 전호습지다.

   
 

■ 갈대와 억새 그리고 철 잃은 모새달이 가을을 노래하는 곳

가을이 가을가을 하며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이쁜 가을을 즐기기 충분하다. 특히 스산한 바람 타고 흔들리는 갈대는 억새와 함께 가을을 노래하는데 이 모습은 요즘 절정을 이룬다.

이런 붐을 타고 갈대와 억새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전국 관광지는 이미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곳이 갈대밭인지 억새밭인지, 아니면 사람 밭인지 모를 지경이다. 그러나 우리 김포시민은 이런 몸살을 앓을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에겐 정선 민둥산의 그것과 흡사한 갈대 군락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강하구의 물줄기를 품고 있으니 우리가 한 수 위.

이곳의 관전 포인트는 역시 갈대와 억새지만 모새달 군락을 무심히 지나면 새침한 녀석이 더욱 새침해지니 주의하자.

새벽녘 전호습지의 갈대와 억새가 제대로 서리를 맞고 있다. 그 틈을 타 동쪽 어귀에서 수줍어하는 해가 고개를 들면 서리는 이내 영롱한 이슬로 승격하니 자연의 조화에 감복하기 벅찬 곳도 바로 이곳 전호습지다.

   
 

■ 늦가을의 정취가 그대로 깃들여 있는 곳

지난 23일은 24절기 중 상강(霜降)이었다. 상강은 한로와 입동 사이에 있어 밤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통에 수증기가 지표에 엉겨 서리가 되는 시기로 일명 늦가을로 인정해도 좋을 절기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을 기수역이라 하는데 전호습지가 상강 절기와 만나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어올린다. 이곳은 한강하구의 다양한 사주와 습지, 그리고 습지에서 삶의 터전을 만든 다양한 생명체로 나름의 생태계를 만들고 2018년 상강 절기까지 안전히 살아왔다.

입소문을 타고 드나드는 강태공은 세월을 낚는 건지 물고기를 낚는 건지 알 수는 없으나 뉘엿뉘엿 지는 해를 뒤로한 채 오늘을 보내고 있다. 다만, 그들의 발길이 닿는 만큼 우리의 천연 습지가 훼손되고 있다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일찌감치 전호습지의 갈대군락을 절경을 접수한 이들의 수다와 데이트족의 닭살 행각도 이곳에서 늦가을 색으로 물들어 간다. 바지런을 떠는 조그만 박새는 오늘 하루의 먹이를 이미 확보했는지 목청껏 노래하고, 고라니와 너구리가 갈대 숲 어디서 불쑥 뛰쳐나올 것 같은 전호습지의 하루는 오늘도 가을에 취해있다.

   
 

전호야구장에서 왕복 대략 2km에 달하는 날씬한 길은 언제부터 여기서 이방인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이 길을 끼고 도는 한강하구의 물줄기는 이곳에서 흙과 만나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그 새로운 생명은 김포의 절경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가을을 쫓으며 전국을 기웃거리는 어리석은 여행은 김포 시민이라면 접어두는 게 어떨까 싶다. 김포 구석구석 이쁘게 물든 가을과 한강하구를 끼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습지가 있으니 말이다.

가을을 놓쳤다고 생각하는 때가 바로 가을이 제대로 물든 때다. 이 시기 지나 무릎치고 후회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김포 구석구석에 있는 이쁜 가을을 담아보자. 특히, 람사르협회도 보호하고 싶을 것 같은 건강한 천연습지 우리 전호습지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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