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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36 … 전류정(顚流亭)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로 한강변의 낭만이 가득한 그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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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28  13: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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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에는 총39개의 문화재가 있다. 이들 중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는 건 아는 이들만 아는 사실이다. 현재 중앙승가대가 소유하고 있는 국가지정 보물은 모법연화경<권제7>로 정부는 1995년 7월 19일 보물 제1225호 그 가치를 인정한 바 있다.

이처럼 김포시에는 현세와 호흡을 같이하는 문화재가 구석구석에 있는 데, 국보급부터 김포만의 독특한 유산까지 다양함에 있어 어디에 내놓아도 빠짐이 없다. 그 중 이번 김포 구석구석에서 이야기코자 하는 곳은 2017년 막둥이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전류정(顚流亭)이다.

우리의 너무도 소중한 역사적 소산 전류정. 지금부터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리고 내일을 그리며 한강변의 낭만과 함께했던 전류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 전류정 터. 

■ 전류정, 그리고 그 옛이야기

우리 조상들은 정자라는 곳에서 자연과 혼연일체 돼 쉼과 학문을 탐닉하고 즐겼다. 그들의 향유가 지금까지 전해지는데 전류정 또한 그러했다. 다만, 전류정이 건립되기까지 남다른 사연이 있는데, 그 얽힌 사연은 다음과 같다.

때는 고려 말기 공민왕 시절. 공민왕은 고려 제31대 국왕으로 고려부흥을 위해 힘쓴 인물이다. 무엇보다 원나라 공주인 노곡공주와의 사랑이야기는 지금까지 시대의 로맨스로 회자되고 있다. 또한, 그는 공민왕은 글 솜씨는 물론이요, 미술 등의 예술 분야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이집, 이유, 구홍, 윤규, 김준과 함께 8청(八淸)의 1인이던 민유(閔愉)를 총애했다. 그러나 왕의 곁에서 신하의 도리를 다하던 민유는 당시 개혁에 앞장섰던 신돈이 권문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난을 일으키자 학사 주사옹과 함께 동성현(월곶면 고막리)으로 거처를 옮긴다.

몸은 동성현으로 옮겼으나 민유와 주사옹은 선비 입장으로 학문적 소양을 더하고자 했을 터. 그들은 김포 구석구석을 돌며 비로소 학문을 소양할 마땅한 곳을 찾는다. 한강이 전류(顚流)되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봉성산 자락이다.

   
 

■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이야기로 얽힌 한강변의 낭만

전류정 소재지는 하성면 전류리 산51번지다. 전류정 터를 기준으로 뒤로는 봉성산이,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있다. 명당 중 으뜸으로 삼는 배산임수(背山臨水). 민유의 풍수지리적 통찰력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전류정에 대한 기록은 희미하다. 다만, 병자호란 때 순절한 여흥민씨 가문 형제들과 동순하지 못해 근신하며 사는 민지옥의 충의효절을 가상히 여긴 인조가 전류라는 당호를 내려 전류정이란 정자를 짓고 마을이름도 이와 같이 했다거나, 터가 한강 하구에 위치에 있어, 조선 후기 까지 정자로 그 기능을 했다는 등의 이야기만 전해진다. 

또한, 전류정나루와 함께 주막도 있어 사람의 왕래가 빈번했음을 알 수 있다.

수백년 전, 그 때의 운치와 향유는 그들만의 것이다. 그렇다할지라도 전류정에 오르면 하늘이 내 것이요, 손에 닿을 듯 한강의 전류(顚流)는 나만의 것이 돼 시 한수 족히 읊조릴 소양이 절로 갖춰지지 않을까? 여기에 탁주 한잔은 보너스.

이에 앞서 공민왕에 대한 민유의 충절은 과거에 이어 한강하구의 물길이 돼 현재로 투영되고 있음을 살피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는 고난의 역사를 이겨온 우리 조상들에 대한 작은 도리가 아닐까 싶다.

   
 

■ 과거를 통해 현재를, 그로인해 과거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곳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전류정의 흔적을 찾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고려부터 지금까지 물리적인 시간도 상당히 흘렀을 뿐더러 그 사이 우리가 알고 있는 굵직한 사건들을 겪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먹고 살기 바빴던 우리민족. 그로인해 조상들의 흔적을 남길 여력도, 그에 따르는 값어치도 알아차리지 못한 우매함도 더해진다.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지만 받아드려야 할 우리의 민낯이다.

다행인지, 때가 된 것인지, 후손들이 먹고 살만해 진 것인지. 2017년부터 전류정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다. 이어 여흥민씨 유수공파 김포중종에서는 국토문화재연구원(國土文化財硏究員)에 발굴조사를 의뢰하고 전류정의 실체를 밝히고자 노력했다.

의뢰 받은 연구원은 건물지 1기와 고려말기에서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백자 저부편과 평기와 등 유물 16점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기록만 현존하던 전류정의 배일이 벗겨지는 찰라, 이를 지켜보던 많은 이가 감탄하고 감사했다.

더욱 감사한 것은 전류정 터와 유물이 발굴됨에 따라 조선시대 한강변 정자연구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는 연구원의 입장이다. 즉, 수백년 희미하던 전류정에 대한 기록이 역사서에 명료히 남는다는 이야기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 = 지난 2017년 국토문화재연구원(國土文化財硏究員)에 의해 발굴된 전류정 터.

문화재란 분명 인류 문화 활동의 소산이다. 과거 없는 오늘은 없고, 오늘 없이 내일이 있을 수 없듯이 조상이 남긴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보호하고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 할 수 있음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쪼매 늦은 감은 있긴 하지만, 전류정의 흔적을 찾던 일이 한집안의 거사로 그치지 않고 우리시의 문화재로 지정해 그 뜻과 의미를 남겼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처럼 고즈넉한 오후를 보낼 수 있었던 게 얼마만의 일인가. 그것도 한강변의 수려함과 낭만을 한 번에 안아 내 것으로 만들려 할 때 문득 에드워드 카(Edward Hallet Carr)의 말이 스친다. 

이번 겨울, 춥다는 이유로, 바이러스 감염 우려의 핑계로 집콕만을 고수하지 말고, 김포 구석구석에 있는 숨은 역사를 들춰보는 게 어떨까 싶다. 에드워드의 말처럼 과거를 통해 현재를 깊게 이해할 수 있고, 또 그로 인해 과거를 깊게 이해하면서 비로서의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결코 단순한 일방적인 과정이 아니다. 과거에 비추어 현재를 배운다는 것, 또한 현재에 비추어 과거를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의 기능은 과거와 현재의 상호관계를 통해서 그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진전시키는 데 있다” 
 -E.H.카, 「역사란 무엇인가」 中-

   
▲사진 = 전류정 터 입구 홍살문.
   
 
   
▲ 정성지문.
   
▲ 정성지문 
   

▲표충사(表忠祠) ; 여양군에 책복된 민인백의 자 민성과 가족 11명이 병자호란 때 강화에서 순절하여 인조 18년(1640) 충신정성지문을 봉안한 정려각.

   
 
   
 
   
 
   
 
   
▲사진 = 전류정 터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 주춧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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