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김포 구석구석 24 … 군하리 관청길길이 있어 사람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다녀서 길이 만들어진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9.02  11:18:16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경리단 길, 가로수 길, 경의선 숲길 등의 공통점은 바로 ‘테마거리’다. 테마거리란 말 그대로 일정한 주제에 따라 시설을 정비하고, 그 주제와 관련이 있는 환경을 조성한 거리로 각 지자체에서는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대폭 활용하고 있다.

그럼 우리 김포의 테마거리는? 있긴 있다. 몇 해 전, 김포성당과 김포향교 그리고 김포초등학교 등 1세기를 넘게 북변동을 지킨 이곳을 ‘백년의 거리’라 칭하고 몇몇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축제도 열고 작품전시도 했다. 다만, 행정적 지원이 없는 터라 그 범주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지난 5월 김포시는 ‘제1회 마을안길(부제:우리동네 별난길)’을 공모하며, 드디어 우리 시에도 버젓한 테마거리가 조성될 거라는 기대감 안겼다. 그래서 이번 김포 구석구석 스물네번째로 찾은 곳은 ‘제1회 김포시 마을안길 공모전’에 당당히 선정된 우리동네 별난길 ‘군하리 관청길’을 미리 걸었다.

   
▲ 군하리 관청길 지도 (그림 : 통진중학교 김욱 교사))

 

■ 사람이 다녀서 길이 만들어진 곳 … ‘통진향교’ 안길

본래 길은 길이 있어 사람이 다니는 게 아닌, 사람이 다녀 생긴 것이 길이다. 여기에 주제가 얹히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군하리 관청길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기대하며 이 길의 시작점 통진향교 홍살문 앞에 섰다.

홍살문 앞에서 긴 숨 몰아쉬고 군하리 관청길에 첫 발을 딛는다. 50m 오르면 풍화루(風化樓)를 만나는데, 풍화루를 만나기 전 여러 채 가옥을 만난다. 여기서 주의할 건 가옥마다 씩씩하고 늠름한 견공들이 오가는 이를 반기니 당황은 금물이라는 것.

통진 향교는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향교의 모습을 너무도 잘 지키고 있다. 이곳은 김포 서생들에게 유학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국립 교육기관으로 1127년(고려인종 5년)에 창건됐다한다. 이곳은 경내 오른쪽에 교육기관인 명륜당과 동재가, 그 위 솟을삼문 안 제사 공간인 대성전과 동무‧서무가 배치돼 있다.

대성전에 5성과 2현 그리고 18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는데, 귀하디귀한 것을 모신 터라 문이 잠겨있어 쉽게 볼 수는 없었다. 귀하디귀한 것을 보지 못해 섭하지만, 통진향교의 건축양식에 섭한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약 900년의 역사 속에 몇 번의 재건을 거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우리가 보는 건물은 공포(拱抱) 형태와 수법을 보이는데 이는 17세기 말의 것으로 경기도 내 향교 건축 가운데 가장 오래 됐다 한다. 이쯤이면 귀하디귀한 위패를 보지 못한 섭함을 달랠 수 있기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 통진향교


■ 참으로 별난 진짜 마을 안길… ‘통진이청’ 뒷길

통진향교 관리소 옆 좁은 길에 주목하자. 참으로 별난 진짜 마을안길이 아닐 수 없다. 이 길은 통진이청으로 통하는 길로 수 해전까지 이곳은 통학로로 재잘거림이 한창이었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시골마을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옹기종기 좁다란 길을 걷다 맞닥뜨린 건 바로 월곶초등학교다. 별난 진짜 마을 안길에 들을 수 없었던 재잘거림을 이곳에서 아침마다 들을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월곶초 교문 오른쪽으로 뵈는 범상치 않은 건물이 바로 ‘통진이청’이다.

통진이청은 옛 통진현의 부속 건물로, 일제 강점기 주제소로도 사용됐다. 기록으로는 정면 7칸, 측면 2칸 규모의 건물이었지만 2013년 복원 전까지는 서리들의 근무처로 사용되던 건물만 남아 있었단다.

그러나 너무도 다행인 것은 복원 당시 사용할 수 있는 옛것을 모두 재활용해 원형을 그대로 복원했다는 거다. 거기에 문화재 자문위원들의 철저한 검증과 자문 등을 거쳐 정면 7칸, 측면 2칸 총 14칸의 옛 모습을 찾았다.

   
▲ 통진이청

 

■ 월곶쌀롱을 지나 만난 곳 … 군하리장터 저잣거리

다음으로 군하리 관청길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은 통진도호부 터다. 이곳에 도착하니 수령을 가늠하기도 힘든 보호수가 버젓이 지키고 있어 옛 통진도호부의 위용을 알 수 있다.

또한 월곶문화센터(옛 월곶면사무서 터)에 있는 17기의 비가 있는데, 이 비들은 통진에 부임해 선정을 베풀던 현감과 부사 그리고 감찰사 등 목민관들의 선정 불망비로 비를 세운 시기는 1656년부터 1890년에 이른다고 한다.

마을공동체이자 주민공간인 ‘월곶쌀롱’이 이번에 일을 냈다. ‘제1회 김포시 마을안길’에 응모한 그 단체다. 월곶쌀롱은 군하리 옛길을 중심으로 토론과 나눔 그리고 예술의 공간이라 자처하며, 이곳을 우리시의 별난길 1호로 내세웠다.

특히, 월곶쌀롱에서 이어지며 만나는 곳은 군하리장은 일제 강점기에 들어와 기존의 원통장을 대신한 장으로 강화 부내장과의 연결을 염두에 둔 장이라는 점이 포인트다. 규모는 크지는 않았지만 우시장이 설만큼 구색을 갖춘 장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에는 다하누촌이 자리하고 있으며 전국 미식가들의 모임장소다.

김포시에서 최초로 3.1만세운동이 전개된 자리이기도 한 군하리 장터는 옛 명성은 뒤로했지만 지금도 2일과 7일 장이 열리기는 하는데 시골마을의 소박한 인심은 역사고 뭐고 아직도 그대로다.

   
▲ 월곶쌀롱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그의 저서 『월든』에서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기 위해 풀이 무성한 숲길을 여러차례 다녔더니 길이 생기더라’라고 했다. 결국 길이 있어 사람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다녀 길이 만들어진 것임을 19세기 사상가인 소로가 먼저 눈치 챘나 보다.

‘군하리 관청길’은 우리동네 별난길에 선정됐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길이라는 게 사람이 다녀 만들어졌음에 우리가 이 길을 자주 찾을 때 비로써 김포를 대표하는, 아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을 내 본다.

이번 주말, 가족이나 친구 또는 사랑하는 이와 군하리 관청길 찾아보자. 통진향교와 통진이청, 그리고 대스럽지 않게 문을 열고 있는 노포를 찾아 인증샷 찍어 자신의 SNS 채널에 올린다면 그동안 소원했던 팔로워 수가 팍팍 늘 것을 자신한다.

   
▲ 비

 

[관련기사]

김포 구석구석 1...벽화마을
김포 구석구석 2 … '꽃길'
양미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 인기기사
1
김포문화재단, 내년 사업 ’제동'
2
채신덕 의원, 경기인터넷언론인협회 행정·의정대상 수상
3
김두관 의원, 김포 주요도로 건설 국비 1178억원 확보
4
[기고] "까치는 더 이상 길조가 아니다"
5
김포시의회, 2020 예산안 예결위 심의 돌입
6
김포을 지역위원회 송년회 개최
7
대곶면 주민자치위, 바자회 성금 기탁
8
김포시, 2019년도 10대 ‘으뜸성과’ 선정
9
김포시 한설이 주문관, 주민등록·인감 달인 선정
10
[포토] 김포시축구협회, 산타원정대 동참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게시판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경기 아 50303 등록일: 2011.11.15 발행인·편집인: 전광희 청소년보호책임자: 전광희
주소: 경기도 김포시 사우중로 48 드림월드프라자 704호 Tel: 031)998-6161 Fax: 031)984-7117  |  이메일 : jkh@city21.co.kr
Copyright © 2004 씨티2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