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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32 … 한강하구 성엣장북극한파 그리고 소빙하기가 준 이번 겨울 뜻밖의 선물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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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21  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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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이 기승부리던 지난 1월 초. 그리고 날이 좀 풀리는가 싶던 중순, 동장군의 기세는 강한 눈발과 함께 온 한파로 전국은 꽁꽁 얼어붙었다. 각종 매스컴에서는 한강조차 얼어붙었다며 야단법석이었다.

그랬다. 새해부터 혹독한 한파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했던 우리. 일각에선 이번 추위를 두고 ‘북극한파’라 부르며, 소빙하기가 도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레 나돌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그래도 춥다. 매우 춥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다. 이번 추위의 위력을 피할 수는 없어도 김포 구석구석에 펼쳐진 기막힌 겨울 절경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번 김포 구석구석 서른두 번째는 이야기 ‘한강하구 성엣장’과 함께 말이다.

   
 

■ 붉은 여명과 여운을 품은 로맨티시스트 … 봉성리 소공원

‘성엣장’은 예쁜 순 우리말이다. 혹자들은 성엣장을 ‘유빙(流氷)’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두 단어 모두 해류나 바람의 작용으로 강이나 바다 위를 표류하는 얼음덩어리로 같은 말이다. 그런데 얼음덩어리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김포를 에두르고 있는 한강하구 성엣장은 ‘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성엣장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한강하구 따라 이어진 길이다. 김포한강로를 달려도 감상할 수 있으나, 운전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참에 하성면 봉성리에 있는 ‘봉성소공원’을 찾아보자.

봉성리 삼거리 언저리에 있는 이곳은 주차공간도 널찍해 차를 세우고 한강하구를 바라보며 넋 놓기 딱 좋은 곳이다. 그러다 문득 물결에 순응하며 흐르는 성엣장들이 눈에 들어오면 그때부터 감상해도 늦지 않는다.

성엣장에 대해 남다른 감상을 하고 싶다면 날이 밝아올 무렵과 날이 질 무렵 이곳을 찾는 걸 권장한다. 동틀 무렵, 한강 너머 붉은 여명이 비칠 때와 서쪽 하늘로 지는 해가 한강하구를 떠나지 못해 붉은 여운을 남길 때 말이다. 그때가 바로 진정한 로맨티시스트가 될 때다.

물론, 해가 중천일 때 찾아도 후회란 전혀 없다.

   
 

■ 바람이 일면 이는 대로 자연이 만든 얼음작품 … 전류나루

전류리 또한 겨울 성엣장을 감상하기 기막힌 장소다. 전류리는 한강 최북단 어촌인 ‘전류리 포구’가 있는 곳으로 남과 북이 분단되기 전까지 여러 포구와 함께 한강 하구를 지켰다. 현재 이곳은 27척 어선이 귀신 잡는 해병의 보호를 받으며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혹한기, 포구의 배들은 소일거리도 할 수 없이 때아니게 나른함을 즐기지만, 이곳을 지나는 북풍은 신이 난다.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쳐도 누구 하나 꾸짖음이 않기 때문이다. 바람 일면 이는 대로 바람결 따라 얼어버린 전류나루의 성엣장은 자연이 만든 얼음작품이다.

전류리 포구에서 얼음작품 감상도 좋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알파벳 ‘E’로 시작하는 편의점 주차장 공간을 추천한다. 시야가 다소 좁기는 해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단돈 1천원 커피의 온기와 함께해도 손색없다.

   
 

■ 북극한파, 소빙하기가 준 뜻밖의 선물 … 한강하구 철책길

한강하구 철책길 구간을 필자는 후평리 평야에서 전류리 포구까지 정해봤다.

평화누리길 3코스 끄트머리인 이곳은 차량의 왕래가 없어 겨울 운치를 느끼며 걷기에 딱 좋은 길이다. 총 거리 약 2km로 왕복 1시간만 할애한다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색 풍광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물론 차량 통행도 가능하다.

철책을 오른쪽으로 끼고 한참 걷다 후평평야와 맞닥뜨릴 때 쯤, 겨울철새와의 만남도 기대해볼만하다. 천연기념물인 재두리미와 멸종위기에 처한 큰기러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철새들은 지들이 마치 이곳의 터줏대감인 것처럼 평야를 고공행진하며 무리지어 비행하거나 물 위에 떠 먹이를 찾기 위해 연신 자맥질하는 여유를 부린다. 평화란 바로 이런 모습이라는 걸 절로 느끼게 된다.

한강하구 철책 길을 걷다 눈이라도 만나면 그날, 아니 그 해는 운수대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 아니 전 세계에 몇이나 철책을 사이에 두고 한강하구의 성엣장과 눈보라를 함께 맞을 수 있단 말인가. 일기예보를 참고하는 것도 현대인의 지혜일 듯.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라 하지만, 이번 추위는 추워도 너무 춥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작된 집콕생활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서인지 한기가 뼛속까지 파고드는 것 같을 이즈음, 자연이 한강하구에 선물한 성엣과의 설레는 만남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바람이 일면 이는 대로 만들어진 얼음작품 성엣장. 이번 겨울이 가기 전, 철책사이로 비추는 여명과 또 그곳의 붉은 여운 품은 로맨티시스트가 되는 것. 한강하구 성엣장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는 누구라도 가능하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을 그대들은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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