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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28 … 김포남산(金浦南山)서울의 남산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모자람이 없을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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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4  12: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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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사랑하는 정신을 담은 노래인 애국가. 애국가는 남녀노소, 지역불문하고 불린다. 모두들 아는 바와 같이 애국가는 총 4절로 구성돼 있는데, 오늘의 핵심은 2절에 등장하는 남산(南山)이다.

대부분 사람이 애국가에 등장하는 남산이 서울의 그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김포 소재의 남산이라면 깜짝 놀라 뒤로 넘어질 터.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밝히지만, 애국가 2절에 나오는 남산의 남(南)자는 ‘앞’이라는 의미로 전국에 있는 마을 어디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앞산을 일컫는다.

사연이 이러하니 우리김포의 남산이라고 애국가에 주인공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을뿐더러, 옛 봉수대 터도 남아 있어 서울의 남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명분 또한 부족함이 없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일이 있을 때마다 봉수대의 활약으로 크나큰 역할을 하던, 서울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군하2리에 있는 남산을 찾았다. 우리는 이를 김포남산(金浦南山)이라 칭한다.

   
 

■ 서울의 입구를 지키는 중요한 요충지 … 김포, 그리고 남산(金浦南山)

김포, 그리고 남산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각 지역에 배치된 봉수대는 나라의 병란(兵亂)과 사변(事變) 때 봉수(烽燧)를 올려 중앙에 알리는 중요 역할을 한다. 허나 군하리에 있는 남산 봉수대는 그 수준이 좀 더 높다.

당시 남산 봉수대는 적의 낌새가 있을 때마다 서울 남산으로 내용을 전달한 중요 보직을 가지고 있었는데, 강화 대모산 봉수와 대곶면 수안산, 검단면의 백석산, 김포1동 냉정산, 양서의 개화산 등이 서로 얽혀 연결했다.

즉, 이곳은 바다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이자, 해안에서 내륙으로 접근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음이 자명하다. 서울의 입구를 지키는 중요한 전략적 거점, 바로 군하리 남산의 참 의미다.

   
 

■ 여린 분홍의 무질서함이 너무도 순수한 곳 … 진달래 군락

군하2리를 이곳 주민들은 ‘봉골’이라 칭한다. 옛 봉수대가 있었다 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의 마을회관을 지나 언덕길이 살짝 오르면 왼편으로 양계장 2곳이 있는데, 그 오른편이 남산에 오르는 길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마을 주민 외에는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산길인 듯 아닌듯한 길이 이어진다. 산길 사이로 수만 그루의 소나무가 피톤치드를 발산하고, 수년간 쌓였을 그들의 잎이 폭신폭신하게 발의 피로를 덜어 준다.

피톤치드를 제대로 느낄 때쯤, 제멋대로인 나무를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되는데, 이 나무는 다름 아닌 밤나무다. 굵기로 봐서는 가을철 상당한 수확량으로 날 짐승의 겨울 식량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쯤 올랐을까. 오르는 내내 심심치 않게 만나던 진달래는 이내 꽃길로 안내한다. 이곳 진달래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다. 진달래는 여린 분홍의 그 순수함으로 염하를 보며 매해 김포남산에서 봄을 맞이했나 보다.

   
 

■ 너울대는 염하와 함께 쉼을 가질 수 있는 곳 … 정상

꽃길만을 걷다가 우연을 가장하고 맞닥뜨릴 비경. 이곳에서 잠시 쉼을 찾자.

넋 놓고 있자니 정면에 뵈는 곳이 강화임을, 그 왼편으로 서해가 염하로 너울대는 모습이 들어온다. 염하를 낀 철책은 평화누리길1코스와 함께 신안리를 지나 부래도를 스쳐 고양리로, 쇄암리로 그리고 문수산 남문에서 이정표를 찍는다.

문수산 넘어 강화 끝자락이, 그 너머 어렴풋 보이는 곳이 바로 북녘이리라. 그 모습을 보자니 가슴이 뭉클하고 콧끝이 시큰하다. 이러한 걸 비경이라고 하나보다.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가슴 뭉클한 울림을 주는 곳 말이다.

자신만의 비경을 가슴 속 깊이 담았다면 이번엔 시 한 수 고즈넉이 읊어 보자. 차마 준비하지 못했다면, 그동안 꽃길만을 걷게 해 준 진달래에 감사를 전하는 건 어떨까. 학창시절 학력고사 단골 메뉴였던 김소월의 ‘진달래꽃’으로 말이다.

갈라지는 목소리라도 좋다. 쇳소리가 나도 신경 쓸 것 없다. 염하의 물줄기 따라 정상에 오른 서풍이 그대들의 목소리로 인해 덩실덩실 여울거릴 테니 말이다. 이도저도 아니면 애국가 2절이라도…….

   
 

■ 과거의 흔적이 숨바꼭질하고 있는 곳 … 봉수대 터

충분한 쉼을 갖은 후, 이제 봉수대로 향하자. 한두 발 움직일 때마다 움큼움큼 들어오는 풍경에 반할 때 드러나는 휑한 공간, 여기가 옛 봉수대 터다.

고분처럼 불룩한 봉우리 주변 아무렇게나 박혀있는 돌들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받는다. 혹여나 예전에 봉수대로 한 몫 단단히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봉우리에 올랐다. 봉우리 중앙은 움푹 폐어있었는데 군이 사용했을 법한 시설이 제가 주인인 것처럼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옛 봉수대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들이 이곳에 주둔하면서 소실 돼 그 터만 남은 상태라 한다. 허나, 이곳 봉수대는 그 위치나 기능으로 볼 때 규모와 역할이 상당했음을 기록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학계에서는 이곳에 봉수군의 거주시설이나 거화시설 그리고 시자용 창고 등이 출토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데, 어쩜, 고분처럼 쏟아있는 그 속에 경주의 보물들과 맞먹을 유물이 숨바꼭질하고 있나 싶어 살짝 기웃거려봤지만 민간인 신분으로는 역부족. 훗일은 담당 부서에 맡기기로 했다.

   
 

■ 우리 대표 문화유산으로 손색없는 곳 … 김포남산(金浦南山)

봉우리 한편, 해가 잘 드는 곳에 앉아 너른 서해와 염하의 만남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시간의 흐름이 멈추고 과거와 지금이 겹친다. 그리고 긴박했을 당시 상황과 봉수군의 피 말리는 움직임이 가슴을 옥죈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의 간지럼이 아니었다면, 넉살 좋은 나무들의 수런거림이 아니었다면 오랫동안을 과거 그들과 겹쳐 있었을 것이다.

정신 줄잡고 눈 돌리니 지천으로 깔린 야생초에서 새 생명의 희망을 얻는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박완서 소설에 등장하는 싱아다. 산기슭에 흔히 자란다고 하지만, 현대인들에게는 생소한 식물이니 귀하디귀한 녀석이다.

싱아 발견에 무한 감격하고 있을 때 먼발치에서 방금 움튼 찔레가 삐쭉이고 있다. 마치 시기하듯 말이다. 꽃 피는 5월이면 다시 찾게 노라며 여린 찔레에 마음을 풀어주고, 다시 일상을 복귀하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발길을 돌려 다시 돌아오는 길. 수백 년 전, 남산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 그리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평안함은 결코 우리의 것이 아닌 과거와 미래의 것임을 되새겨본다. 

우리의 것이 이러한데 어찌 서울의 남산과 버금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서울 그들과 차이는 우리의 것을 발굴하고 보존함에 있어 얼마만큼의 관심과 애정을 두느냐 일 것이다. 그동안의 무관심에 잠시 숙연해진다.

어디 남산의 봉수대 뿐 이겠는가. 김포 구석구석 둘러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귀하디귀한 것들이 즐비하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이참에 눈을 돌려 우리만의 것을 발굴해 보는 게 어떨까. 우리 것은 소중하니 말이다.

   
 
   
 
   
 
   
 

 

 

[관련기사]

김포 구석구석 1...벽화마을
김포 구석구석 2 … '꽃길'
김포 구석구석 3 … 5일장
김포 구석구석 4 … 사찰
김포 구석구석 5 … 미술관
김포 구석구석6 … 옛날박물관
김포 구석구석 7 … 봉성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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