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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37 … 용(龍)바위아는 만큼 본다면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대작이 나올 법 한 곳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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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18  17: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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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傳說)은 특정 시공간에서 실제로 있었을 법한 이야기와 증거물 등이 민간에 구전되어오던 설화의 한 갈래다. 즉, 전설을 통해 우리민족의 옛 생활양식은 물론 토테미즘, 문화 등을 섭렵할 수 있는데, 우리 김포에도 우리만의 향토적인 전설이 상당하다.

오래전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는 그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했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서른일곱번째 이야기는 모르면 지나치고 말았을 우리네 이야기 ‘용바위’에 얽힌 이야기다.

   
▲ 용바위 좌측 흉상(전류리 80-1 일원). 지난해 10월 말. 지금은 여흥민씨 중종에서 표시석을 설치돼 있다.

■ 어느 청년 장수 이야기로 시작되는 곳

옛날 하고도 오래된 옛날. 천하 으뜸의 장수를 꿈꾸는 청년이 있었다. 수련만이 장수의 관문이라 여긴 청년은 매일 같이 폭포수 아래서 몸과 마음을 수양 한다. 그러던 중 신령이 감짝 출현해 다음과 같은 예언을 한다.

“머나 먼 남쪽 땅 동쪽 산맥의 정기가 힘 있게 뻗친 곳에 푸른 이끼로 쌓인 수련의 동굴이 있다. 그곳을 찾아가 바위에서 솟아나는 물로 몸을 정갈하게 씻고 7년간을 수행하면 온 천하에서 으뜸이 되는 장수가 될 것이다”

청년은 다급한 마음에 그 위치를 물었으나 신령은 홀연 사라져버린다. 꿈인지 생시인지 어리둥절한 청년은 신령이 일러준 동굴을 찾아 세상에 이름을 떨칠 장수가 될 것을 다짐하며 길을 떠난다.

이후 5년이 흘렀다. 온 전국을 헤매었지만 수련의 동굴을 찾지 못한 청년. 그러나 포기란 없다는 우리민족 정신을 바탕으로 동굴 찾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더니 이내 동굴을 찾아내고야 만다.

동굴로 들어간 청년은 동굴 안 연못에서 첨벙거리며 놀고 있는 무엇인가를 발견하는데, 용이었다. 허나 용이 자신이 수련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대략 난감할 터. 그렇다고 용을 물리칠 능력도 없는 상태. 청년은 그동안 동굴을 헤맨 것이 물거품처럼 다가왔고, 그로 인한 허탈감과 오매불망 아들 걱정에 잠못 이룰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어 생을 마감하려한다.

이 때 다시 나타난 신령 왈 “곧 용이 승천하기 위해 동굴 밖으로 나올 것이다.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용을 죽인다면 용의 정기는 네 것이 될 것이다”

용의 정기가 자신의 것이 될 거라 믿은 청년은 신령이 일러준 대로 동굴 밖으로 나오는 용의 급소를 활로 공격한다. 용은 뜻밖의 급습에 산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꼬리로 온 산을 헤집는데 청년은 이를 피하지 못하고 용과 함께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 용바위 전면 흉상(전류리 80-1 일원). 지난해 10월 말. 지금은 여흥민씨 중종에서 표시석을 설치돼 있다.

■ 용의 저주를 이겨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든 곳

애석한 일이지만, 이후 마을은 흉년이 이어지고 마을사람들의 인심 또한 팍팍해 진다. 이를 보다 못한 스님이 이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찾아 낸 것이 바로 용의 형상을 한 바위였다.

스님 왈 “하늘로 승천하려던 용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 한을 품어 마을의 양식을 먹어치우고 있다”라며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용바위를 부숴야 한다고 말한다.

스님 말에 마을 사람들은 하나가 돼 용바위를 부숴보려 하지만, 한을 품은 용 형상의 바위는 인간의 힘으로 부수기는 영~ 글렀음을 알게 된다. 

이대로는 못살겠다며 마을을 떠나려는 이도, 앞으로 어찌 살수 있느냐며 땅을 치고 통곡하는 이도... 마을 곳곳이 술렁일 때 명민한 마을 주민 한 사람이 제안을 한다. 옥황상제께 치성을 드려 도움을 받자고… 이후 마을 주민들의 기도는 매일매일 이어지고, 이들의 정성은 옥황상제까지 전달된다.

딱한 사연을 알게 된 옥황상제. 이대로 있는 다면 그 권좌에 앉지 않았을 터. 당장 하늘의 대장간을 담당하는 신을 불러 바위를 깨뜨릴 것을 명한다. 간만에 몸 풀 일이 생긴 대장간 신은 하늘의 쇠를 녹여 무쇠망치를 만들고 자신의 애마 구름을 타고 용바위로 향한다.

그리고는…. 독자들이 상상하는 대로 기고만장하던 용바위는 무쇠망치에 그동안의 한과 포악이 우르르 무너지고 만다. 용바위가 무너져 내리자 마을 주민들은 환호에 환호를 더하고, 마을에는 더 이상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일한 만큼 부유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 지난해 10월 말 당시 용바위 흉상 옆 쪽으로 '바위'라 쓰인 바위가 뒤집혀 있다.

■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스토리 천국 … 우리 김포

이와 같은 전설을 담고 봉성산 끝자락(하성면 전류리 80-2 인근)에는 해괴망측한 용머리 형상이 있었다. 지난해 가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올초, 다시 찾은 용바위는 오간데 없고 대신 ‘龍바위 의 유래’라해 용바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는 표식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라 여겨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난해 12월, 여흥민씨 중종에서 마련한 것.

표시석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 자리는 본래 대제학공의 17대 용암공이 한강변 바위 좌대에 앉아 충효를 다짐하며 낚시 하던 바위로, 마을 사람들은 강화도에서 순절한 12정려의 충혼을 이어 받아 그의 호를 붙여 용바위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연이야 어찌되었든 전설에 나온 신령이 하성면 전류리 일대를 두고 ‘산맥의 정기가 힘 있게 뻗친 곳’이라 하며, ‘수련의 명당’임을 인정했고, 여흥민씨 중종에서 조차 이곳에서 자신들의 조상이 충효를 다짐하던 곳이라 해 귀하게 대접하고 있는 걸 보면 예나 지금이나 이 일대 기운은 풍수지리에서도 으뜸이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 용바위 흉상이 있던 자리.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옛 이야기들이 사라지지 않고 내려오는 건 시공간을 넘어 실제로 있었을 법한 일과 그 증거물이 함께 구술되어 오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즉, 전 세계 영화제가 한국적 스토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초가 바로 우리네 전설이 아닐는지.

아는 만큼 보인다. 보이는 만큼 우리는 할 수 있다. 이번 겨울 김포 구석구석에서 수런거리고 있는 우리의 전설을 하나 둘 섭렵해 보자. 어쩌면 조만간 전 세계 영화계가 극찬할 대작이 우리 김포지역을 배경으로 탄생할 수도 있을 것같은 합리적 추리가 가능해 질 것이다.

ps. 참고자료 : 김포문화원 2011년 발행 <만화로 보는 김포의 전설-제4장 용바위 전설(72p.)>

   
▲ 용바위 우측 흉상(전류리 80-1 일원). 지난해 10월 말 촬영 분. .
   
▲ 용바위 우측 흉상이 있던 자리.
   
▲ 용바위 좌측 흉상(전류리 80-1 일원). 지난해 10월 말 촬영 분. 
   
▲ 용바위 좌측 흉상이 있던 자리.
   
▲ 용바위가 있던 자리. 지금은 여흥민씨 중종에서 이곳을 알리는 표시석을 설치해 두었다. 올해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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