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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구석구석 44 … 슈필라우미(spielrau-me)나(여성)의, 나에 의한, 오롯이 나를 위한 공간, 우리동네 김지영들의 놀이터
양미희 기자  |  suho@cit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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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03  17: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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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2016)』.

아무런 반전도 없고,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전개임에도 책을 덮은 후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듯한 느낌적 느낌은 전혀 특별한 것 없는 82년생 김지영 씨의 이야기가 대한민국 여성이 겪는 불편한 실체를 들여다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소설 속 김지영 씨가 우리 김포에 살았다면 이와 같은 소설적 전개는 달라졌을 것. 우리시는 다른 도시에는 없는 여성들만의 놀이공간이 있기 때문인데, 이곳에서는 오롯이 나를 찾을 수 있는, 한마디로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공간이 우리 김포지역 여성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김포 구석구석 마흔네번째는 가족의, 가족에 의한, 가족을 위한 ‘내’가 아닌 나를 찾고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우리동네 김지영들의 놀이공간 ‘슈필라우미’에서 신나게 놀며 성장해 보자.

   
▲ 슈필라우미 전경.

❙ 인간은 놀면서 진화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김포에 사는 여성들의 평균나이는 40.2세라 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이니까 출생 연도로 따지자면 1982년생. 즉 30대~40대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 특히 서울에서 유입된 여성들이 일상생활을 자기 계발과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은 턱없이 부족해 대다수 여성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서울, 혹은 일산이나 파주 등 인근지역에서 문화생활을 향유는 실정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 우리 여성들, 엄마들이 김포에서 머무를 공간은 과연 없는 걸까? 라는 질문으로 문을 연 곳이 바로 여성들의 놀이터 ‘슈필라우미’다.

여성들의 놀이터라니 좀 낯설고 생소하겠지만, 성장기 아이들에 있어 놀이는 무척 중요한 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놀이를 통해 사고력, 기억력, 학습력, 주의력과 같은 인지 능력 등이 발달하기 때문인데, 이는 성인도 마찬가지다. 다만, 성인은 바쁜 일상으로 자신의 본질을 내려놓기에 놀이의 중요성을 아이만큼 크게 생각하지 못할 뿐이다.

‘슈필라우미’의 탄생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여성문화 공간이 한 곳도 없어 여성들의 만족도가 향상할 수 없는 틈을 채우기 위해서 말이다.

   
 

❙ 우리동네 김지영들의 놀이공간 ‘슈필라우미’

지난해 11월 김포 하성면 월하로 988에 여성들만의 전용공간이 오픈했다. 하성면 월하로 988로하면 다소 낯설 듯한데, 간단히 말해 김포에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뱀부15-8’과 외관이 멋진 베이커리 카페 ‘아보고가’ 중간지점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름 또한 독특한데, 본디 ‘슈필라우미’의 어원은 독일어 ‘슈필라움(Spielraum)’이다. 슈필라움은 놀이(슈필·spiel)'와 '공간(라움·raum)'의 합성어로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심리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만의 놀이공간을 의미한다. 여기에 슈필라우미 주인장들은 ‘라움’을 ‘나(미‧me)’로 우리식 연음 처리해 ‘슈피라우미spielrau-me’라는 이쁜 이름을 만들었다.

‘슈필라우미’의 외관으로 말하자면 3층 벽돌 건물에 뛰어놀기 딱 좋은 너른 앞마당. 이 앞마당에 늠름하게 뻗어 있는 소나무 2그루 그리고 이들과 벗하고 있는 A형 파고라 정도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우리 조상들의 가르침처럼 백번 설명해 보았자 한 번 보는 것만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 ‘기승전(起承轉)시댁’에서 벗어나 나만의 욕구 채우기

우리 여성들, 우리 엄마들은 대다수 남편 출근과 아이들의 등원‧등교 이후 찾는 곳은 카페 아니면 자기 계발을 도모하는 정도. 이도 아니면 아이들 간식비라도 충당하기 위한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일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옆 동 친구와 찾은 카페에서 하는 이야기는 아이의 교육 문제로 시작해 시댁 이야기로 끝나는 일명 ‘기승전(起承轉)시댁’의 패턴이 반복된 지라 집에 돌아오면 멍한 느낌 받은 적이 한두 번은 경험했을 터.

또한 자기 계발을 도모하고자 이곳저곳 기웃거려도 경력이 단절된 지 한참이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고, 이와 함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 선 듯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아르바이트 또한 전공과 이어질 수 없는 애매한 것뿐.

우리동네 김지영들의 놀이터 ‘슈필라우미’에서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타인에 간섭 받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공간으로 나에 대한, 내 안에 숨어있던, 나도 몰랐던 나만의 갬성(개인적 감성)을 저장을 통해 그동안 충족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둘 찾아가는, 쏠쏠한 나만의 욕구 채우기가 가능하다.

   
 

❙ 내 안에 있는 네 가지 ‘갬성 저장’

쏠쏠한 욕구 채우기를 위해 ‘슈필라우미’는 네 가지 저장공간을 준비했다.

우선 이야기를 저장하는 ‘STORYKEE’이다. 일상에서 하고 싶던 말을 작성해 저장하는 공간으로 마치 학창시절 비밀일기 쓰듯 써 내려가는 나만의 이야기에서 그때 그 시절의 아련함이 아지랑이처럼 저장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공간이다.

두 번째 책을 저장하는 ‘BOOKKEEP’이다. 이 공간은 아무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내 취향에 담긴 책들을 읽고 저장하는 곳으로, 이곳에 비치된 책도 좋고, 자신이 아끼던 책을 가져와 읽어도 좋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읽어가는 책 속 여행. 생각만 해도 자신이 기특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으로 그림을 저장하는 ‘DRAWINGKEEP’ 공간을 소개한다. 이야기로도, 독서로도 풀리지 않는 나만의 갬섬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공간인데, 준비된 도구로 쓰윽쓰윽 긋는 순간 전 세계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작품을 창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험을 저장하는 ‘MAKINGKEEP’이다. 자신만의 취향으로 커피도 내리고, 와풀도 굽고… 생각 의자에 앉아 자신이 내린 커피의 향에 취하는 동안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보다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심취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때만큼은 육아도 가사도 잠시 내려놓으며 갬성을 저장하게 된다.

   
▲ 이곳의 시간들은 오롯이 나(여성)를 위한 시간. 커피도 직접 내가...

❙ 3년간의 만남, 1년간의 땀과 노력

여성들의 복합문화공간 ‘슈필라우미’는 김포에 사는 여성 5인에 의해 마련됐다. 이들 또한 외부에서 유입된 여성들이며, 3년 전 첫 만남 후 줄곧 ‘김포에 사는 여성들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이들이 3년간의 고민을 통해 찾은 해답은 여성 자신을 찾아갈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다. 즉, 경제 성장 인구가 늘고, 가정 또한 성장하고 있는 마당에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어른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 특히 가사와 육아로 자신의 시간을 쪼개 쓰는 여성들에는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1년간의 땀과 노력으로 지난해 11월 여성문화 복합공간 ‘슈필라우미’가 오픈했다. 오픈식에는 여러 분야의 여성들이 찾아 이들을 응원하고 ‘여성공간 속 사람들’을 주제로 포럼도 개최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던 우리 여성들. 그러나 정작 이들의 ‘자아’를 찾아 줄 여성커뮤니티나 문화공간은 마련돼 있지 않아 다른 지역으로 배회 할 수밖에 없던 우리 김포 여성들에 ‘슈필라우미’는 어쩜 ‘쉼’을 떠나 막혔던 ‘숨통’을 터줄 그런 곳이 아닐는지.

나(여성)의, 나에 의한, 오롯이 나를 위한 공간, 우리동네 김지영들의 놀이터 ‘슈필라우미’로 인해 우리 시에서만큼은 대한민국 여성이 겪는 불편한 실체를 경험하지 않기를 바란다.

   
▲ 이야기를 저장하다-‘BOOKKEEP’
   
▲ 그림을 저장하다-‘DRAWINGKEEP’ 
   
▲ 그림을 저장하다-‘DRAWINGKEEP’ 
   
▲ 슈필라우미 3층에서 본 한강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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