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14일 장기동 중앙공원서 제막식
초중고학생들 필두로 어른들도 십시일반
기금 모금 부족액, 제막식 당일까지 접수
성별·나이·지위·정파 떠나 모처럼 한마음   

김포 시민들이 정성과 뜻을 모아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드디어 장기동 중앙공원 금빛수로 분수대 산책로 근처에 세워진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에 강제 연행 돼 피해를 입은 '위안부'들의 삶을 기리고 일본의 반성과 사죄, 배상을 요구하는 전 세계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조형물이다. 

서울과 북한을 각각 바로 접하고 있으면서도 한강하구 유일의 프리존(Free Zone, 자유항행구역)을 둔 대한민국 평화문화1번지 김포 시민들의 입장에서도 전쟁이 아닌, 인류 평화의 상징으로서 의미가 깊다.     

제막식은 광복절을 하루 앞 둔 오는 8월 14일 오후 6시 금빛수로 분수대 앞에서 열린다.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천고(天鼓), 원한을 풀어주는 해원진혼(解怨鎭魂)굿이 무대에 오른다.

이어 뼈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손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날을 기념하며 김포시소년소녀합창단과 밴드 Joe(조)는 축가를 연주한다.

또한, 같은 날 저녁 8시부터 중앙공원 잔디광장에서 김포민예총 주최로 영화 '귀향(鬼鄕)'을 특별 상영한다. 귀향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혼백을 의미한다.

이번 김포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은 김포의 땅과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성별, 나이, 종교, 사회적 지위, 단체, 정파를 떠나 모처럼 하나의 마음으로 큰 뜻들을 모았다.

공식 모금 계좌가 개설 되자 가장 먼저 마음을 모은 사람들은 어른들이 아닌, 초·중·고등학생들이었다.

국사 과목이 선택인 시대에서도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파전을 붙이고, 벼룩시장을 열고, 친구끼리 반끼리 십시일반 뜻을 모아 추진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는 곧 어른들에게 망각에 대한 반성과 현실 자각의 기폭제가 됐고, 이후 아들과 딸, 손주의 이름으로 성금을 보내는 시민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어 기금 모금 사실이 더 알려지면서 회사와 단체는 물론, 심지어 친목회에 이르기까지 삼삼오오 성금을 모아 전달하며 뜻을 뭉쳐 나갔다.

건립 운동 초기 일각에서 '결국 지자체의 예산으로 소녀상을 세울 것'이라는 악의적 소문을 내며 시민들의 포용력과 역사인식을 폠훼하고 건립운동을 훼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시민과 모임, 기업들의 성금만으로 기림비를 세우게 됐고, 당초 참여를 보류했던 정파도 결국 그 뜻에 동참하며 사상 유례 없는 역사인식과 한마음의 상징을 김포에 세우게 됐다. 

한편, '김포소녀상건립시민추진위원회'는 제막식 당일까지 부족한 건립기금을 모금한 뒤 다음 날 계좌를 닫는다. 세액공제용 기부금영수증을 원하는 사람은 8월 말까지 추진위로 연락하면 된다.

추진위는 건립비와 제막식 등 행사비를 제외하고 남는 기금은 기림비 관리와 평화교육 등 소녀상 건립 이후에도 시민들의 뜻이 어어질 수 있는 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오는 28일 오후 6시 김포시의회 북카페에서 최종 점검 대표자 회의를 열 예정이다.

고문인 유영록 김포시장은 앞서 지난 25일 소녀상이 설치 될 중앙공원 현장을 점검하며 "추진위에 적극 협조하고 인수인계 전 차질 없는 협조를 LH에 당부하라"고 관련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

추진위는 제막식 뒤 건립기금 입금자와 단체의 이름을 최종 정리해 소녀상 뒤에 영구이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다. 

*기금모금계좌 : 농협 317-0010-6209-51(김포평화의소녀상건립시민추진위원회)

*기금모금문의 : 010-2466-7072(김대훈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