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에 성탄트리를 설치하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이를 반대하는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일단 만나기로 했다.

공대위 이적 목사 등에 따르면, 한기총과 공대위는 12일 애기봉 출입관리사무소에서 만나 입장을 전달하고 협상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은 애기봉 관리를 맡아 온 경기도재향군인회의 중재로 성사됐다. 

이적 목사는 9일 씨티21과의 전화통화에서 "서로 협상안이 맞아 떨어지면 (한기총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성탄트리 점등에도 참여하고, 결렬되면 예정대로 막는 쪽으로 (공대위에서) 얘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이 잘 되면) 설치 3일 전쯤에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애기봉 트리는 평화통일 트리고 대북심리전과 상관없이 남북의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것을 강조'하며 기자회견하는 게 우리(협상)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한기총의 한 관계자가 "지역 주민들은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점등의 본의를 이해하고 수용한 상태"라는 9일자 연합뉴스의 보도에 대해선 "한기총의 누가 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민들이 (성탄트리를) 받아들인다는 말을 들은 바가 없고, 우리도 납득이 안된다. 마을주민이나 이장단도 반대 현수막을 걸어놓은 상태"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앞서 한기총은 지난 10월 철거된 애기봉 등탑 자리에 9ｍ 높이의 임시 성탄트리를 세워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2주간 점등 계획을 밝혔고, 국방부는 종교활동 보장을 위해 이를 수용한 상황이다. 

하지만 공대위와 마을주민은 북한의 공격을 우려해  등탑은 물론, 성탄트리 설치도 반대하고 있다. 또, 한기총이 성탄트리를 세운 뒤 철거하지 않을 경우 또다른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