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0m 높이의 애기봉 전망대를 철거하고 54m(4층 규모)의 새로운 전망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포시는 기획재정부로부터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시설에 국비 지원 불가' 입장을 통보 받아 높이가 축소될 수도 있는 상황.   

김포시는 현재 평화공원 조성계획 실시설계를 끝내고 안전행정부에 국비 확보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전체 사업은 내년 3월 공사에 들어가 2017년 3월 준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에서 '(정부가) 새로 전망대가 설치될 경우 디지털 전광판도 함께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내용이 흘러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성탄절에 앞서 매년 점등 논란이 일었던 전망대 옆 18m 높이의 철탑이 지난 17일 최종 철거됐지만, 전광판 설치 이야기가 나오며 다시 북한의 공격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업 주체인 김포시와 관할 부대인 해병2사단은 전광판 설치를 전면 부인했다. 또 김포시는 전망대 높이도 유동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포시 담당자는 "전광판 얘기가 어디서 나온 건지 확인이 안된다. 계획 자체가 없다"면서 "애기봉 전망대는 관광시설이지 종교시설이나 선전시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업은 관광시설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국방부가 필요하다면 협의야 하겠지만 국방부 단독으로 (전광판 설치를) 할 수 없다"면서 "관광시설이 노후돼서 개선하려는 건데 (전광판 등) 위험요소를 설치해 주민을 불안에 떨도록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김포시 관계자는 "유 시장도 굳이 (전망대를) 54m로 (설치)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다. 예산도 문제고 북한에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면서 "2006년부터 기관 간 협의 때도 남북기본합의서 등 이런 부분을 절대 지켜주기로 했었다. 사업 주최인 김포시 외에는 누구도 말 할 수 없는 부분인데 (정부에서) 무슨 의도 인지 모르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해병대 2사단 관계자도 "전광판 설치는 2사단은 모르는 얘기다. 다른 쪽에서 나온 거 같은데 전혀 확인 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등탑이 철거되면서 안도했던 애기봉 인근 주민과 단체들은 대북 전광판 설치에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적 '전단살포 애기봉등탑 반대 주민공대위' 공동대표는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반발 정도가 아니라 김포 전체를 공포로 몰아 넣는 일"이라면서 "전광판을 설치한다는 건 24시간 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전광판 설치 논란을 남북 고위급 접촉 성사를 위한 일종의 압박카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대북전단을 빌미로 회담 무산 가능성을 내비치자 정부에서 거꾸로 전광판 설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행동하는 김포시민' 모임은 내일 오전 11시 김포시청 본관 계단에서 '대북 삐라 절대 반대! 애기봉 평화공원 전망대 찬성! 대북 선전전광판 반대!' 기자회견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