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성탄트리 점등 문제 등으로 갈등이 불거지면서 남북 분단의 상징으로 떠오른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의 애기봉을 갈등과 분열이 아닌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한 '애기봉 평화공원 조성사업'이 기약없이 늦어지는 남북화해만큼이나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3일 김포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애기봉 평화공원 조성사업이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6년째 표류하고 있다. 매년 시가 경기도를 거쳐 사업에 필요한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중인 '한반도 평화벨트 조성사업(PLZ)'이 중기재정계획에 반영되지 않아 예산 배정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총 300억원의 사업비 중 국비가 지원되는 150억원과 도비 50억원을 제외한 시 자체조달 예산 100억원중 20억여원을 먼저 투입해 실시설계와 사업에 필요한 토지매입 등을 끝냈지만 정부의 지원이 늦어지면서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올해도 예산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 애기봉 사업을 포함시키지 않아 공사를 시작할 수 없게 됐다. 늦어도 2014년에는 사업을 시작해 2016년에는 완공할 수 있도록 2014년에 39억원의 국비를 신청할 계획이며 전액 반영될 수 있도록 경기도,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기봉 평화공원 조성사업은 북한의 개풍군이 바라다보이는 애기봉 정상과 주변 일대 4만9천500여㎡ 부지에 평화광장과 전망타워, 평화·생태전시관, 전망대 오름길,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07년 처음 시작돼 2009년 도시계획 시설결정을 거쳐 2011년 3월 공원 조성계획이 결정됐다.

올해 3월에는 애기봉에 있는 군시설을 인근으로 옮기는 이전계획이 국방부와의 협의를 거쳐 끝났고 2만7천여㎡의 산림청 소유 부지를 매입하는 방안도 협의를 완료해 내년부터 조성공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지원이 늦어지면서 표류하고 있다.

박현수/경인일보김포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