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장관이 김포 해병2사단의 애기봉 전망대 등탑 철거에 대해 3일 공식 사과했다. 정부의 첫 공식 입장표명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 통일, 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오랫동안 그 의미를 깊게 느끼고 애정을 가져왔던 많은 국민이 볼 때 충분하고 사려깊게 검토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철거돼 심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서는 국방장관이 예하 부대를 충분히 감독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 장관은 또 "(등탑 철거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서둘러도 되지 않을 일을 그렇게 함으로써 많은 억측이나 우려를 일으킨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기봉 등탑은 그동안 북녘 동포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이런 가치를 전해주는 의미 있는 탑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같은 날 정홍원 국무총리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제지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 "법률적 제재 규정이 없어서 직접적 제재는 불가능하지만 국민의 안전이나 충돌 우려 등이 있을 땐 경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고위급 회담에 응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서는 "전단을 문제 삼아 대화를 중단하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고 납득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한편, 애기봉 등탑 철거와 관련 진실게임도 벌어지고 있다. 3일자 중앙일보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해병대가 애기봉 등탑 철거 전에 국방부 실무책임자와 사전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해병대 2사단과 국방부 북한정책과 실무자들이 지난해 말 여러차례 만나 등탑 철거 문제를 논의했고, 국방부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현재 쏟아지는 비난을 해병대 혼자서만 억울하게 뒤집어쓰는 면이 있어 이런 사실을 밝히게 됐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병대는 국방부와 사전 협의를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즉각 부인했다.

세계일보는 3일 해병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해병대가 작년에 국방부와 애기봉 등탑 철거에 대해 사전에 논의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등탑은 해병 2사단에서 관리해온 시설물이기 때문에 자체적인 판단하에 철거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애기봉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연 12만명의 안보관광객이 찾는다.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해병대는 애기봉 등탑의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철거한 구조물 활용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