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영 한강시네폴리스 보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시의회 북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농지주 중심 보상대책委 기자회견
"태클을 걸려면 2년 전에 했어야"
"최종 부결시 손해배상청구" 격앙
도시公·국도컨소 주민설명회 예정

"우리는 (시네폴리스) 사업 추진을 찬성한다. 의회의 (SPC 설립 출자동의안) 부결은 사업의 발목을 잡는 거다. 상임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가 어떻게 (본회의에서) 6대 4가 나올 수 있나. 5대 5가 나와야 맞는 거 아닌가. 정당하면 왜 비밀투표를 하나. 끝장 토론을 하자"

24일 김포시의회 북카페에서 열린 '한강시네폴리스 보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기자회견은 사업 추진 찬성 토지주들의 시의회 비판으로 봇물이 터졌다.

이들은 기자회견 하루 전 "7년 간 받은 피해를 보상 받고, 정당한 토지주의 권익을 찾겠다"면서 새로이 보상대책위를 구성했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 22일 도시공사가 제출한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출자 의결 동의안'을 표결 끝에 본회의에서 부결시킨 바 있다. 이 동의안은 재적 10명의 시의원 중 5명이 소속된 행정복지위와 4명으로 구성된 예결위를 통과한 상태였다.   

이날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2008년 사업 공고 이후 사업지연으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사업 지구 내 토지를 소유한 다수 주민의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일부 토지주는 도산해 가정이 파탄났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위는 "지난 1일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따른 부동산 경기 회복세로 사업진행에 기대를 갖게 됐다. 사업지연에 따른 피해로 인해 사업취소를 희망하는 주민들의 의견도 부분적으로 공감하지만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김포시의회는 사업포기 후 (해당)지역 발전을 위한 대안 제시도 없이 주민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일부 주민이 아닌 전체 주민들의 의견 청취 및 반영,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보상가 책정, 주민이 우려하는 불충분한 보상의 대안으로 '현금보상'과 '환지' 선택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이한영 대책위원장은 "해당 사업지구의 이해당사자는 농지 소유주, 공장 소유주, 국유지 점유자로 나뉘는데, 우리가 소유한 농지가 전체 사업면적의 73%이고 인원 구성도 50%가 된다"면서 "같이 활동했던 12명의 임원 중 7명이 갑자기 반대를 하는데, (그들이) 그동안 한 번도 반대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럼 나머지 주민들은 뭔가. 우리가 왜 우리 재산권을 행사 못하나"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또 "(이번 본회의 부결로) 의회가 도시공사의 20% 지분인 10억 2천만원을 출자하면 안 된다고 한 건데, 1조원이 넘는 사업에서 10억원을 가지고 말한다면 차라리 대출을 해서 주겠다는 회원까지 나왔다"면서 "느닷없이 시의회가 찬반을 논의하는 것도 잘못이다. 어제 대법원에서 '공익사업에 찬반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질의(회신)까지 받았다. 우리도 연서명을 전달하겠지만 (동의안이 최종) 부결되면 의원소환이 문제가 아니다. 전체에 대해 손해배상을 걸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사업으로 김포시의 세수가 늘고 발전해야 하는데, (예전에) 삼성전자와 LG가 온다는 것도 반대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컨소시엄에) 8개 회사가 투자해 잘 가고 있다. (시의회가) 이 사업에 태클을 걸려면 (2년 전 우선협상 대상자로서 이행보증금을 미납한) MCnF컨소시엄(이 무산 됐을) 때 그때 했어야 했다"고 시의회의 출자 동의안 부결에 격앙된 입장을 보였다.

이규호 대책위 총무도"(정부가) 규제를 풀어 사업을 권장하고, 공장이 아니어도 쓸 수 있도록 14개 업종을 허용했다. (국도이앤지, 전략적투자자, 재무적 투자자 등) 사업자가 모든 걸 따져보고 들어오는 거다. 사람이 땅 하나를 사도 열 번을 가보고 손익계산을 하는데 사업자가 생각 없이 달려들지 않는다"면서 "사업자에 대한 믿음이 나도 100%는 아니다. (하지만) 계획해서 실행하는 건데 (이 단계에서) 미래를 예측해서 하는 건 신도 못한다. 미래의 성공, 실패는 아무도 모른다. 정당한 보상을 위해 7, 8년을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다시 농지로 가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철새 때문에 환경부에서 앞으로 (해당부지와 인근에 도시개발 등) 허가가 안 난다. 향산리 13만평도 (현대건설 등 조합이) 매입한지 17년이 됐지만 환경부에서 5층(이하)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지으라고 해서 개발을 못하고 있다"면서 "민간(개발사업)으로 돌려서 아파트를 지으면 (보상을) 더 받으니 개인적으로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허가가 안 된다. 이걸(시네폴리스) 허가 받는데만 국방부, 환경부 등 여러 부서 거치며 3년이 걸렸다. 민간에서 하면 (보상가) 눈치 보느라 누가 땅을 팔겠나. 사업에 십년 이상 걸릴 거다. 일단 이 사업은 이렇든 저렇든 한발짝씩 뛰고 있으니 하다가 못하면 안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금 시작 단계도 아니고 이제 설계가 끝나가고 있는데 이러면 안 된다"면서 "경기도에서도 일 년밖에 사업 연장이 안 된다. (사업 추진이) 안 되면 (그때 가서) 경기도가 사업을 거둬가면 된다. 행정절차 다 끝나고 나서 그림을 보고, 그때 돼서도 6개월 안에 정당하게 보상할 돈을 못 가져오면 안 하면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50여 명의 주민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자신들의 피해 사례를 밝히며 신속한 사업추진을 요구했다.

해당 사업 지구의 농지주 윤 모씨(고촌읍.60세)는 "재산권 행사를 7년 간 못했는데 다시 농림지역으로 돌아가 농사나 지으라고 하는 거다"라면서 "시의원들이 주민들을 죽으라고 하는 거 밖에는 아니다. 의원들이 와서 농사를 짓고 그 소출로 살아 갈 수 있는지 직접 체험이라도 시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국유지에 공장건물을 가지고 있는 김 모씨(사우동.53세)도 "세를 받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건물을 개축하거나 헐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달쯤이면 뭔가 될 줄 알고 90%의 희망이 있었지만, 하루하루 피가 말라 살 수가 없다. 일 년 변상금만 2천만원에 달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외에도 최근 해당 사업 지구의 토지 1800여 평이 법원 경매에 넘어가 2번 유찰 뒤 당초 감정가 18억원의 절반인 9억원 이하로 낙찰가가 떨어지는 등 주민들의 부채상황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포시와 도시공사, 국도컨소시엄은 당초 일정을 앞당겨 오는 30일 오후 7시 주민 대상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