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23일 본회의에서 2층버스 추가도입분 16대 중 6대 구입예산을 삭감했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은 국비도 확보가 안 된 상황에서 도비가 나가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당초 2층버스 사업은 국토부 50%, 경기도 25%, 사업자 25%의 비율로 구입비용을 부담하기로 구상됐었다.

그러나 국비 확보가 불발로 끝나고 예산 부담을 느낀 지자체들이 포기하면서 김포시, 남양주시, 수원시 3곳만 사업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대당 4억 5천만원인 2층버스 구입비는 국토부가 빠진 채 경기도, 지자체, 버스사업자 3자가 각각 33%씩인 1억 5천만원씩을 부담하게 됐다.

경기도나 지역구 국회의원 누구도 국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구입 단계부터 도와 해당 지자체의 부담이 커졌다는 게 예결위원들의 시각이다.

예결위원들은 또 구매 이후 운영 효율성도 재차 거론했다. 2층버스는 출퇴근 첨두시간대 외에는 효용성이 떨어져 전체적으로 비효율이라는 주장이다.

버스당 수송력을 높인다며 서울시가 2층버스, 굴절버스를 운영해 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고 운영비, 수리비도 일반 버스에 비해 비싸다는 이유도 들었다.

2층버스는 올해 김포시 6대, 남양주시 3대 총 9대를 시범 도입한 뒤 이번 경기도 2차 추경에서 구입비가 통과되면 김포시 10대, 남양주시 2대, 수원시 4대 총 16대를 추가 구매해 내년 초 투입할 예정이었다.

앞서 김포시의회도 이미 의결한 6대분 구입비 외에 지난 18일 추가 10대 구입 김포시 부담분 15억원을 통과시켜줬지만 종말 추경에서 재조정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16대 중 살아남은 10대의 2층버스를 어느 지자체에 배분할 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구입비가 도의회에서 삭감되면서 2층버스를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홍철호 국회의원의 예산 관련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씨티21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포지역 2층버스 사업에) 국토부, 선진운수, 김포시, 경기도가 각각 24억원씩을 낸다"면서 "국토부에서 다 주기로 했다. 김포시로 교부금이 안행부에서 10억 얼마가 더 내려온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본지가 김포시에 확인한 결과 국토부 24억원은 물론, 안행부 10억원도 들어온 바가 없었다. 정부 부처별 특별교부금은 장관의 쌈짓돈으로 불리며 지자체의 노력과 함께 국회의원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김포시의 지난해 특별교부금은 2012, 2013년에 비해 미미했고, 그마저도 올해는 9월 24일 현재까지 한 푼도 들어온 게 없다.

조승현 경기도의원은 "애당초 국비를 확보해서 2층버스를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게 아니었나. 그런데 (경기)도와 기초단체 예산만으로 어떻게 감당이 되나. 2016년에는 국비가 확보 돼야 한다"면서 "본인 치적처럼 얘기하면서도 국비 확보는 하나도 안 되고. 도에서도 이번에 논란이 컸다. 의원들이 문제 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함께 해야 될 일이지 전달하듯, 통보하듯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전혀 국비 확보가 안 돼 도는 도대로 예산이 증액되고 시는 시대로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홍철호 의원실 담당자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2층버스는 지난해 7월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운행이 금지되자 그 대안으로 남경필 도지사가 도입을 추진해 왔다.

그해 10월 수원, 남양주, 김포의 실제 광역버스노선 시험운행이 결정되면서 구체화됐으며 남 지사의 '굿모닝 버스' 공약사항의 일부로 진행되고 있다.

*해당 기사와 관련 홍철호 의원실 담당자는 25일 오후 전화 통화에서 "국토부가 2층버스 목적으로는 교부금을 못 주게 돼서 (행자부에서) 버스재정지원 항목으로 일반교부금에 24억원을 포함시켜 (경기도에) 줬다"면서 "도의원이 목적에 맞게 편성을 안 하고 다른 데로 뺐다. 도의원에게 국비 24억원을 가져다 줬는데도 챙기지를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도의회에서 2층버스 예산을 삭감해서) '이 항목으로 준건데 왜 깎냐'며 국토부가 내년도분 예산을 또 깎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2층버스 항목으로는 특교세를 못 줘서 시장과 합의해 장곡IC~고란태 간 도로 개설비로 10억을 행자부에서 가져다 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올해 김포시가 정부로부터 받은 특별교부금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17억을 가져다 줬고 (올해) 연초부터 시청에 특교세를 신청하라고 재촉했지만 상반기 집행계획이 다 끝난 6월에 가져와서 반영을 전혀 못 시켰다"면서 "하반기 집행계획으로 통진 도로개설비와 일자리 창출 사업서를 받아 행안부에 올려놨다. 연말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포시청 예산담당도 25일 오전 통화에서 "행자부로부터 태리~장곡 간 도시계획도로 개설비로 특교세 10억을 받은 게 있다"면서 "(홍 의원실에서) '2층버스가 국비보조사업으로 채택이 안 돼 (그 항목으로는) 주기가 힘들다. 시부담을 감안해서 (태리~장곡 간 도시계획도로 개설비를) 준다'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