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법에 따라 모두 회수해야" 거부
기일만 잡고 판단 미루는 법원 의구심도

한강하구 철책제거 사업과 관련, 김포시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SDS 측이 계약금액의 반만 돌려주겠다는 조정안을 법원에 냈다가 김포시로부터 거부당했다.

김포시 등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귀책사유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며 계약금액 86억원의 절반인 43억원만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삼성SDS는 이와 함께 추정 철거비용 7억원도 절반만 내고 선금, 이자, 계약보증금은 반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김포시에 부정당업체 지정 취소도 요구했다.

앞서 김포시는 삼성SDS 측이 설치한 한강통합감시체계가 군의 성능시험평가에서 최종 부적합으로 판정되자 지방계약법에 따라 2013년 8월 해당 업체들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했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국가와 지자체의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되며 김포시는 이들 업체에 5개월 입찰 제한을 부과했다.

그러자 삼성SDS 측은 애초에 김포시와 군이 요구한 감시장비의 성능과 평가기준이 잘못됐다며 같은해 9월 김포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민사), 입찰자격제한처분취소(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민사 1심 법원이 12차 변론까지도 선고기일을 잡지 않고 다시 원·피고에게 조정안을 요구하면서 시간만 끄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초 지난 6월 1일 12차 변론일에서 만큼은 1심 선고 날짜가 잡힐 것이라는 게 시청 안팎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선고기일을 잡지 않고 삼성SDS 측에 조정안을 만들어오라며 조정기일을 잡았다.

이어 1심 법원은 26일 삼성SDS 측에서 내민 조정안에 대해 김포시가 거부의사를 밝히자 다시 김포시에 수정 조정안을 내라고 한 상황이다.

다음 조정기일은 7월 10일. 12번의 변론을 통해 쟁점을 타퉜고 양측의 조정안 입장까지 듣고도 선고기일을 잡지 않을 경우 계속 판단을 미루는 법원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우리는 관련 법률과 규정에 의해 (사업비를) 모두 회수해야만 한다"며 "(삼성SDS 측이) 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민사소송을 취하하면 부정당제재 기간 축소를 고려해보겠지만 그마저도 행정소송이어서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