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격리·관찰 대상자가 1,000명이 넘은 가운데 김포도 여성 2명이 자가(自家)격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의 정보공유·예방활동 부재 속에 인터넷 괴담도 확산되며 지역 병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퍼지고 있는 김포 메르스 관련 인터넷 괴담들.

자가격리는 의심환자나 확진환자가 아닌 사람이 외부에 나가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하루 수차례 체온과 신체변화를 체크해 보건당국에 알리는 단계를 말한다. 

해당 여성들은 최근 수도권 타지역의 한 병원 응급실에 간호실습을 다녀온 학생들로 지난달 29일 정부 방역당국의 통보에 따라 오는 11일까지 자가격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들에게서 아직까지 별다른 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전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시민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영록 시장은 지난달 30일 김포상공회의소 임원진과 해외시장개척단을 이끌고 중국 심천시와 동관시로 일주일 간 출장을 떠났다. 귀국일은 5일로 예정돼 있다.

시장개척단의 방문이 중국 지역방송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메르스 괴담 등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기 귀국해 시민의 안전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다. 

앞서 유 시장은 지난 2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김포시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전국 청년시장·군수·구청장모임인 ‘청목회’ 일행과 7박 8일 일정으로 출국해 빈축을 산 바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어제 시장이 보고를 받았지만 의심이나 확진환자가 아니고 중국 교두보 확보를 위해 어렵게 성사된 일정들이어서 중간에 취소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메르스나 시정에 대해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유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난 및 위기관리를 위해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김포안전보장회의(GSC)'의 설치를 공약했다. 하지만 유사 협의회가 많다는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조례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김포시 안전총괄과와 보건소 등 관련 부서들은 메르스 발생에 대비한 회의를 개최하거나 예방 홍보활동도 전무한 실정이다.

당국의 정보공유와 예방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인터넷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메르스 괴담(怪談)이 무차별 유포되면서 지역 병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관내 한 병원의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등 이런 저런 말들이 도는데 전부 '카더라 통신'이다. 김포는 현재 확진은 물론 의심환자도 없다"며 "누군가 자기과신을 위해 장난친 게 커지는 것 같다. 더 심해지면 수사의뢰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오늘 오전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30명으로 늘어나고 격리·관찰 대상자가 1,000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791명이던 격리 대상자가 하루만에 573명이나 증가한 1천364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후 5시께 청와대에서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