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며 국세청 위반통보 3년 간 무시
개발제한구역에 주택 신축 허가 내주고
농업진흥구역 불법 승마장엔 안일 대응

감사원이 김포시 기관운영감사에서 업무태만과 처리 부적정 사례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감사 대상기간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개년 간이었다.

감사원은 27일 공개한 감사결과보고서에서 김포시에 행정상 시정요구 3건, 주의요구 3건, 통보 1건과 신분상 징계 3명, 훈계 2명의 명단을 각각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19일까지 15일 간 감사인력 25명을 투입해 김포시 실지감사를 벌였으며 지난달 23일 감사위원회 의결로 감사결과를 최종 확정했다.

김포시는 감사원의 징계통보와 관련 이의신청 기한인 28일까지 해당 공무원들의 이의제기가 없자 조만간 인사위원회에 이들을 회부할 예정이다. 앞서 김포시는 징계 처분이 아닌 단순 훈계 대상자 2명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달 당사자들에게 훈계장을 발부했고 나머지 3명도 경징계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실명법 등 위반자 처리 태만

감사원에 따르면 김포시청 7급 공무원 A씨는 부동산실명법과 등기특별법 위반사실을 통보받고도 과징금 부과와 관련자 고발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부동산실명법에는 위반사실이 확인 된 후 1개월 이내에 당해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또한, 실명등기 의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더욱이 등기특별법에는 부동산 소유권 이전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다시 제3자와 해당 부동산의 계약을 체결하려면 계약 전 먼저 체결된 계약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해야 한다. 이른바 '미등기 전매 금지' 규정으로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A씨는 2012년 8월 27일 이와 같은 위반사실을 중부지방국세청으로부터 통보 받고도 팀장과 과장에게 보고 및 공람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업무로 바쁘다는 이유로 처리를 미뤘다.

더욱이 A씨는 중부국세청이 보낸 조사보고서와 확인서 등 자료를 제대로 관리조차 하지 않다가 감사원 감사가 종료된 올해 1월에서야 사무실 내 서고에서 서류를 발견해 감사원에 제출했다.

감사원은 추정 과징금을 각각 2억 3천 7백여 만원, 1억 3천 4백여 만원으로 산출으며 해당 공무원 A씨를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징계처분하라고 김포시장에게 요구했다.

김포시에는 부동산등기법 등을 위반한 법인과 개인을 각각 과징금 부과 및 고발 조치하라고 시정요구했다.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허가 부당 처리

김포시청 B주무관과 6급 C팀장은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허가 업무를 담당하면서 단독주택 신축과 주택규모 확대를 허가해 적발됐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는 개발제한구역 내 주택 신축은 개발제한구역 지정 당시부터 지목이 '대(垈)'인 토지 또는 지정 당시부터 있던 기존 주택이 있는 토지에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해당 건축허가 신청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뒤 지목이 '전(田)'에서 '대'로 변경됐고, 기존에 있던 단독주택은 이미 철거, 멸실돼 주택을 신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신축이 허가됐다.

B씨의 경우 개발제한구역 지정일 이후 지목이 '대'로 바뀐 사실과 기존 주택 철거에 따라 건축물대장이 말소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C팀장의 결재를 받았다. B씨는 이후 해당 주택의 규모를 확대하는 내용의 허가사항 변경 신청도 그대로 받아들여 C팀장의 결재를 받았다.

결국 단독주택의 건축이 불가능한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에 단독주택이 신축돼 형평성을 벗어난 부조리가 발생한 것.

B씨는 개발제한구역 이전부터 토지 소유자와 건축물 소유자가 다른 경우 타인 소유의 주택이 이축(移築)된 뒤에는 주택 신축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개발제한구역 지정 당시 지목이 '전'이어서 토지 소유자와 건물 소유자가 상이한 것과 상관 없이 주택 신축이 불가능하다며 B씨가 관련 규정을 임의로 잘못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발제한구역 내 주택허가 요건 검토는 관련 건축업무의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라며 B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B씨는 물론, 기존 주택의 철거, 멸실을 학인하지 않고 결재한 C팀장도 징계하라고 김포시에 요구했다.

#폐기물 수송비 원가산정 부적정

감사원은 톤당 폐기물 수송비 원가산정이 잘못돼 수송비가 과다 지급됐다며 김포시에 주의를 요구했다.

김포시는 매년 원가계산 용역기관과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처리 위탁사업 원가산정용역' 계약을 체결해 위탁사업비를 산정한다. 용역결과에 따라 3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매월 위탁사업비를 정산, 지급하고 있다.    

감사원은 원가계산 용역기관들이 폐기물 선별인력을 적정 인원인 3명보다 2명 많은 5명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반입폐기물 검사를 따로 하지 않는 한강신도시자원화센터(소각장) 운반차량의 운행시간에 '대기, 검사시간'을 포함했지만 김포시는 세부내역 등 원가산정 기초자료조차 제출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매립지 또는 소각장까지 톤당 폐기물 수송원가가 매년 과다 산정돼 지난해까지 3년 간 총 7억여 원의 폐기물 수송비가 업체에 더 지급됐다고 밝혔다.

#도비보조금 집행잔액 미반납

감사원은 김포시에 도비보조금 집행잔액 16억원을 경기도로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김포시는 양촌읍 '항공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공사사업'을 추진하면서 2011년 11월 경기도로부터 도비보조금 18억원을 교부받았다.

하지만 당초 도비와 시비 등 지방비로 사업비를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국비지원을 받게 되면서 도비보조금 집행잔액이 16억원이나 발생하게 됐다.

경기도는 도비 보조 1년 뒤인 2013년 11월 반납고지서를 김포시로 발송했지만 김포시는 재정여건이 어렵다며 반납을 미루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감사원은 '경기도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집행잔액을 경기도에 조속히 반환하라고 김포시에 시정요구했다.

#평화생태마을 조성 부지 매입 부적정

감사원은 김포시가 월곶면 성동리 문수산성 인근에서 평화생태마을 조성사업을 벌이면서 사업이 불가능한 토지를 매입했다며 관련자 주의를 촉구했다.

김포시는 2013년 7월 국비보조사업인 '한강하구 평화생태마을 조성사업(총사업비 27억 5천만원)'의 일환으로 전통식품 체험관인 메주, 간장 가공시설 및 체험장 부지 1,157평방미터를 1억 8천만원에 매입했다.

매입 부지 중 48.6%인 563평방미터가 문화재보호구역에 해당하고 저지대여서 콩 재배 등 체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흙쌓기(성토, 盛土)가 필요해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 협의가 필요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또 김포시는 해당 토지 매입 전 인근 시유지에 위 시설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2012년 11월 문화재청과 현상변경 협의결과 위 토지에 시설물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해 사업부지 사용을 포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포시는 문화재청과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토지를 매입하고 2천만원을 들여 실시설계 뒤 지난해 2월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했으나 문화재 지형 훼손 우려를 이유로 불허됐다.

사업부지로 쓸 수 없는 토지 매입에 1억 8천만원, 실시설계비로 2천만원의 헛돈을 썼다는 것.

이에 대해 당시 업무 담당자는 "매입토지는 문화재 2구역으로 문화재청이 아닌, 김포시 문화예술과 협의사항이어서 당연히 사전협의를 다 했다"며 "법상 문제가 전혀 없어 훈계로 그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농지보전부담금 환급 부적정

감사원은 농지의 원상회복을 확인하지 않고 농지부담금을 환급한 김포시에 시정을 요구했다.

앞서 김포시는 통진읍의 농지 1필지 522평방미터를 소매점 용지로 전용허가를 내준 뒤 건축신고 효력상실을 사유로 2011년 전용허가를 취소하고 농지전용부담금 2천 6백여 만원을 신청 민원인에게 환급해 줬다.

하지만 감사원은 농지전용허가 취소 당시 해당 농지 중 50평방미터가 주택 마당으로 전용됐다며 원상회복과 함께 환급업무에 철저를 기하라고 김포시에 요구했다.

#특정관리대상시설 지정, 관리 부적정

감사원은 마트와 마켓 등 6곳이 법상 특정관리대상시설 지정에서 빠졌다며 김포시에 주의를 요구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다중이용건축물 중 해당시설 연면적 1,000평방미터 이상 5,000평방미터 미만의 상점 도소매시장은 특정관리대상 시설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

김포시는 지난해 말 기준 총 419개 시설물을 특정관리대상시설로 지정해 반기별 1회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은 관내 6개소의 판매시설이 특정관리시설로 지정, 관리되지 않았고 한 상가에서 LPG가스가 누출되는 등 3곳에서 안전사고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농지무단전용 관리, 감독 부적정

감사원은 농업진흥구역에 무단으로 승마시설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 D승마클럽에 대해 원상회복을 명하고 말산업 육성법 위반으로 과대료 부과 방안을 마련하라고 김포시에 통보했다.

농지법에 따르면 농업진흥구역 내에서는 농업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를 제외한, 농업 생산 또는 농지 개량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토지이용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돼 있다.

김포시는 2012년 1월 해당 승마장에 원상회복을 명하고 지난 4일 관련자료를 검찰에 제출했지만 D승마클럽은 오히려 2개의 농지를 추가로 훼손해 불법 승마시설을 더 늘렸다.

해당 승마클럽이 승마시설 신고도 없이 사업자등록을 낸 뒤 승마동우회를 대상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과태료도 부과하지 않는 등 김포시의 대응이 안일하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