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아들, 열 남편 안 부럽다'는 말처럼 조승현<사진> 경기도의회 의원이 놀라운 예산확보 수완을 재확인시켰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해 9월 경기도와 도교육청 추경에서 이미 17억원 이상의 도비를 확보한 바 있다.

씨티21이 지난달 24일 통과한 올해 경기도와 도교육청의 일반·특별회계 예산을 분석한 결과 조 의원이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확보한 예산이 총 130억원을 넘었다.

조 의원의 소속 상임위는 보건복지위원회이다. 하지만 조 의원은 전체 128명의 도의원 중 21명만 맡을 수 있는 예결특위 위원이면서, 7명으로 구성 된 계수조정위원이기도 하다.

새정치연합 4명, 새누리당 3명으로 구성된 계수조정소위는 예산 삭감 카드를 흔들어 경기도와 도교육청을 상대로 직접 원하는 예산의 배정을 요구할 수 있는 자리다. 초선의원이 예결특위에 들어간 것이나 경기도 18조원 예산에 마지막 칼날을 댈 수 있는 계수조정위원으로 뽑힌 일 자체가 드문 일로 여겨지는 이유다.

2015년도 경기도 예산은 대다수 기초 지자체의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비와 교육예산이 당초 보다 삭감됐다. 하지만 김포지역은 계수조정 과정에서 전액 반영 또는 증액되거나, 심지어 신규 목으로 별도 예산이 확보 되기도 했다.

조 의원이 3개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직접 확보한 김포관련 예산은 총 33억 6천 7백만원이 넘는다. 조 위원 덕에 삭감 칼날을 피해 전액 반영 된 도로 건설비, 하천 정비 사업비 등  95억원은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조 의원이 확보한 지역예산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민 밀착형 동네 체육시설비(2억원) △고촌·김포농협 등 김포지역 로컬푸드 및 맞춤형 농정 사업비(5억원) △굴포천 정화사업비(2천만원) △도시 숲 조성사업비(2억원) △노인 일자리 사업비(8천 4백만원) △김포시 관내 도 지정문화재 보수비(1억원) △등산로 가로등 설치비(1억원) △옛 통진 관아 복원 용역비(1억원) 등이다.

도시가스 미연결 자연부락 소형 LPG저장시설 사업비는 타 시군에만있던 것을 김포지역도 올해 1억원 편성시켰는가 하면, 하성면 자연 장지 조성비 1억원을 마련했다. 

또 △민간·가정 어린이집 영아 보육프로그램 지원비 △중증 장애인 시설 심야 종사자 수당(2개 시설) △민간어린이집 누리과정 차액보육료(어린이당 월 3만원) 예산도 확보했다.

특히, 풍무동 지역 주민과 학생들의 대표적인 고질 민원인 도축장 악취 제거 시설개선사업비로 3억원을 배정하고, 경기도가 전액 삭감한 김포 소방대 구조장비 설치비 6천 3백만원을 긴급 편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예산반영이 불투명했던 나진천 개보수·환경조성 사업비 15억원과 초지대교~대곶 간 도로 건설비 30억원, 계양천 정비 사업비 50억원 총 95억원도 김포시의 예산요구액을 지켜냈다.

더욱이 대보천과 계약천 산책로 조성 사업비 5억원과 장곡~태리 간 도시계획도로 보상비 10억원 총 15억원을 도지사 시책추진비로 따냈다. 도지사가 내리는 쌈지돈인 시책추진비는 보통 생색내기 좋은 곳에 쓰는 게 보통이지만 조 의원은 김포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10억원을 토지보상비로 돌렸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 의원은 도교육청 예산을 무려 97억 2천 4백만원이나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노후화장실 개선사업 예산 17억원을 뺀 80억 2천 4백만원은 김포시의 대응예산이 전혀 필요없는 100% 도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편성했다. 김포시의 예산부족을 고려해 편성단계부터 도교육청 예산으로 잡도록 한 것이다.   

세부 교육예산 확보액을 살펴보면 △초중학교 긴급 보수비(15억원) △고등학교 긴급 시설 개선비(김포고·하성고 교실 LED조명 교체 : 7천 2백만원 / 사우고 교실바닥 교체 : 1억 2천만원 / 하성고 도장 공사 : 2천 2백만원 / 김포고 외벽교체 : 2억 3천만원 / 풍무고·김포고·제일고·장기고 등 학생 추락 방지 난간 설치 : 1억 3천만원) △유현초·감정초·김포초·고창초 노후 화장실 개선비(17억원) △김포고 노후 독서실 책상교체비(6천 5백만원) △풍무2지구 도시개발 사업에 따른 교실 부족 해소 - 신풍초 교실 증축비(8억 2천만원) △신도시 내 학교 교실 부족 해소 - 가현초 11개 교실 증축비(22억원) △감정지구 도시개발 내 감정1초 1차 부지 확보비(28억원)이다.

특히, 청수초 병설유치원 사업비가 상임위인 교육위원회에서 삭감되자 개원에 차질이 없도록 6천 5백만원을 예결위에서 전액 반영시켰다.

김포시의 한 예산담당 공무원은 "초선 의원이 예결특위에 계수조정위까지 들어간 전례가 없다"면서 "예산확보를 많이 한 건 물론이고 특히, 김포시의 매칭(예산 투입의) 부담이 없도록 교육 예산을 확보한 건 정말 고맙고 잘 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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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토하는 심정으로 확보했다"
인터뷰-조승현 경기도의회 의원

Q 초선이다. 어떻게 예결위와 계수조정위원으로 뽑혔나?
A 새정치 계수조정위원이 4명인데 나를 뺀 3명이 모두 재선 이상이다. 그 3명이 모두 나를 추천했다. 내가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계수조정위에 가도 상대당의 논리와 근거에 대응할 수 있겠다고 판단을 한거다. 운이 좋았다. 김포 도의원 중 예결특위를 한 사람은 나와 유영록 시장이 유일하다.

Q 어떻게 예산을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A '절대 짤리지는 말자'고 결심했다. 대부분 시군의 SOC 예산이 거의 다 짤렸다. 예결위와 계수조정위에 있으면 전체 사업예산을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양평과 동두천에서 김포에 없는 지역예산이 올라오면 '우리도 주세요'하는 식이다. 예결위원을 안 했으면 몰랐을 것이다. 자기 상임위가 아니면 다른 상임위 건은 아예 모를 수 밖에 없다. 예산항목이 9천개가 넘는다. 특히, 도교육청 예산은 편성단계부터 김포교육지원청 도교육청 담당자들과 사전협의를 많이 했다. 

Q 예결위가 얼마 동안 가동됐나?
A 본회의 예산결산특위 22일, 그 중 계수조정소위원회 12일 간 활동했다. 상임위 예결특위까지 합치면 거의 한 달인데 몸도, 마음도 지쳤다. 열흘 간은 아침 10시부터 시작해 새벽 4, 5시에 끝났다.

Q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
A 면밀하게 한다고는 했지만 시와 관련된 예산들 중에 좀 흘러간 경우도 있다. 나중에는 너무 지쳐서 그렇게 된다. 또, 선출직 의원들은 12월이 성수기인데 지역 행사를 못 챙겼다. 부지런한 사람이 게을러 졌다는 말 들을 때 많이 서운했다. 이해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은 참 어려웠다.

Q 덕분에 시민들은 예산을 얻었다. 그래도 보람일텐데.
A 도의원이 어떻게 할동하느냐에 따라 김포시 재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경기도와 도교육청 예산 전체 흐름을 파악했고, 그 예산 편성 속에서 김포시가 가져와야 할 내용들을 많이 알게 됐다. 가장 중요한 건 예산확보를 위해서는 올 봄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걸 안 거다. 가을에 하는 건 하수다. 선수는 봄부터 뛰어야 한다. 10개 상임위 중 기획재정위나 핵심 행감부서가 아니면 자기 상임위 외에 잘 모른다. 그런 면에서 참 많이 느꼈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예산 참 많이 봤다. 시청 공직자와 김포출신 도공무원, 도의원이 치밀하게 사전에 준비해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평택과 안성이 그걸 참 잘하더라. 참 부러웠고 올해는 팀워크를 다지려고 한다.

Q 교육청 예산확보액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다.
A 교육청 예산은 피 토하는 심정으로 확보했다. 화장실 관련 예산만 매칭(대응예산)이고 나머지는 매칭 비용이 전혀 없다. 김포교육지원청 이현철 과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예산은 맥을 짚는 과정인데 누구에게 물어봤더니 이 과장님이 도교육청 감사실, 예산실에 다 있었다더라. 어떻게 하면 돈이 나오는 지를 아신다. 이 과장님 개인적으로는 김포를 떠나야겠지만 김포를 위해서는 남아있어야 할 분이다. 청수초 예산이나 100억 가까운 교육청 예산은 그분이 없었으면 못했다. 머리 좋은 공무원은 많이 봤지만 저렇게까지 소명의식을 갖고 일 하는 공직자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