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시장과 개발사업 이견 못 좁혀
간부 인사 이동 분위기 쇄신 나서

정옥균 김포도시공사 사장이 임기를 11개월 남긴 채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사퇴시기는 후임사장 인선을 고려해 오는 4월 말이 될 전망이다.    

도시공사와 김포시 관계자들에 의하면 정 사장은 23일 정오께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이같은 뜻을 밝혔다.

정 사장의 정확한 사퇴이유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한 간부급 직원은 "이달 말까지는 (정 사장의 사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분위기"라며 함구했다.

하지만 정 사장의 사퇴 배경으로 유영록 시장과의 갈등을 꼽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초 유 시장은 지난해 7월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도시공사 사장을 교체하려 했지만 정 사장이 거부하며 갈등이 시작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양측은 시네폴리스, 신곡7지구, 한강신도시 Ac-07a블록  사업 등 개발시기와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였고, 지난해 9월 시네폴리스 특수목적법인 설립 출자의결 동의안이 시의회에서 부결 되자 긴장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동의안은 시의회 상임위원회인 행정복지위원회를 의원 5명 만장일치로 통과해 본회의 의결이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본회의에서 동의안이 부결되자 유 시장은 정 사장이 시의원 설득에 앞장서지 않는 등 개발사업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굳혔다는 것이다.

이후 극적으로 동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 됐지만 양측의 갈등은 봉합 되지 못했다. 이런 기류는 지난달 19일 유 시장의 신년기자회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유 시장은 "(도시공사) 사장에 대한 인사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공사가 새로운 사장 취임 후 많은 성과를 얻었지만 신규사업 계획이 많지 않다. 설립 취지를 고려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 사장은 같은 달 28일 시의회 도시공사 업무보고에서 개발사업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당시 정 사장은 "혹자는 사장이 개발사업에 굉장히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이제는 출발 해볼까 하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앞으로) 시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개발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후 오전에 지시한 일을 오후에 확인할 정도로 개발사업 추진에 열의를 보였지만 유 시장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한 발 늦은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시네폴리스 사업을 줄곧 맡아왔던 간부가 1월 초 대리 문책성 사표를 내고, 3월 초 비상임이사 4명 교체로 이사회 구성과 역학관계가 바뀌는 점도 압박 카드로 작용했다.

정 사장은 23일 간부급 직원들에게 사퇴를 알리기 열흘 전 이미 유 시장을 만나 사퇴의사를 타진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수개월 동안 만남이 없던 정 사장과 유 시장이 이달 13일은 물론, 유 시장의 이태리 출장 당일인 17일에도 연쇄 접촉하자 거취문제가 오갔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신임 사장은 공개모집 뒤 시장(2명), 시의회(3명), 도시공사 이사회(2명) 추천 위원으로 구성 된 임원추천위원회 심사 후 시장이 최종 결정하게 된다.

한편, 도시공사는 설 명절 전 인사위원회를 열었으며 23일 간부급 대부분이 자리를 이동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고 신규직원을 모집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퇴임 직전 인사발령과 직원채용에 나선 정 사장과 임기가 남아 있는 법인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유 시장 모두 적절성 논란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