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예산심의 전날까지 사업계획서·정산서 제출 안돼

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회단체들의 정산 보고와 사업계획서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먹구구식 예산 운용의 구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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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13개 법정단체와 40여개 사회단체가 각 부서에 제출한 정산서와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내년도 보조금을 분배할 계획이나, 제출 시한인 11월 30일 현재 유일하게 교통과 한곳만 소관 단체의 신청서를 접수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부실한 정산 절차는 이들이 비영리단체란 점을 고려한다 해도 “사업완료 후 1개월 이내에 사업추진 실적과 정산보고서 및 증빙서류를 담당 부서에 제출”토록 한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탈법의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당장 1일부터 정례회를 열어 내년 예산안을 다뤄야 하는 의회는 전년도 보조금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사업 계획은 타당한지, 알 수 조차 없는 상황에서 안건을 심의해야 하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보조금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주민생활지원과는 "각 실과소에 소관 단체의 내년도 보조금 신청서 제출을 수차례 독촉했다"고 말해 부서간 업무협조의 난맥도 드러나고 있다.

담당자는 “12월 사회단체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의 1차 심사를 마치고 1월에 최종 지원액을 결정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애당초 의회의 심사는 공공연하게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사업별 철저한 심의로 투명한 예산 집행 담보해야      

내년도 본예산에 상정된 사회단체 보조금 규모는 총 6억3,100만원. 사회단체보조금은 각 실과소가 본예산서에 계상한 각종 민간단체경상보조금 및 대행사업비와는 별개로 단체가 신청한 70여건의 개별사업을 보조하는 예산이다.

이 예산은 예산서상에는 총괄 형태로 기재돼 의회의 심의에서는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알 수 없다. 단위사업의 적정성, 사업의 성과, 지출비용의 정산 여부에 관해 의원이 별도로 자료를 요구하지 않는 한 의회의 '심의 권한 밖'의 예산인 셈이다.

이런 까닭은 통상 본예산(안)은 매년 12월초 정례회에서 심사하지만 당해년도 사회단체의 보조금 심사는 차년도 1월에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회단체보조금은 말 그대로 “사업비의 일부 지원”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 예산은 ‘보조금’라는 본래의 한도를 초과한 ‘총사업비’에 육박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올해 지원된 보조금은 5억7,188만원. 단체의 자부담은 3억1,273만원으로 총사업비의 1/3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회단체보조금은 행정자치부 훈령에 의거, 기초 기준액(4억7,000만원)에 직전년도 당초 일반회계예산 규모와 인구수, 자치단체 면적을 감안한 총액 범위 안에서 단체에 분배된다.

단위 사업별 평가가 누락되고 총액으로 평가되는 사회단체보조금의 심사 관행은 예산의 투명한 집행을 위해 시급히 시정돼야 할 문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