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부모는 물론 학교, 이웃이 모두 힘을 합쳐 키워나간다는 의미로 아이를 대하는 어른들의 관심이 고스란히 담긴 속담이다.

요즘 이 속담을 몸소 실천하는 마을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메트타워예미지(김포시 솔터로 22)로 주민들로, 직선거리 650m가 넘는 솔터초등학교(솔터초)로 등하교하는 학생 250여 명의 통학로 사수에 들어갔다.

▲ 빗 길을 왕복 7차선을 건너 등교하는 솔터초 학생들.

인터넷 포털을 통해 측정한 결과 예미지와 솔터초의 거리는 인도기준 665m로 성인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10분 이상이 걸린다. 이 거리를 어린 학생들이 통학을 위해 매일 오가야 하며, 무엇보다 이 지역은 스쿨-존 지정도 돼 있지 않아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의 통학로는 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미지 어른들이 나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포함한 입주민 40여 명이 ‘메트로타워예미지 학부모/입주민 통학안전지도모임’을 구성하고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에 나선 것이다.

▲ 네이버 갈무리.

이에 앞서 이들은 예미지에서 솔터초까지 교통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총 12개 항목을 도출해 냈다. 이 진단을 토대로 2인, 혹은 3인이 1조로 지난 5월부터 주 통학로인 예미지→이마트, 예미지→호반3차, 예미지→LH3단지 방향 등 교차로와 코너 등에서 학생들의 안전 보행 지도와 차량의 서행을 유도하고 있다.

또 일반도로인 통학로에 불법 주‧정차 차량에 지속적인 단속으로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함은 물론 신호위반 차량에 대한 감시도 소홀히 하지 않아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아이들은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바뀌면 바로 뛰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예미지 주민들이 학생들에게 안전지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안전지도 후 7개 점검 항목이 담긴 일일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학생과 보행자 등의 사고 여부와 정지신호 미준수 차량, 교차로 등 운전자 시야에 방해 요소(현수막 등) 설치 여부 등을 파악해 향후 발생할 위험요소에 대비한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외적으로 김포시, 김포교육지원청, 김포경찰서 등 예미지 인근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 지정과 교차로 속도제한 카메라 설치, 지그재그 차선 설치, 주변 횡단보도 고유색상 도입 등,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해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 현장점검에 나선 김포시의회 한종우, 유영숙 위원.

주민들의 안전한 통학로 조성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어울림 연구소를 통해 공모한 ‘2024 참여로 바꾸는 우리마을’ 사업에 선정돼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가지 않는 횡단보도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교통안전에서 소외된 우리 마을 아이들을 위한 예미지 주민들의 활동에 힘입어 최근 호반베르디움 더레이크 3차아파트(호반3차) 입주민들도 이곳 50여 명의 솔터초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합류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말에서 그치지 않고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예미지 어른들. 그들의 보호를 받고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신이 준 선물이 분명하다.

▲  ‘2024 참여로 바꾸는 우리마을’ 사업에 선정돼  ‘어린이보호구역에 지정되지 않는 이곳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예미지 주민들.

▲ 학교 등교를 위해 매일 왕복 7차선을 건너야 하는 아이들.

▲ 일일체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