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15억원 대응사업비 전용 편성 논란
"감사 피하려는 꼼수?…굉장히 위험한 발상"
출장비 삭감하자 타부서 돈으로 배짱 외유도

의회의 심의, 의결 내용을 무시하고 출자금을 대응사업비로 편성하려 하거나 국외 출장을 다녀 온 김포시의 행정과 공무원이 도마위에 올랐다.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노수은 의원은 23일 김포시 정보통신담당관 행정사무감사에서 "빅데이터주식회사 출자금으로 15억원을 동의해 줬는데 왜 자본금이 7억으로 되어 있나"라고 물었다.

채지인 담당관이 "지난 9월 25일 추경 예산을 확보했는데 출자금이냐, 대응사업비냐 논란이 있었다"면서 "대응사업비가 아니냐를 검토해서 행자부랑 어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 의원은 "15억을 '출자'해 준 거는 확정된 2개 사업에 대해 '증자'해 준 거다. 우리는 분명 '대응사업비가 아닌 출자 동의'를 해 준 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의원은 "출자금으로 동의해줬는데 행자부랑 상의를 한다? 심히 걱정이 된다. 시민들의 세금만 낭비하는 게 아닌가"라면서 "(빅데이터주식회사) 직원 월급만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예산 주요 지출내역을 보니 대응자금이 벌써 월급으로 소진됐다"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노 의원은 또 "(김포시의 출자) 지분 20% 이상이 돼야 출자출연기관 적용이 돼서 우리가 감사할 수 있다. 그걸 피해 가려고 (김포시의 지분율이) 14.29%인가"라고 물었다.

시의회 감사를 경계하는 민간 사업자의 입김이 작용해 출자금으로 동의해 준 돈을 담당부서가 엉뚱하게 대응사업비로 전용 편성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이에 대해 채 담당관은 "아니다. 출자금이 3억 미만이어야하는데, 당초 설립 등기할 때 올해 1억, 내년 2억 (출자)하겠다고 계획을 냈고 의회에서 의결 됐기 때문에..."라고 답하자 노 의원은 재차 "김포시 출연금이 20%가 넘으면 감사 대상이 된다. 그런 걸 피해 가기 위해 말씀한다면 정말 잘못 된 거"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답변이 겉돌자 정하영 위원장까지 나서 "지난 9월 '증자' 동의안이 상정 돼서 통과됐다. 의회에서 처리한 것은 정보통신과 사업 국비에 대한 대응 '매칭사업비로 15억에 대한 것으로 편성, 의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주식회사 출자 증자동의안으로 공유재산관리안이 올라왔고 심사보고서, 상임위, 본회의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3개 사업에 대한 국비 사업비 15억에 대해서 29억 출자동의안의 15억 범위 내에서 '출자한다'고 그렇게 (동의)한 거"라면서 "그런데 상급기관에서 얘기되고 있는 '출자냐? 대응사업이냐?' 말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행자부가 얘기하는 건 대응사업비이지, 출자, 증자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어떻게 정리할 건가?"라고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채 담당관이 "출연법 상에는 매칭사업비를 출자기관 줄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출자금 형태로 편성한 거"라고 답하자 정 위원장은 "당연한 거다. 관련법에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는 거다. 그것이 가능한 것처럼 출자 15억 증자안을 처리한 게 아닌가?"라고 재차 따졌다.

이에 채 담당관은 "매칭사업비 성격이다. 출자금은 시의 자산 성격이고 사업 수익이 났으면 이익금도 가져갈 수 있는 거다. 법률분쟁 소지도 있다. 그래서 행자부에 대응사업비 형태로 넘겨 줄수 있는 기준을 달라는 거"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다시 "의회 동의 없이 (출자금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 "2,113대의 CCTV 운영 인력이 (고작) 20명이다. 다른 지역과 신도시에 CCTV 713대를 걸어놨는데 관제요원이 부족한 게 아닌지, 관제 모니터링 요원이 적절한 건지. 41만 화소 CCTV가 아직 136대 있는데 언제 200만 화소로 올릴 것인지 이런 거를 고민 좀 하시라. 시민들은 이런 거를 바라는 거"라고 첨단 스마트 안전 사업에만 몰입해 있는 부서장의 편향을 꼬집었다.

한편, 정왕룡 의원은 국외 출장비를 전액 삭감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행정지원과의 예산으로 스페인을 다녀온 채 담당관의 의회 무시 행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채 담당관이 "다녀온 성과를 별도 보고 드리겠다. 스마트 도시 안전 모델이 세계에서 관심 갖는 방향과 맞아 떨어지는 것을..."이라며 설명에 나서자 "여전히 '문제가 없다. 할 일 한 건데 왜 문제로 거론하나' 하는 말로 들린다. 사업내용 설명을 듣고 싶지 않다. 추경 때 (관련 예산을) 삭감했던 건 속도조절을 요청한 건데 행정과 것(예산)을 끌어서 와서 (바로셀로나를) 다녀왔다? '당신(의원)들 문제 있다'(라는 말)로 해석된다"며 청취를 거부했다.

이어진 행감에서도 담당관의 중언부언 답변이 이어지자 정하영 위원장이 말을 자르고 담당 팀장의 설명을 들은 뒤 "과장님! 담당자가 정확하게 (내 질문의) 요지를 이해하고 답변하고 있다. 이번 행감에서 사업 기간을 명확히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채 담당관은 "시의 예산을 안 들이고 하기 위해 그런 것이다. 이번에 명확히 하겠다"고 해명했다.

*해당 기사가 나간 뒤 채지인 담당관은 24일 오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 및 항의했다. 반론권 보장을 위해 통화 내용을 그대로 싣는다.

"기사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시민의 예산을 출자든, 사업비로 하든 목적에 맞게 잘 써서 효과가 돌아오게 하려는 것이고, (의회가) 15억 줄 때도, 우리가 요구할 때는 대응사업으로 요구했다. 최종에 가서 의회에서 출자로 의결했다. 당시, 상황이 명확치 않았기에 법에 의해서 해야 하고, 투명하게 감사해야 하기에 상급기관과 협의하는 거다. 의회 감사 피하려는 꼼수라는데 우리는 의회가 감사하는 게 더 좋다.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으면 안 되지 않나. 기사가 의원 발언 부분만 썼기 때문에 저의 의도와 맞지 않았다. 외유 부분을 배짱 외유라고 말하는데, 마지막에 말했지만 세계스마트시티월드컵에 김포시가 초청을 받았던 거다. 국제교류업무는 사실상 행정과의 업무다. 다 그쪽에서 통괄로 집행한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이나, 자꾸 외국에 나갈 일이 생겨서 예산편성이 됐던 거다. 그래서 2회 추경 때 편성했다. 배짱이 아니고 정상적 절차를 밟아 나간거다. 의원들이 말한 것만을 정상적인 거로 하면 안 되고, 공무원 입장에 대해서도 써주면 좋겠다. 이 부분이 상위법이 없어서, 행자부도 '증자다, 대응(사업)이다' 해석을 못해주기 때문에 변호사 자문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의원들이 다 잘 한 거처럼 쓰면 안 된다. 의원들도 출자인지 대응사업인지 (당시에) 법 검토를 잘 해서 하는 게 의무 아닌가? 정확한 기준을 받으려 검토 중인데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