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150억원 증가 예상에도
복지부담·신도시 인수비 폭증

내년도 김포시 살림에 빨간불이 켜졌다. 들어올 돈은 조금 늘어나는 반면 나갈 곳과 금액은 이를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다. 일 년이 아니라 반기나 분기별로 예산을 세워야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회단체 지원 예산은 경상비 5%, 사업비 20% 삭감 또는 동결 룰이 적용됐지만 매년 벌어지는 긴축 재정에 제대로 반발도 못하는 분위기다.

각 부서별 사업비가 깎이고 직원들의 수당은 물론, 급여 지급도 어려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아쉬운 소리를 하기가 어렵다는 것.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국도비 보조 사업의 증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대통령과 도지사가 공약으로 복지를 걸고 이를 떠넘기면서 기초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크게 늘었다.

시청 예산 부서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국방비도 10%인데 올해 최초로 정부의 복지예산 규모가 30%를 넘었다"면서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국도비가 늘었는데 전체의 6, 70%가 복지 사업"이라고 밝혔다.

중앙 정부가 사업을 내려보내면서 예산을 조금만 주고, 그마저도 반부담하던 경기도까지 손을 들면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자체사업은 커녕 국도비 보조사업에 돈을 대기도 벅찬 실정이다.

김포시는 내년도 일반 예산으로 5,400여 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5,088억원보다 6.13% 늘 거란 예상이지만 용처가 정해져 있는 국도비 사업비를 빼면 실제 세입 증가분은 150여 억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당장 내년부터 추가 투입돼야 하는 한강신도시 공원, 도로 등 시설 유지, 관리비에도 못 미친다.

공원관리사업소는 내년도 공원 및 시설물 유지, 관리비로 최소 금액이라며 올해보다 80억원 증액된 150억원을 예산 부서에 요청했다. 도로관리사업소도 줄이고 줄였다며 110억원을 요청한 상황.

두 부서 요구액만 260억원이 넘지만 이마저도 한 번에 세우지 못하고 분기나 반기 예산만 반영될 가능성도 커졌다. 공공 서비스 중단을 우려할 수 있는 살얼음판 예산이다. 

여기에 영세 임대아파트 증가에 따른 가외적 복지 부담, 100여 명 가까이 증가한 공무원 인건비 부담, 인구증가에 대비한다며 미리 벌여 놓은 각종 재단의 출자, 운영비 부담이 내년도 김포시 재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도시철도 사업에 500억원은 커녕 100억원 예산도 제대로 세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년 투입되는 무상급식 예산 110억원에 대한 아쉬운 소리도 나온다. 복지가 지자체 재정과 역점사업의 목을 조르고 있는 형국이다.

시청의 한 공직자는 "기초 지자체는 (지출 수요가) 2, 30억원만 늘어도 휘청한다"면서 "세금 수입은 아주 천천히 올라가는데 보조사업에 자체사업까지 부담"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김포시의 내년도 예산안은 법정 기한인 오는 21일까지 시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당초 시의회는 법정 기한 일주일 전 예산안 제출을 요구했으나 국도비 내시가 늦게 내려와 빨라야 내주 초에나 의회에 전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