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시 추진 권역별 대읍대동(책임읍면동)제

선정시 6개 대읍·동 7개 일반 면·동으로 재편
미니 구청 4급 책임읍·동장이 인·허가도 처리

김포시가 현행 3읍·3면·7동 행정 단위를 6대읍·동 7일반 면·동으로 개편하는 책임읍면동제 실시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시 전체를 6개 권역별 행정구역으로 묶어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으로 행정 서비스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책임읍면동 또는 대읍대동(大邑大洞)은 현재 읍면동이 맡고 있는 기존의 204개 사무 외에도 100건의 국가위임사무 등을 맡게 된다. 사실상 미니 구청(區聽)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되는 것이다.

책임읍면동제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조직 개편 계획으로 '시(市)-일반 구(區)-읍면동' 중층 구조의 행정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2~3개 동을 대동(大洞)으로 권역화하는 구상이다.

앞서 행정자치부, 인사혁신처, 법제처는 지난 1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업무계획 보고에서 이런 방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다.

2~3개 읍·동 가운데 중심 읍·동이 '복지·안전·도시관리' 등 주민편의 행정서비스를 일괄 제공하고, 나머지 읍면동은 지위를 유지하되 점진적으로 기능을 중심 읍·동에 넘겨주게 된다.

기존 읍면동보다 행정·예산·운영의 자율권을 대폭 부여받되 성과에 책임지고 '시-구-동'으로 이어지는 현재 3단계 행정 체계는 '시-동' 2단계로 간소화된다.

현재 전국에서 시흥·군포·원주시 등 1, 2차 신청, 접수로 7개 선도 지자체가 선정돼 조례·규칙 개정을 거쳐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해당 지역의 조직이 개편될 예정이다. 정부는 책임읍면동 희망 지자체의 신청을 추가로 받고 있으며 김포시도 최근 행자부에 기본계획을 제출했다.

6일 행자부의 3차 추가 설명회에는 전국에서 30여 곳의 지자체가 몰렸으며 이중 이미 신청한 김포시를 포함해 20여 지역이 신청서를 최종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에서 5개 지자체를 추가 선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종 경쟁률은 4대 1이 될 전망이다. 행자부는 3차 추가 선정 지자체도 조례 개편 등 절차를 마치고 내년 후반기 시행을 목표로 잡고 있다.

김포시의 '책임읍면동제 시범실시 추진계획'에 따르면, 시는 역사적, 사회적, 지형적 동질성이 있는 지역을 권역화하고 향후 도시개발계획에 따른 인구유입을 반영, 권역화 시 관할구역 최대한 정형화를 추진 방향으로 잡았다.

올해 5월 말 기준 김포시의 인구는 36만 여명으로 행정 수도인 세종특별시와 청원군을 합병한 청주시를 제외하고 인구증가율 전국 최고다. 이를 반영해 김포시는 최근 4년 간 장기, 구래, 운양동사무소를 신설했고 마산, 감정동사무소도 개청할 계획이다.

5년 뒤면 인구 50만을 넘겨 일반 구청 신설 조건도 되지만 정부의 권역별 책임읍면동제 추진 흐름에 맞춰 타 지자체보다 앞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당초 김포시는 읍면을 뺀 동지역 3개 권역화만을 신청하려 했으나 행자부의 전 지역 권역화 요청을 받아들여 범위를 넓혔다. 김포시의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관내 전지역을 책임읍면동으로 권역화하는 전국 최초 사례가 될 전망이다. 김포시가 행자부로부터 책임읍면동 시행 지자체로 선정될 수 있는 유력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포시가 도시계발 계획, 인구현황을 고려해 신청한 권역은 통진·월곶·하성 1권역(인구 41,529명), 양촌·대곶 2권역(35,606명), 김포2·구래·운양 3권역(87,591명), 김포1·장기 4권역(88,301명), 사우·풍무 5권역(65,698명), 고촌 6권역(25,797명)이다.    

이중 통진읍, 양촌읍, 김포2동, 김포1동, 고촌읍이 책임동(대읍대동)이 되며 기존 고유사무 외에 위임사무와 강화·지역특화 사무를 처리하는 미니 구청 역할을 맡게 된다. 사우동, 풍무동 5권역 책임동은 유동적이다.

책임동은 4급 서기관 국장이 읍·동장을 맡고 그 아래에 총 정원 50명 이하의 주민자치과(총무·주민생활·행정민원팀), 복지과(자원발굴·통합조사·현장방문팀), 안전환경과(재난관리·가로정비·환경위생팀) 3과 9팀을 둘 계획이다. 현재 읍면동장이 5급 사무관 과장인 점을 감안하면 국장 6, 과장 12 자리가 추가로 늘게 된다.

김포시는 책임동제 행자부 신청 전 읍면동과 시의원들의 의견을 받았다. 이들은 주민밀착, 현장행정으로 시민만족도가 올라가고 무엇보다 지역의 현안을 지역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포시의 책임동제 실시는 전적으로 행자부의 직원 정원 조정에 달려 있다. 준 구청, 미니 구청의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직원 증원이 필수지만 지금도 타 지역에 비해 정원수가 턱 없이 적다. 

김포시의 4월 말 인구수는 34만여 명으로 공무원 정원은 886명이다. 인구수가 유사한 광명시의 공무원수는 983명, 광주시는 960명이다. 인구수가 20만여 명인 이천시의 공무원수 919명보다도 적다.

김포시 행정과 관계자는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본청에는 시청만 할 수 있는 업무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책임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 모든 건 (행자부의) 정원 조정이 전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