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적체 해소 명분 획일적 밀어내기
이미 나간 국과장도 자리보전 불투명
낙하산 인사 산하기관 역량약화 지적

김포시청 인사철 아니, 명퇴철이 돌아왔다. 간부 공직자들의 명예퇴직을 놓고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필요악이라는 의견과 함께 획일적인 밀어내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김포시 인사는 9월 22일자 정원 증원, 과장급 직제 신설·승급 등 조직개편, 정기 명예퇴직 신청기간, 명퇴 뒤 기존 산하기관과 재단에 재취업한 국과장들의 정년이 맞물리며 공직 내외부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거론되는 과장 승진 자리는 무보직 국장(4급, 서기관) 보직 배정을 위한 국장 명퇴 1명과 함께 과장(5급, 사무관) 직제 신설·승급 3명, 기존 명퇴자 1명, 청소년육성재단 3명, 복지재단 1명, 신설될 문화재단 1명 등 최소 10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최근 시청 내외부는 명퇴 대상과 수위를 놓고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김포시가 승진 인사 폭을 더 키우기 위해 명퇴 대상자를 늘려잡고 있다는 말이 돌면서 당사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여기에 외부기관 재취업을 조건으로 지난 3월 명퇴했던 과장 2명의 거취도 불명확해지면서 그나마 명퇴를 고려했던 간부들의 움직임도 자취를 감췄다. 해당 명퇴 과장 중 한 명은 최근 시를 방문해 내락됐던 자리가 불투명해진 상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명퇴 뒤 유관기관에 재취업했던 한 국장도 당초 3년 임기가 약속됐지만 법률 개정으로 1년만에 사퇴할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취업 기관의 임기마저 보장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자 명퇴를 고려했던 간부들이 명퇴신청서를 다시 호주머니에 집어넣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자 명퇴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겉으로는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한 명예퇴직이라지만 실상은 위아래 눈치보기가 민망해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불명예퇴직이라는 불만이다.

시청의 한 간부공무원은 "한 때 40대 국장이 나온 적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옛날 얘기"라며 "획일적으로 명퇴를 시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명퇴가 아니라 정년퇴직을 인정하면서 조직운영을 고려할 때"라고 주장했다. 언제까지 계속 명퇴를 시켜야 인사적체가 해결되겠냐는 반문이다.

시청 인사와 맞물려 매년 반복되는 시청 명퇴 국과장의 산하기관 재취업도 논란이다. 김포도시공사의 경우 시청 국장 2명이 명퇴 뒤 재취업했고 김포시 출연 복지재단과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와 사무국장도 국과장 자리로 굳혀져 내부 인사길이 막힌 해당 기관 직원들의 불만도 높다.

각각 시설관리, 개발, 복지, 청소년, 문화 등 공공성의 전문화를 명분으로 설립됐지만 막상 시청 명퇴 공직자의 낙하산 자리가 되면서 당초 설립 취지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관리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변화의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김포도시공사는 최근 본부장 2명, 팀장 2명을 공모하면서 당초 시청 출신 공직자가 맡았던 도시개발본부장(구 경영사업본부장)과 팀장에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노조에서는 기존 개발사업 진행 경험으로 내부 역량이 강화됐고 외부 영입 전문가들의 비위 사건도 끊이질 않는다며 시설관리본부장과 팀장 한 자리는 내부 승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관내 한 예술단체 간부는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공무원 출신 비전문가가 임기를 때우기 위해 낙하산으로 나려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시청 인사야 거기서 알아서 하는 거지만 재단들만이라도 그 분야 전문가들에게 제대로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