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툼한 토스트 토핑을 부쳐내는 곽상무 씨.

"아, 토스트에요. 토스트" 먼저 말을 꺼낸 건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거듭 당부한 아네모네 여사였다. "오늘, 토스트 백개 정도를 만들어 주기로 했어요. 토핑이 두꺼워서 오래 부쳐야 해요."(웃음)

중년 남녀, 두 사람은 부부다. 곽상무 씨 부부는 지난해 6월부터 커피 푸드트럭을 구해 주말 장사를 시작했다. 푸드트럭의 이름은 'Cafe 모네'. 아내가 좋아하는 아네모네 꽃에서 이름을 따왔다. 한강하구와 서울의 한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봉성리 소공원에 자리를 잡은 부부는 눈, 비가 내리지 않으면 꼭 장사를 나선다.

"원래는 우아하게 커피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손님이 큰 차를 댈 데가 없어 점심을 못 먹고 다닌다고, 바쁠 때 먹을 수 있는 토스트를 해달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아저씨(남편) 하고 두 달 동안 서울의 유명한 토스트집은 다 다녔죠. 그렇게 만든 토스트에요. 비법이 꽉꽉 믹스 된."

사실 부부는 누구나 처럼 장사가 처음이다. 남편은 특수용접사로 월급도 쎘고 잘 나갔다. 하지만 2년 전. 소변이 잘 안 나와 병원을 찾은 남편에게 의사가 말했다. "말깁니다. 전립선암 4기요." 말기였다. 이미 임파선과 척추까지 모두 전이 됐다는 의사의 사전고지, 사망선고였다.

그때 남편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러다가 언제 갈지 모르죠. 그래도, 갈 때 가더라도 주위에 봉사하자고 아내와 다짐했어요. 장사하면서 몰랐던 세상살이를 많이 알게 됐죠. 아내랑 같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웃음)
 
그렇게 남편은 원주 소쩍새마을, 일산 홀트학교로 수십년 봉사를 다니던 아내와 장사를 나서게 됐다. 또 그렇게 부부는 남녀노소 장애인이 한 가족으로 지내는 가연마을에 토스트 부침질을 오게 됐다. 

연신 토핑을 젓던 남편이 한 마디를 더 던졌다. "토스트는 거품이 날 때까지 달걀을 저어야 씹는 맛이 좋아요. 토핑 하나 만들 때마다 팔목이 저리지만 그래도 이럴 때 기분이 좋습니다." 

이날 토스트 나눔에는 김포 커피안 바리스타학원 강경훈 대표가 커피와 차를 가져와 번개 봉사에 동참했다. 또, 신명순 김포시의회 부의장과 OA사무기기마트 남성숙 지점장 등도 일손을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