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가격 과다 책정 뒤 풀옵션으로 꽃단장
구입·관리 총체적 부실···도덕적 해이 심각

돈이 없다며 비명을 지르던 김포시 공직자들의 말이 관용차 구입에서만큼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구입 과정에서 가격을 과다하게 책정한 뒤 최고급 차량을 구입하고, 각종 세금 체납은 물론, 의무보험조차 가입하지 않고 운행되는 차량도 있었다.

김포시가 권오준 시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김포시 관용차 239대 중 환경개선부담금이나 자동차세를 체납해 압류당한 차량은 전체의 17%인 40여 대였다. 김포시가 자기 소유 차량에 압류를 거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또한, 책임보험과 일반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무보험 차량과 차량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행하는 차량도 3대나 있었다.

더욱 문제는 구입금액이다. 예산을 높게 세워놓고 거기에 맞춰 풀옵션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관행이 이어져 온 것. 최근 3년 간 구입한 관용차 중 1대당 1천100만원인 모닝승용차 6대를 구입하면서 1천500만원에서 2천500만원까지 예산을 세워 구입한 뒤 내비게이션과 선루프를 장착했다.

1천735만원이면 살 수 있는 아반떼 승용차는 1천937만원을 주고 운전석 통풍시트까지 갖춘 최고 사양으로 구매했다. RV 차량 역시 3천315만원을 들여 선루프와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최고급 사양의 싼타페를 샀다.

한 부서는 2012년 이동방제차 구입 예산으로 6천만원을 세운 뒤 3천780만원을 집행하고 잔액으로 또 다른 차량을 구입했다.  

같은 차량도 부서마다 구입예산이 제각각이었다. 모닝 승용차의 경우 1천300만∼2천500만원, 싼타페는 3천100만∼3천500만원 등 예산책정이 주먹구구식이었다. 차량구매를 신청하는 부서나 예산을 세워주는 정책예산담당관도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다.

권오준 시의원은 "카니발을 휘발유 차량으로 구입했는데 아무리 부자여도 휘발유 카니발을 사지는 않는다. 소형 관용차에 썬루프까지 장착했다"면서 "다른 지자체에 비해 차량이 지나치게 고급화 돼 있다. 과도하게 예산을 반영한 뒤 남는 돈을 타항목으로 전용하는 사례"라며 김포시 공직자들의 남다른 풀옵션 사랑을 꼬집었다.

김포시 관계자는 "관용차량은 (김포시) 본청과 읍면동사무소, 각 사업소에서 필요할 때마다 예산을 세워 올리고 (시의회에서) 통과되면 구매하게 된다"면서 "압류는 다 푼 것으로 안다. 앞으로 차량 구매는 물론, 관리하는 부서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