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들 "규모 줄여서라도 하게 해달라"
김포시 "11월까지 단속…철거도 고려"
일부 노점상 "할꺼면 제대로 철거해라"
횟집-노점에 이어 노점 간 갈등 양상

"가져가려면 다 가져가야지. 인력낭비다. 이 인원으로 단속 나와서 뭘 하나. 현수막 떼고, 솥단지 두 개 가져간다고 장사를 못 하나. 철거도 안 하면서 계도는 왜 했나. 할거면 싹 다 철거해라"  

추석 대목을 앞둔 4일 오후 대명항에 김포시청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항구 입구 주차장부터 줄지어 늘어선 포장 노점을 돌며 현수막을 떼고 영업 여부를 확인했다.

단속 대상 14개 노점 중 3곳은 이미 집기를 뺀 상태였고, 몇 곳은 포장을 닫은 체 영업을 하지않았다.

하지만 일부 노점은 왕새우(흰다리새우)튀김을 조리하다 적발 돼 조리용 솥 등을 압수당했다. 생물 새우를 판매하는 노점 두 곳은 이날 지도, 검검이 식품위생법에 국한 돼 단속을 피했다.

하지만 묘한 상황도 목격됐다. 대다수의 노점상들은 단속반 주위를 서성이며 상황을 지켜봤지만, 유독 한 노점상은 단속반에게 "할거면 옆에 노점까지 싹 다 철거하라"며 오히려 철거를 종용했다.

노점상 A모씨는 "우리도 노점이 불법인 건 인정하지만 기협형은 아니다. 먹고 살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면서 "대명항 상가번영회에 사과하고 조리와 주류 판매를 안 하는 등 점포 규모를 줄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점상 B씨는 "정상적으로 장사를 하고 싶어도 들어갈 자리가 없다"면서 "이미 점포를 얻은 한 노점이 우리가 다 철거 되면 자기 가게의 매상이 확 오를 거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철거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일부 노점상들은 시청과 노점상, 상가번영회 간의 유착과 단속 형평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노점상 C씨는 "횟집들이 어제까지 영업장 외 영업을 했는데 오늘은 자리를 피지 않았다. 또 일부 노점은 단속 전 짐을 빼거나 문을 닫았다는데 (단속 사실을) 미리 알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시청에서 식당의 호객행위와 불법간판, 불법주차는 단속하지 않고 우리만 못살게 군다"고 말했다.

노점상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주차장과 관련, 한 상인은 "땅주인과 노점들이 임대계약을 맺었다. 땅주인이 원할 경우 노점을 철거하고 월세를 내는 조건인데, 월세가 1년씩 밀려 땅 주인도 철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과 노점상, 주민들에 따르면, 대명항에 수산물 관련 노점상이 등장한 시기는 4년 전부터다. 한 노점상이 들어선 뒤 새우튀김을 팔아 돈을 제법 번다는 소문이 돌자 유사한 노점이 줄지어 들어서고, 생물 왕새우를 판매하는 노점까지 등장했다.

그러자 인근 횟집 상인들은 매출이 떨어진다며 시에 민원을 넣고, 횟집으로 구성 된 대명항 상가번영회와 노점상 간 갈등이 시작됐다. 또 최근에는 미리 점포를 구한 노점과 가게를 얻지 못한 노점들 간에도 시청의 단속을 놓고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편, 김포시는 오는 11월까지 대명항과 그 주변 지역의 불법 노점상 단속 실시한다. 수산물 성수기인 9월부터 11월까지 단속반을 투입해 노점상의 영업행위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시청 담당자는 "오늘은 식품위생법 위반 단속으로, 시청 직원 27명이 나와 조리기구와 가격표시판을 압류했다. 앞으로 건축법, 도로교통법, 농지법과 관련해서도 수시로 단속을 나올 예정"이라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관계부서 합동으로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