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지방재정법' 내년부터 적용
법령 근거없는 단체에 지원 못해
예총·녹김협등 수십개 단체 해당 
사업비지원도 조례에 근거 있어야

오는 11월 개정 지방제정법이 시행되면서 내년부터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없으면 지방자치단체의 민간단체 '운영비' 지원이 금지된다. '사업비' 지원도 2016년부터는 지출근거가 조례에 직접 규정되어 있는 경우로 제한된다. 

또한, 사회단체보조금 예산 과목은 없어지며, 김포시 등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단체보조, 민간행사보조, 민간경상보조, 민간자본보조, 사회복지보조, 운수업계보조 등 지방보조금 관리 기준을 마련해 민간보조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새마을운동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 등 법령에 의해 설립된 사회단체를 제외한 대부분 민간단체들의 상근직원(사무국장, 간사 등) 인건비, 사무실 임차료, 공과금, 사무관리비 등 운영비 지원이 전면 중단된다.

올해 기준 김포시의 사회단체보조금이나 민간경상보조금 등으로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받은 민간단체는 김포예총, 녹색김포실천협의회, 김포사랑운동본부, 김포시여성단체협의회, 하천살리기추진단, 장애인단체, 복지단체 등 최대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관례대로 김포시의 지원 받았던 민간단체 중 상당수가 당장 내년부터 지원이 끊기게 돼 활동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관내 단체 중 가장 직원수가 많은 체육회까지 급여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김포시 체육회·생활체육회·장애인체육회의 직원은 20명으로 4명은 경기도에서 16명은 김포시에서 인건비 지원을 받고 있다.

관내 한 단체의 사무국장 A모씨는 "추석 뒤 열리는 전국협의회에서 중앙부처에 이의신청을 내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우선은 김포시의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우리 단체의 지원을 위한 법률을 별도로 만들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단체의 직원 B씨는 "내년부터 인건비 지원이 안 된다는 말이 있어 상급단체에 확인한 결과, 유사한 법률에 따라 지원이 가능한 지 이미 유권해석을 중앙부처에 의뢰했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조례가 있어서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해도 월급을 안 주는데 누가 사업을 진행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포시청 각 부서의 고민도 깊다. 이달부터 내년도 예산을 짜야하는데 운영비를 안 주자니 단체의 반발이 뻔하고, 예산을 세워 집행하면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담당자가 형사고발 될 수도 있어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청 B과장은 "지난달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운영비 지원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가지로 고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위수탁으로 업무를 넘기거나 강사료로 지급하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지만 그 자체가 편법이 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 예산부서 관계자 C씨도 "개정 지방재정법에 따르면, 사업비는 지자체의 조례에, 인건비 등 운영비는 법령에 명확한 근거가 없으면 지원을 못하게 됐다"면서 "어거지로 예산을 편성할 수도 있겠지만 집행을 못하게 해놔 사실상 안행부와 기재부가 법정 지원단체 외에는 지원이 불가능하게 막아놨다"고 말했다. 

한편, 안전행정부(장관 정종섭)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고, 지방자치단체의 민간보조금에 대해 보조사업 선정단계부터 사후평가까지 투명성을 더 높이도록 관련 법령 및 규정을 개정,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지자체가 지방보조금 기준 등을 조례로 정해 자율적으로 운영해 왔지만 자치단체가 각종 사회단체 등의 지원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아 보조금 지원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사업 대상 선정 및 운영상 문제점들이 지적돼 왔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안행부는 지난 5월 28일 개정 지방재정법을 공포했으며, 주민 등 민간인이 4분의 3이상 참여하는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민간인 위원장)'의 심의를 거쳐 보조금 예산의 편성 및 보조사업의 지속 시행 여부 등을 결정토록 했다. 또한, 지방보조금으로 민간단체 등의 운영비를 지원할 수 없도록 했고, 부정하게 보조금을 지원받는 사업자나 그 사실을 알면서 보조금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했다.

개정된 지방재정법에는 이외에도 무분별한 투자로 인해 지자체의 재정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과 투자심사를 거치지 않고는 예산편성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더불어 대규모 축제·행사와 공모사업을 유치·응모할 때는 사전에 '지방재정영향평가'를 거치도록 했다.

아울러 지자체가 예산편성과정에서 들어온 주민의견은 지방의회에 전달하고, 성과중심의 예산운용을 위해 성과계획서 작성과 주요 재정사업 평가를 실시, 재정운용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안전행정부는 지방재정법 개정내용에 대한 세부기준을 반영한 '2015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훈령)'을 7월 30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