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적자에다 직원들의 불협화음 등 경영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임 사장이 물러난 김포도시공사의 후임 사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현안 많은 공사의 나침반 없는 경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포시가 12월 대선 등을 이유로 사장 선임을 연말이나 내년 초로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시가 특별한 이유없이 사장 선임을 미루는 데는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시는 지난달 중순 전임 사장이 사표를 낸 뒤 지난 11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자본금 순위 100대 기업 임원급 이상의 경력 3년 이상이거나, 중앙정부투자기관 및 광역단체 공기업에서 본부장급 이상으로 5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는 경우 등을 응모기준으로 정해 지난 24일까지를 시한으로 하는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2명 이상이 지원해야 할 사장 모집에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출신 1명만이 응모하자 이를 핑계삼아 추가 모집공고를 내지 않고 기존 절차를 백지화하는 대신, 연말 대통령 선거 이후에 다시 채용공고를 내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진행중인 2조원대의 시네폴리스 사업이나 90% 이상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학운산업단지의 분양조건 변경, 계룡리슈빌 등 아파트 사업 부진에 대한 대책마련, 막대한 재정적자 해결방안 등 시급한 현안들이 모두 뒤로 미뤄진 상황이다.

현재의 4본부 1실 9팀 체제인 공사를 2본부 1실로 줄이려던 공사의 구조개혁안 역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사장 선임을 늦추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러다간 공사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공사 관계자도 "아예 공고를 내지 말든지 해야지 모양이 이상하게 됐다. 선출절차가 지연되면서 시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면서 분위기만 더욱 어수선해지고 있다"며 "외부영향 없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여서 시기를 늦추는 것일 뿐 다른 배경은 없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 역시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현수/경인일보김포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