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학년 73개팀 230명 학생들이 한마디씩만 해도 장내가 떠나갈듯 할텐데 … 나름대로 개발하고 익힌 요리삼매에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 어때요?
"좀 싱겁다."
"이 야채랑 햄이랑 같이 드셔야죠. 맛있잖아요?"
"같이 먹으니 좀 낫네."

"선생님, 저희 것도 잡숴보세요".
"음~ 맛있다. 시집가도 되겠다."
"와~~♬"

"이건 왜 구멍이 뽕뽕 났냐?"
"재료가 떨어졌는데 … 실패했어요."

꼬마 요리사들은 조리대를 순회하는 선생님들의 품평에 환호와 낙담이 교차했다.

'김치야채볶음 오무라이스', '떡갈비 스테이크와 새콤달콤 과일샐러드', '주머니 김치볶음밥과 과일 샌드위치', '단호박찜 영양밥', '슈퍼김밥과 피자맛 샌드위치', '낙지전골', '생새우의 절묘한 만남', '찬밥 강정과 애플슬러시', '삼색수제비와 까나페' … 다양한 음식만큼 열중하는 아이들의 표정도 각색이다.

지난해 요리왕에 등극해 일찌감치 그럴듯해 보이는 '작품'을 완성하고 친구들의 요리를 품평하는 여유팀, 엄마를 졸라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마침내 인정받았다는 열성팀, 재료만 있으면 어떤 요리든지 만들 자신이 있다는 자신만만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가했다는 깍두기팀 …

본선에 오른 작품들은 따로 교사들의 시식을 거쳐 종합 심사를 받았다. 맛과 데코레이션, 조리과정을 종합해 스티커를 붙여 최고 요리를 선정했다.

"이게 맛있네요. 저희반이에요. 보기보다 맛이죠?"
넌지시 자기반 아이들의 작품을 자랑하는 담임교사들의 '로비'도 살짝 끼어든다.

"미각은 물론 시각도 중요하다"고 전제한 류시호 교감은 "작년보다 종류가 다양해졌다. 평소 집에서 해먹지 않는 조리법으로 손이 많이 간 음식에 스티커를 붙여주고 싶다"면서 "결과보다 함께하는 축제"라고 의미를 뒀다.

스테이크는 직접 구웠는데 소스는 만들기 어려워 샀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아이.
자기집이 음식점을 하기 때문에 그 맛을 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된다는 아이.
집에 선물로 들어온 전복이 있어서 엄마 몰래 재료로 선택다는 아이.
밖에서 시식하려면 뜨거운 국물이 좋을 것 같아 전골을 메뉴로 선택했다는 아이.
맛있는 밥이 요리의 기본이라며 돌솥에 영양밥을 안치는 아이.

모두 서로서로 맛을 보이는데는 후했다.

하나의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아이들은 며칠 동안 친구들과 팀을 짜고 재료와 조리용기를 분담하고, 조리법을 되새기며 준비했을 것.

화창한 가을날 오후, 장만하고 나눠 먹는 일의 수고와 즐거움을 맛본 모두가 요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