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암살자였던 존 크리시(덴젤 워싱턴)는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고통스러워합니다. 알코올중독자가 된 전직 암살자는 이제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예전 동료를 찾아 멕시코시티에 오게 됩니다.

사업가들을 경호하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동료 레이번(크리스토퍼 워큰)은 크리시에게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줍니다. 전직 암살자와 어린 소녀, 별로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지만 크리시는 어쩔 수 없이 어린 소녀의 경호를 맡게 됩니다.

말이 없는 무뚝뚝한 흑인 보디가드와 쉴 새 없이 조잘거리는 어린 소녀, 도저히 가까워질 수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가게 됩니다. 피타(다코타 패닝)의 숙제를 도와주던 크리시는 웃음을 되찾게 되고 피타와 좀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아빠의 권유로 피아노를 배우기로 한 첫날, 피아노 교습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 유괴범들이 그녀를 향해 다가옵니다. 직감적으로 피타가 위험에 처한 걸 알게 된 크리시는 온 힘을 다해 유괴범들과 맞서지만 결국 범인들의 총에 맞아 쓰러집니다.

유괴범들은 쓰러진 크리시 곁에서 울부짖는 피타를 납치해 데려갑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깨어난 크리시에게 피타가 유괴되었고 범인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은 크리시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범인들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맹세를 합니다.

크리시는 결코 웃을 수 없었던 과거의 자신에게도 따뜻한 심장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피타를 해친 범인들을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제 크리시와 유괴범들 사이의 전쟁만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괴한들에게 납치되고 이제는 소녀의 충실한 보디가드가 된 전직 암살자는 범인들의 총격을 받고 쓰러집니다. 힘든 고비를 넘고 깨어난 보디가드는 소녀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듣고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범인들을 하나씩 찾아내 처절한 응징을 합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줄거리지만 두 시간 반이 넘는 긴 시간동안 관객들을 잡아둘 수 있었던 건 덴젤 워싱턴이라는 묵직한 배우와 다코타 패닝이라는 깜찍한 소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덴젤 워싱턴은 술에 취해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전직 암살자의 모습에서 수영경기에서 우승한 소녀를 안아 올리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소녀의 복수를 행하는 모습까지 너무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아이 앰 샘>에서 나이에 걸맞지 않게 멋진 연기를 선보였던 다코타 패닝도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맨 온 파이어>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사업 때문에 바쁜 아빠와 엄마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피타는 자신의 새로운 경호원 크리시를 본 순간부터 크리시와 자신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맨 온 파이어>는 액션영화이면서도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뛰어난 영화입니다. 오히려 화끈한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에겐 지루하다는 느낌을 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섬세한 감정묘사와 독특한 영상으로 하여금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