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법은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자를 「사업시행자」라고 명명하고 있으며,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는 자는 ①국가, ②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공공단체, ③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은 사인(私人)이다.

국가가 사업시행자로서 사업인정을 받게 되면 협의취득의 주체로서의 지위가 아닌 공용수용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국가 이외의 사업시행자가 사업인정을 받는 경우에도 이러한 수용권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수용권의 주체에 관한 논의
사업시행자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공공단체 또는 공무수탁사인인 경우의 문제로써 공무수탁사인이 수용행정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이다.

토지보상법은 수용의 효과를 야기하는 자는 국가로 하고, 수용의 효과를 향유하는 자는 사업시행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수용권이 수용효과를 야기하는 능력인지 수용효과를 향유하는 능력인지 또는 수용의 본질이 박탈인지 취득인지에 따라 ‘국가수용권설’과 ‘사업시행자수용권설’ 등의 학설이 있다.

▲국가수용권설
수용의 본질은 원인행위에 중점을 두어 재산권의 박탈에 있다고 보며 수용권은 수용효과를 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본다. 따라서 개인소유 토지를 수용할 수 있는 국가적 고권은 국가만이 가지며, 국가 이외의 사업시행자는 수용청구권을 갖는 것에 불과하다는 학설이다. 

▲사업시행자수용권설
수용의 본질은 결과행위에 중점을 두어 재산권의 취득에 있는 것이며 수용권은 수용의 효과를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본다. 따라서 수용효과를 궁극적으로 향유하는 사업시행자가 수용권의 주체라는 학설이다.

○관련 판례
대법원은 (1992.12.11, 92누5584)판례에서 『재개발사업시행인가로 인하여 시행자인 피고조합은 토지수용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상토지에 대한 수용권을 가지게 되므로 사업시행인가 이후의 관리처분 등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이 사건 수용재결처분의 적부를 다툴 수는 없는 것이니 관리처분 등의 하자를 이유로 수용재결처분의 적부를 다투는 논지도 이유 없다』고 판결하고 있고,

(1987.9.8, 87누395) 판례에서는 『사업인정의 법적 성질을 수용권을 설정하는 특허로 봄이 통설이다』라고 함으로써 「사업시행자수용권설」을 지지하고 있다.

수용의 본질은 「취득」에 있으며, 수용권은 수용을 통한 이익(공익)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또는 국가는 사업인정을 통해 사업시행자에게 수용권을 설정하여 준다고 보면 사업인정을 받은 사업시행자가 수용권의 주체가 됨은 분명하다.

이는 오늘날 공무수탁사인을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인정함과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사업시행자수용권설」이 타당하며 국가 이외의 사업시행자도 사업인정을 받게 되면 수용권자의 지위를 갖게 된다.

다만, 사업인정을 통해서 사업시행자에게 수용권이 설정된 이후에도 임의적으로 수용권을 실행하지 못하게 하고, 별도의 수용 효과를 발생시키는 수용재결권을 독립된 합의제 행정관청인 ‘관할토지수용위원회’에 부여한 것은 국가가 계속적으로 공익과 사익의 이해조절에 관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지위
법적 지위라 하면 법적 위상을 말하며 중심은 어떠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그리고 권리의 반면에는 의무가 존재한다. 따라서 ‘권리와 그 권리구제’, ‘의무와 의무위반에 대한 책임’을 우리는 법적 지위라고 하며 책임에는 민사상 책임, 행정상 책임, 형사상 책임이 있다.

수용권자는 사업을 위해 필요한 토지 등의 재산권을 취득할 권리인 수용권을 가지며(토지보상법 제20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인정되는 권리(타인토지 출입·측량조사권, 대집행권 등)가 있다. 그의 반면에 손실보상의 의무 등을 지게 된다.

이러한 권리는 사업주체로서 가지는 것이므로 사업이 이전되면 사업과 함께 승계인에게 이전되며(토지보상법 제5조 1항), 사업시행자는 사업의 신청, 재결의 신청, 의견서의 제출 등의 행위를 함에 있어서 변호사 또는 그 밖의 자를 대리인으로 할 수 있다(토지보상법 제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