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결과 시내 주요지점에 설치된 승차 대기소는 초기에 선점한 기사들이 동아리를 결성한 후 전화기, 의자 등 필요 시설물을 보완해 전용하면서 대기소로 들어오는 외부 택시의 주차를 노골적으로 막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동호회 기사들은 후발 이용자들에게 공용을 전제로 한 권리금을 요구한 후 이를 거부하면 해당 대기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물리력까지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택시기사 이모씨는 "10년 이상 무사고 운행을 인정받아 2006년에 개인택시를 배당 받은 후 주 운행지역을 시내로 옮겼는데 공용 승차대기소를 이용하려다 수차 권리금 상납을 요구 받았다”며 "선점을 이유로 기득권을 행사하는 잘못 된 행태가 폭력으로 느껴졌다”고 폭로했다. 

특히 이씨는 이의 개선을 위해 시와 개인택시조합에도 이 같은 부당 사례를 고발했지만 “오히려 부당 행위가 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답해했다.

이씨는 본인이 겪은 부당함은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지만  “멱살잡이를 당하고 억울해하는 후배들을 보면 분노를 참기 힘들다”며 잘 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공론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같은 택시운전자 동호회의 비상식적 횡포에 따른 시민 불편 제보도 잇따랐다.
며칠 전 급히 사우동에서 양촌면까지 택시를 이용한 시민 박모(사우동)씨는 “목적지가 택시승차대기소 근처여서 하차를 원했는데 거부해서 물었더니 대기소를 이용하려면 권리금을 내야 한다는 아리송한 얘기를 하더라”며 “이상해서 알아 본 결과 해당 대기소는 특정 기사들이 비용을 분담해 설치한 사유물 이었다”며 시민 불편을 볼모로 한 택시기사들의 편협한 운행 행태를 고발했다.    

또다른 시민 김모(사우동)씨도 “일요일 낮에 동네입구 택시승차대기소에서 20분 이상을 기다려도 빈 차가 들어 오지 않아서 콜택시를 불렀는데, 안내자가 특정 택시들이 이용하는 곳이어서 해당 대기소에는 일반 택시를 보낼 수 없으니, 승차 대기소 인근에서 타라는 안내에 황당했다”며 공공시설물의 허술한 관리시스템 문제를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교통지도과 담당자는 “법적으로 택시승차 대기소 설치 기준은 없으나 시민편의를 위해 시내 주거 밀지지역 인근에 5개를 설치했고, 별도 관리는 하지 않는다”며 "해당 대기소 기사들이 회비를 조성해서 청소도 하고 필요한 시설물도 설치했기 때문에 뒤늦게 이용하려는 기사들에게도 일정 비용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담당자는 "상도덕과 관계된 문제기 때문에 관의 지도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단속의 어려운 입장을 토로했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 또한 “영업이 힘들기 때문에 사정을 아는 기사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스스로 권익을 찾으려는 궁여지책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건 부당하다”며 "그러나 이용자들의 불편 사례에 대해서는 조합차원에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내에 설치 된 택시승차대기소는 총 20개소로 이중 북변동 5일장 인근 대기소를 비롯해 5개소만 시가 설치한 공공시설이고, 나머지 시내 요지에 설치된 15개소는 운전자들이 자체적으로 설치 운영하는 사설물로 파악됐다.

시의 공공시설물이나 공유재산의 관리 허술을 틈탄 특정인이나 단체의 부당한 권리 행사로 빚어지는 분쟁은 비단 택시승차대기소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시 차원이 강력한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