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움을 전하고 싶은데 일과에 쫒겨 미루다보니 미안함만 쌓여간다"며 '대신 칭찬해 달라'는 제보가 있었다.

장애우들의 힘겨운 일상을 이해하고 운전 봉사를 자처한 김포교통 김포영업소장님과 기사님들이 대상자다.

종종 '불친절과 불법운행의 대명사'가 되곤 하는 교통 민원과는 내용이 사뭇 대조적이어서 일단 기분 좋았다.

8일 오전 불로동에서 송정역을 오가는 김포교통 230번 운전기사 노정환(46세)기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정환 기사의 통화대기 음악이다.

'그렇구나!'. 불로동 10시 발 버스에 탔다.

낮동안 장애인들을 돌보는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는 장애인들의 발을 대신하는 45인승 버스가 한 대 있다. 갑작스런 전담기사의 입원으로 장애인 수송에 비상이 걸리자 조선희 원장은 무조건 버스 운전자격증 소지자가 있을 법한 김포교통을 찾아가 사정했다.

조견호 소장은 자원기사 다섯 분을 흔쾌히 소개해 줘 안전운행을 돕고, 차량 정비까지 말끔히 해결해줬다.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내 앞에 주어진 일이니 기꺼운 마음으로 하는거죠. 사람들이 모두 '행복, 행복' 하지만 어디 따로 있어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지금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행복이죠."

'늘 자기곁에 있어서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 뿐인 파랑새'가 행복이란다.

"일이라는 게 결국 나를 위한 서비스 잖아요." '내가 내게하는 서비스'가 행복이란다.

"일시적인 후원은 장애인들의 지속적인 복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시설에 대한 관계기관의 정책 지원과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걸 실감했어요. 또 과연 나라면 어떨까… 친부모보다 더 부모같은 종사자들과 봉사자들에 대한 존경심을 품고 왔죠."

'그들은 세상을 아름답게하는 천사들'이란다.

봉사기간 중 시 여성단체 회원들과 함께갔던 장애우 덕포진 나들이에 동행한 노정환 기사님의 세심하고 사려깊은 마음씀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14년 운전경력 중 10년을 김포교통에서 지냈다는 노 기사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순복음교회 김포성전에서는 '율동팀'으로, 사내에서는 '갈릴리 선교회'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다. 격주 단위로 오전과 오후 근무를 마치면 회사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들과 건강과 친목을 다진다.

"내 몸을 끔찍이 아끼고, 마음을 편하게 해줘요. 빨래하고 청소는 저이가 거의 다해요. 아픈 기색이라도 보이면 밥까지 해줘요. 요리가 취미거든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스물 두살에 낳은 아들 희준(26세)은 승마 코치로 독립했고, '꼬알라'라는 애칭으로 사랑을 독차지했던 스물세살 딸 송이는 지난 4월 결혼해서 품을 떠났다.

"친정 부모님이 우리 사는 걸 보고 미안해 하세요." '부모님 사랑에 갈증을 느꼈을 환경에서 자란 남편이 그 갈증을 아내에게 푸는 것 같다'고 했다.

노정환씨는 요즘 2001년 자녀들로 부터 배운 컴퓨터가 펼쳐보이는 또 다른 세상에 반해 있다. 그는 다음(daum) 사이트 '꼬알라의 식구들(http://cafe.dame.net/ggoalla)'카페에서 'rose2001'이라는 ID로 가족, 친지, 직장 동료와 교회 사람들을 사랑으로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꾸리는 재미를 전파한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몸에 밴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인사에 응수하는 승객이라도 만나게 되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배로 전달한다.

미용기술을 익힌 아내가 "봉사활동 갈 때 같이 가고 싶다 했을 때는 너무 이쁘고 고마웠다"는 노기사의 '닭살 사랑'은 그의 카페에서 확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