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아파트연합회 총회 자리에서 김동식 시장의 "경전철 언론 호도" 발언은 김시장 자신이 경전철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기자는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단어를 관료제, 비밀주의, 권력결사 등 부정적인 의미로 한정하겠다.)

언론에 대한 반감은 이에 앞서 시정홍보지 <김포마루>에서 일단이 비쳐졌었다. 김포마루 9월호에 실린 담화문 '민선3기 향후 2년 비전'은 '언론의 폐해'에 관해 서두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담화문은 "언론의 자기절제"를 강조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협회 축사를 인용, "진실이 국익에 앞서듯이 진실은 기자의 감정이나 이해관계에도 우선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사물의 본질을 벗어난 편견', '보편성을 잃는 주장'… 담화문이 지적한 언론은 자기절제를 하지 못하고 편견만이 가득 찬 소아병적 집단이다.

김시장에게 같은 질문을 또 하지 않을 수 없다.
'김포시 발전의 조건'으로서 경전철의 화두는 누가 던졌는가.
진실, 본질, 보편성과 거짓, 현상, 편견을 가름할 수 있는 단서는 있는가.

성숙한 지방자치는 구성원들이 제도와 상식 사이의 이해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정보 공유와 토론이다.

정보의 소통과 이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전철 발언은 모두 '정치적'이다.

"보편성을 잃은 주장에 진정한 행정인은 초연할 수 있어야 하며 신념을 가지고 위민행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는데, 진정한 행정은 무엇이며 위민이란 어떤 것인가.

(일부) 언론에 의해 핍박받는 노대통령과 자신을 동일시하려 한다면 오산이다. 시장은 정치 이벤트만을 일삼다가 경제 위기를 맞은 김영삼 전대통령에게서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어야 한다.

"다른 곳은 어림없는데 정부가 특별히 김포시만 준다"고 했다면, 그 '특별한' 시의 노력을 칭송하기만 하면 끝나는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발상은 어림없다. 정책의 혼선으로 인해 김포시 전체가 입은 유무형의 피해를 생각한다면, '노고'와는 별개로 '칭찬'이란 말을 감히 꺼내지도 못할 일이다.

기자간담회에서 담화문 내용이 도마에 오르자 시장은 "문장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다", "다 잘되자고 그런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또 아파트연합회 총회에서 한 참석자가 '정부로부터 받았다는 문서(경전철 약속)'에 관해 질문하자 "연결해 주겠다는 것"이라는 한마디 후 일방적으로 질의 시간을 종료해 버렸다.

자리에 있던 취재 기자가 질문자에게 짐짓 못들은 척 물어보았단다.
"아까 (시장이) 뭐라고 했어요?" 
"연결해 주겠다나… 아무 것도 없다는 거지 뭐."

20만 시민이 대표로 뽑은 이의 정치적 올인이, 그 정치력의 정도가, 이런 모습 밖에는 안되는가. 참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