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하늘색 스트라이프 상의에 곤색 팬츠와 모자를 착용한 요원들은 3개조로 나뉘어 외부 마이크가 장착된 공무차량을 타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습 불법주정차 지역을 순회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30일 오후 이들을 따라 다녔다.

요원들은 일단 "xxxx차량 이동해 주세요"라고 1차 경고 방송을 내보내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한 바퀴 돌아와도 이동하지 않은 차량은 과태료 부과 스티커를 발부한다.

요즘에는 일방통행제 실시 구역으로 추가된 사우동 공설운동장 주변을 집중 단속 중이다.

"차주들은 너나 없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기분 나빠하고 항의하고 이의를 제기해요. 왜 자기 차만 단속하느냐고 불만이죠. 그런데 그런 차량들에 의해 피해보는 이들은 왜 단속을 안하냐고 다그치고…". 주차단속 때 만큼 '내 로맨스'와 '남의 불륜'의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적은 없다.

방순희 조장은 그래도 "단속 초기에 비하면 분쟁도 줄고 건수도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계도 시점엔 여성들의 '부드러움'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막상 스티커가 발부되면…. 몰상식한 남성들 중엔 인격을 모독하는 욕설을 동원하는데, 이런 경우가 가장 큰 애로다. 반면 정중히 이해를 구하고 얼른 차를 이동하거나 "애쓴다"며 음료수를 권하는 시민을 만나면 힘이 난다.

지난 27일에는 단속이 몸싸움으로까지 번진 사건도 발생했다. 사우동 외환은행 옆 도로에 불법 주차한 차주는 요원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행 위협을 가했다. 이를 본 청원경찰이 중재하려다가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결국 경찰의 중재로 차주의 사과를 받아냈다.

팀원들은 비슷한 사례를 나누며 상황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터득해 간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동료를 격려하고 기분을 전환하며 "폭력에는 절대 맞서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킨다.

정복을 착용하기 때문에 언행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근무 중에는 화장실도 주로 관공서를 이용하고, 목이 말라도 가게 출입을 삼가해야 돼요." 상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시민들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오후 1시 30분에 시청을 출발해 4시까지 공설운동장과 사우지구를 순회하며 방송으로 1차 계도한 뒤 이동하지 않은 차량에 발부한 스티커는 총 14장. 단속 초기 조별로 50장을 가지고 나가도 부족하던 것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사우동 상가를 한 바퀴 돌고 오니 국도변 사우사거리 조흥은행 건물에서부터 서울 방향 육교까지 한 차선은 여전히 또다른 불법차량들이 점유하고 있었다. 상시 단속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요원들은 "내 편리를 위한 잠깐의 불법이 결국 내 차를 가로 막는 장애물"이란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했다. 또 마을버스 운행 대수를 늘려 시내에서는 대중교통으로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 정책의 개선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