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무동 H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가 간에 자칫 법정 공방으로까지 비화될지 모르는 심각한 내분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입주자대표회의가 부녀회를 해산시킨 것을 발단으로 촉발된 이들 두 주민자치조직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불신임 요구가 제기되면서 극한 감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부도덕함과 업무태만 등의 과실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 부녀회는 이달 초 일단의 주민들과 발전대책위원회를 구성, 대표회의 퇴진 운동을 전개 중이다.

발전위는 대표회의가 CCTV 설치 등 각종 단지내 사업을 추진하면서 내역을 숨겨왔고 하자보수 업무 태만, 동대표 임기 무단 연장 등이 드러났다며 현 동대표들을 신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발전위는 2기 부녀회가 1기 부녀회의 업무를 인계하는 과정에서 예산집행 내역이 투명치 않다며 이를 감사한 입주자대표회의에 이의를 제기하자 법적 권한도 없는 대표회의가 부녀회를 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24일 자체적으로 촛불집회를 겸한 주민총회를 개최한 발전위는 대표회의에 동조한 통장의 퇴임서를 위임받아 25일 동사무소에 제출, 대표회의 퇴진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발전위는 이에 앞서 대표회장 B모씨의 동주민 72세대 중 54세대에게 불신임 동의서를 접수받았으나, 회장 B씨는 발전위가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호소문을 배포해 불법적으로 서명을 받은 것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악감정을 갖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발전대책위원회'라는 불법단체를 결성해 유언비어로 주민들을 호도한다고 맞서고 있는 대표회의는 1기 부녀회장의 유임을 반대해 온 2기 부녀회가 회의 활동에 흠집을 내는 등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관리실, 노인회, 통반장회 등과 갈등을 조장해 해산시키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회의는 발전위에 대항하는 유인물을 배포, "일부 주민의 유언비어에 동요하지 말고 사태가 법적으로 마무리 될 때까지 지켜봐 달라"며 "법적으로 문제점이 밝혀진다면 일괄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부녀회가 제기한 문제에 관해 해명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준비해 놓고 있다고 밝힌 대표회의는 부녀회를 해산시키면서 법리해석상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불신임으로 정정했으나, 아파트부녀회는 새마을부녀회가 아닌 자생단체이기 때문에 대표격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해산을) 의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 K모씨는 "주민을 혼란스럽게한 두 단체 간의 시시비비는 가려져야 하겠지만 모두 아파트 발전을 위해 싸운 것이라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