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김포변전소완전지하화 1차 협상에서 한국전력과 주민 측은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주고 받았으나 쟁점 사안에 이견을 보이며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산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민들이 한전에게 제시한 10개 요구사항 중 송배전선로의 지중화 범위, 민형사상의 법적 제재 취하, 마을발전기금 지원, 원주민 이주대책 등 7개 사항을 놓고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주민 측은 송배전선로의 지중화 공사시 현재 설치돼 있는 배전선로를 국도 48호선까지 공동구로 시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한전은 "김포~검단방향 도로 육교까지 지중화가 가능하며 국도까지는 검토한바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시행사가 주민에게 취한 민형사상 법적 제재에 대해 한전은 "권고할 수 있는 수준일 뿐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구속자 위로금 각 2천만원, 단지내 디지털 CCTV·현관자동문 설치, 단지내 개울물 조성, 투쟁비용 보상 등의 요구사항에도 한전은 "완전지하화 전제시 불가능하다"며 "지상화라면 기존에 내놓은 1억7천만원보다 파격적인 액수를 제시하겠다"고 못박았다.

한전은 또 원주민들이 요구한 이주대책으로 현시가에 준하는 토지보상에 '절대불가'의 입장을 밝혔다.

한전의 요구안인 '변전소건물 지상 직원 사택 건설'은 주민측에서 "외관을 녹지화해야 변전소라는 이미지가 없다"면서 거부했다.

지가하락에 따른 보상은 "협상보다 법적 절차를 밟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한편 변전소 인근 하수도 공사, 가로수 식재, 안전시설 설치 등 시가 제안한 지원안에 대해 주민들은 "변전소 건설과 무관한 것 아니냐"며 주택과장과 설전을 벌였다.

주민들은 "중재 역할로 참석을 요청한 국회의원 비서관은 회의 도중 관련 자료만 챙겨 사라졌다. 원만한 중재를 위한 의지도 없을 뿐더러 결자해지라는 약속을 깬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유정복 의원을 겨냥해 비난하며 시와 싸잡아 '싸가지'란 언사를 써가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시는 '싸가지' 발언에 정색하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고 원주민측의 비난 발언에는 언성을 높이며 대응하기까지 했다.

독자골 대표로 참석한 원주민들은 협상 자리의 성격도 파악하지 못한채 원점에서의 요구조건을 제시해 자리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양측은 이날 이견을 보인 사항에 대해 내부조율을 거쳐 20일 2차 협상에서 수정안을 제시하기로 하고, 한전은 공사를 2차 협상까지 보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