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변전소 사태가 '완전지중화'라는 조건 하에 극적인 조율 절차를 밟고 있다.

대규모 민원이 촉발돼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장기 이슈였던 김포변전소 사태는 주민들과 한국전력의 팽팽한 대립으로 주민구속, 자녀등교거부, 무력충돌을 거듭해 오며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왔다.

부지 이전을 논외로 하고 완전지중화는 현재로서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하는 최상의 카드라는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주민측에서는 지난 2002년 이전의 대안으로 완전지중화를 요구했으나, 한전은 건물 지중화가 "규정에 위배된다"며 한차례 거부한 바 있다.

민원이 장기화되고 있고 시내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라면(주장대로),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중화는 더이상 한전측에게 있어 손실만을 감수해야 하는 로우 딜(raw deal)은 아닐 것이다.

주민들은 비록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어쨌든 협상이란 마주봐야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니까.

현재 주민들 사이에는 '강경파'와 '실리파' 간 이견이 분분하나 "대안없는 이전 요구는 명분마저 잃고 만다"는 실리론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교환한 협의 각서에 주민 의견이 지중화 찬반 어느쪽으로 결정되더라도 공사 강행을 막지 않겠다는 내용이 삽입돼 주민들은 이젠 무조건적으로 공사를 저지할 입장도 아니다.

과연, 지중화가 변전소 문제를 드라마틱하게 매듭짓는 키로 작용할 수 있을지.

한전은 "비록 내부규정에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중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공론화했다.

"4년 동안 주민들의 고생과 노력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이끌어 낸 데서, 주민들은 절반의 성공은 이뤄낸 것 아닐까.